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과학과 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우리에게 백세시대를 열어줬지만 중요한 것은 장수의 여부가 아니라 백세를 살아가는 동안에 얼마나 건강하게 살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무병장수는 어쩌면 공통된 염원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식생활은 못 먹어 힘들었던 60년대에 만연했던 영양실조의 시대를 지나 건강을 위해서는 과식하면 건강을 해친다는 말이 일상화 되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식생활에서 적정량의 섭취와 과식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상반된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 역학조사의 결과로 밝혀져 있다. 동물을 상대로 한 실험이나 장수촌 사람들의 식생활에 대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로 나타난다. 따라서 적정량의 음식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주고 혈당과 인슐린치도 안정되게 하고, 세포손상과 암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도 안정치를 유지하게 한다.

하지만 일상의 모든 면에서 적정량의 음식물을 섭취하며 살아가는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특히 건강을 위해서는 소식하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수지균형도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의 수입은 음식물의 섭취이고 지출은 운동 또는 작업을 의미한다. 에너지의 수지타산은 흑자도 적자도 아닌 제로일 때가 가장 이상적이다. 음식물 섭취로 얻은 수입을 운동이란 지출로 제로를 만들어야 건강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의 사회생활은 잦은 외식과 과식, 서구식이 일상화된 반면에 활동이나 운동량은 상대적으로 적어 에너지의 수지타산에 영향을 끼쳐 적정량의 음식물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 우선 과식을 하게 되면 열량이 지방으로 변해 비만을 유발할 수 있고, 그 비만의 원인으로 각종 성인병 및 암의 유발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 특히 동맥경화와 뇌졸중, 관절염 등의 질병을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렇듯 과식으로 인한 질병은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하게 장수하는 데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 민족은 원래 영양 밀도가 낮은 식물성 식품을 주식으로 취해 왔기 때문에 영양 밀도가 높은 동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서구인에 비해 위도 크고 장도 길다. 그러나 최근에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동물성 식품의 소비가 늘고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식생활에서의 식량도 문제가 되겠지만 특히 음식 중에 들어있는 열량이 높은 식품을 피하고 건강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식생활에서 양보다 질을 선택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한 때이다.

장수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실시한 동물실험과 장수촌 사람들의 식사량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장수를 위한 식사량은 적정량보다 줄여서 먹는 것이 생활화 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은 식사의 환경이 다르고 구성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맹점도 있지만 소식을 생활화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을 유지하고 장수를 위한다는 의미에서바람직한 것이다.

소식은 원래 체중감소 방법에서 운동보다 효과적이고 무리 없는 방법이긴 하지만 영양의 균형이 맞지 않는 음식으로 소식을 하게 되면 오히려 질병에 노출되기 쉽고, 그 중에서도 특히 비타민의 부족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소식을 생활화 할 때는 영양소가 균형 있게 갖춰진 음식으로 에너지의 수지타산을 고려하는 것이 무병장수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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