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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자연을 찾아가면 공연히 마음이 맑고 밝아진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고 푸르러 지지만 자연 속에는 수많은 소리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 산바람 소리, 나무들이 일렁이는 소리, 가장 귀를 열게 하는 것은 ‘또르릉 짹짹’ 이름모를 새소리 들이 무딘 귀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멀리서 달려온 바람에 화답하는 솔바람 소리는 소름이 돋도록 청량하며 선의 세계로 이끌고 간다.자연이 이토록 귀하고 푸른 소리를 낼 때 사람의 소리 또한 그에 뒤지지는 않기에 다행이다. 다
박별 칼럼
충청일보
2024.03.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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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산을 바라보느라 눈을 뗄 수 없다산과 함께 있는 것이라면/어떤 바람도 세우고 싶지 않다바라보면서도더 그리웁게 깊어가는 산/더 싱그럽게 솟아나는 산지구촌 예서제서 검은 연기 올라도산은 함부로 울지 않는다 (하략)갑진 새해를 맞아 산을 그리며 시를 발표한 적 있다. 작년 11월 초 강릉에 갔다가 시간이 되어 우연히 설악산으로 발길을 향해 보았다. 단풍도 거의 시들고 춥고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소공원 입구에서부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에 젊은 다리로 공룡능선을 넘던 추억이 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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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4.01.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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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중국의 구양수(歐陽修)가 지은 ‘추성부(秋聲賦)’를 읽고 그림으로 표현한 것은 생각이 닿을수록 놀랍고도 아름다운 일이다. 조선후기의 화가 단원 김홍도가 그림으로 그려 낸 ‘추성부도’가 그것이다.구양수가 책을 읽다 소리가 나자 동자에게 무슨 소리인지 나가서 살피라 했고, 이에 밖으로 나간 동자는 ‘별과 달이 환히 빛날 뿐 사방에 인적은 없고 소리는 나무 사이에서 납니다. 사무인성(四無人聲) 성재수간(聲在樹間)’이라고 답했다는 바로 그 장면을 그려낸 것이다.동자는 손을 들어 바람소리 나는 쪽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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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3.11.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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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소리도 고운 미동산 수목원! 2001년 개원한 충북 유일의 공립수목원임에도 도민들의 발걸음이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하다. 1593종 31만본의 식물이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반가운 것은 올해 2월부터 입장료를 받지 않아 관람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이다.8월의 끝 주일을 보내며 손자 손녀를 데리고 미동산 탐방을 권해보았다. 마침 새로 산 전동 웨건에 두 아가를 태우고 다니기에도 큰 불편이 없기에 가족들도 찬성하였다.무료입장으로 들어서니 드디어 충북도민으로 주인이 된 듯하고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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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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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6월 동족상잔으로 많은 꽃 같은 사람들이 하나뿐인 생명을 버려야 했다.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하략)이 같은 명시를 남긴 시인 영랑! 1950년 서울 수복 전투 중 포탄 파편에 맞아 48세로 생을 마감한 것이 6월이 오면 더욱 가슴 저리다. 나도 영랑처럼 봄이오면 온통 모란꽃을 기다리며 잠을 설치기까지 한다. 모란이 부귀화이며 화중왕이어서가 아니라 향기까지 지녀서인지 모란을 보면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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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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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외면하고 있는 충북! 다행히 호수가 많아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라 하여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 민선 8기 도정의 핵심으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본인은 충북에서 태어나 학업을 마치고 한 번도 타도로 가본 적 없이 지금껏 살고 있으니 충북은 내 삶의 시작이며 마침으로 존재할 것이다.대학시절부터 문학의 길에 뜻을 두어 충북을 대표하는 몇 개의 단체에 들어 활동을 이어오는데 충북문인협회를 비롯 충북수필문학회, 충청북도시인협회 등 충북을 정신적으로도 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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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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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작년 이맘때쯤 남편이 모란을 심은 화분을 들고 왔다. 