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산업통상자원부 결정 발표로 충북지역 발칵 민주당 차원 검토해 달라" 요청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속보=충북 청주시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협력지구) 유치에 나섰지만 경기 용인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북도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본보 1월16일자 1면>

이시종 충북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SK하이닉스가 용인에다가 12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하겠다는 내용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난달)발표해 (충북이)발칵 뒤집혔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수도권 규제 완화가 계속돼서 지방은 죽을 맛으로 (반도체 협력지구가)진짜 용인에 들어간다면 문제가 많을 듯한데 당 차원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난달 1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업무보고에서 밝힌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에 포함된 것으로 정부 주도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고용 창출 효과가 1만명 이상에 달해 경제적 파급 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물론 부품, 소재, 장비업체까지 입주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가 경제활력 회복 차원에서 요청하면서 SK하이닉스도 구체적인 입주 검토에 들어갔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충북 청주시를 비롯해 경기 용인·경기 이천·경북 구미 등이 의회를 통해 유치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내년도 업무계획에는 경기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이미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총 100만평의 땅이 필요한데 용인에 수도권 규제와 관계없는 부지가 있다"며 "경기 이천에는 없고 청주에는 이만한 규모의 산업단지 용지가 있지만 반도체 관련 인력 수급에서 불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500여명의 연구원이 경기 이남으로 거주지를 이전하지 않으려 하는 것과 수천명의 근로자 채용에도 수도권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충북도는 산업부와 하이닉스를 방문, 청주 유치를 위해 나섰지만 양쪽 모두 내심 경기 용인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앞서 충북 국회의원들에게 협조를 건의했지만, 앞으로 더 많이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관계부처 논의 등을 거쳐 올 상반기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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