증평 다녀오는 길에 논 옆에 새로 들어선 꽃집에 들러 발견한 것이란다. ‘모란 모란꽃’ 하면서 봄이 되면 안절부절하는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는지 뜻밖의 선물에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모란은 오십 센티 정도의 가느다란 줄기에 오직 한 송이 꽃봉오리를 달고 있었다. 과연 살던 곳을 떠나 우리 집 베란다에서 꽃봉오리를 열고 꽃을 피울까 하루 이틀 기다리며 아침이면 제일 먼저 문을 열고 살펴보았다. 밤마다 달빛도 받았는지 드디어 꽃을 피웠을 때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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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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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생각이 미치면 살며시 그러나 따듯한 웃음을 끊임없이 일게 하는 사람은 내 청춘을 바쳐 사랑한 제자들이다.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첫 부임지는 기차가 매일 떠나는 역 근처 큰 학교였다. 나의 관심은 여덟 시에 떠나는 기차 소리도 아니었고 멀리 의림지의 푸른 물결도 아니었다. 오로지 내가 담임한 아이들이 어찌하면 공부를 잘할까 그것뿐이었다. 아이들 속에 시간 가는 줄 모르다 일요일이 오면 학교 가까이 마련한 자취방으로 몇 명을 불러 특별과외 지도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토요일엔 숙제를 너무 많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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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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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마음이 공허할 때면 찬란히 하루를 넘기는 노을을 보러 정북동토성으로 간다. 혹여 날이 흐리더라도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변함없이 맞아준다. 그 뿐 아니다. 토성을 옆으로 끼고 흐르는 그 옛날 동진강이라던 미호천의 물결을 바라보며 말없이 흘러가는 산천을 겸허히 조망한다.청주 정북동에 위치한 토성은 네모반듯한 형태로 금강의 최대 지류인 미호천의 넓은 평야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오랜 풍파를 이겨내며 반듯하게 서 있는 것은 매우 신비스러운데, 부식된 화강암을 부순 마사토와 붉은 흙을 섞어 두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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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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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2017년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충북시인협회에서는 윤동주 시인 생가를 방문하고 백두산에도 오르기로 하였다. 필자는 강력히 주장하여 일정에 없던 동주 시인의 묘소를 참배하자는 의견을 내었다.시인의 묘소는 용정시 외곽 동산 공원 공동묘지에 있어 산길을 한참 걸어 올라야 했다. 다행히 막걸리와 포를 사서 묘소 앞에 머리 숙이고 참배하니 더할 나위 없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단지 봉분이 그리 탄탄하지 않고 덮고 있는 잔디도 드물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5년이 흐른 올여름 묘소의 잔디가 걱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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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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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통일문학 심포지엄'이 포천에서 있었다. 한국현대시인협회에서 코로나로 3년 만에 개최한 문학기행을 겸하고 있어 일부 회원들과 새벽에 청주를 출발 서울에 도착하였다.전국에서 올라온 120명의 회원이 버스 3대에 나누어 타고 포천을 향하여 출발한다. 처음 가보는 포천은 어떤 모습일까? 제일 먼저 심포지엄 장소인 한화리조트에 도착하였다. 말로만 듣던 산정호수가 바라다보이니 1박 2일 배정받은 숙소는 운이 좋은 편이다.여러 기대 속에 심포지엄 기조발표, 주제발표, 지정토론을 마치고 오찬 후에는 자유시간을 주었다.리조트 전면의 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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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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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몇 달을 기다려도 메시지 답장도 전화도 받지 않으신다, 워낙 바쁘신 분이지만 혹시 과로하여 몸이 불편하지나 않으실까 추석 명절도 곧이어 다가오니 무조건 풀꽃문학관을 가보기로 하였다. 언제나 강을 따라 걷기를 좋아하고 금강을 바라볼 수도 있으니 조금의 미련도 없이 공주로 향한다.코로나 이후 3년 만에 가보니 세종특별자치시도 많이 달라지고 어느새 금강 표지판이 보인다. 고개를 내밀어 유유한 강물을 본다. 아무 말 없으나 환영하는 듯 물결꽃을 일렁인다. 금강을 가로지르는 그 추억의 다리를 건너 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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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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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교장 ‧시인‘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할 때, 하루는 금강산을 만드는 데에 썼을 것이다’ 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 적이 있다. 지금은 오갈 수도 없지만 운 좋게도 금강산 관광이 가능한 적이 있었다. 두 여동생 내외와 세 커플이 뜻을 모아 금강산을 다녀온 일이 있는데 이제 일생의 귀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헤아려보니 15년이나 지난 일이라 가끔 꿈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다시 한 번 가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보기도 한다.북한쪽으로는 처음이라 설렘이 그치지 않았다. 늘 그리던 일만이천봉 아름다운 금강산을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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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2.07.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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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늘 지나던 꽃집 유리에 ‘22년 어버이날 꽃 예약’이라는 예쁜 안내가 붙어있다. 무심코 지나치다 ‘아차’ 하고 숨이 멈춘다. 내겐 이미 어버이가 안 계서 달아드릴 가슴이 없다는 생각에 곧 하늘이 내려앉는다.작년 이맘쯤 마지막 어버이날이 될 수도 있어 두 가지 카네이션을 사 들고 어머니께 갔다. 플라스틱 가벼운 꽃은 가슴팍에 달아드리고 화분에 키워진 생화는 병상에 놓아 드렸다. 어머닌 환히 웃으시며 좋아하셨는데 그게 마지막 어버이날이 되고 말았다. 이것저것 재며 풍성히 용돈을 드리지 못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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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2.05.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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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 시인봄 하늘 가득 채우던 벚꽃이 꽃비되어 내리니, 멀리 기차라도 지나가면 그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며 애수에 잠긴다. 요즘은 기차의 풍경도 많이 달라져 내 시선에 잡힐세라 빨리 가버리는 고속철도라는 것이 대세이다.봄이 다하기 전 늘 급하게 지나치던 오송역으로 향한다. 그곳에도 벚꽃 한그루라도 있으려니 했는데 나를 제일 먼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송역 일대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 동산이다. 이름하여 오송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쑥쑥 자라 높은 역사의 처마를 따를 듯 키가 크다. 하늘에 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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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2.04.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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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동백은 겨울부터 봄까지 피기에 춘백(春柏)이라고도 한다. 우리 집 베란다에도 겨울에 빨간 동백이 제일 먼저 피어나더니 이어서 봉오리 맺던 분홍 동백꽃 한 송이가 돌돌 말린 꽃잎을 열고 복스럽게 피었다. 빨간 홑꽃잎 동백마냥 툭 떨어져 미련없이 지지도 않고 은은한 향내도 주니 그 아름다운 자태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늘 그랬듯이 첫 꽃은 어머니 차지이다. 아프실 때도 꽃만 보시면 어쩔 줄 몰라 코 가까이 대고 흠흠 향기를 맡으시며 생기를 보이시던 분이다. 꽃에겐 진정 미안하지만 전정가위로 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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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2.03.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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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개막식 전부터 말도 많았고 탈도 많은 24회 동계올림픽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다. 베이징 2022 마스코트 '빙둔둔'은 올림픽 정신과 중국의 문화를 알리려 애쓰지만 곳곳에서 문제가 빈발이다. 원래 올림픽 경기는 비정치적인 순수 스포츠 행사다.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의 구현 행사라야 한다. 그럼에도 개최국의 정치 상황과 국제 관계에 따라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동계 올림픽 경기 종목은 15개 종목에 109개의 세부 종목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1개의 금메달이 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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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2.02.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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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새해를 맞으면서 올해처럼 마음이 무겁고 불편한 적은 없었다. 생명의 터전인 ‘지구가 아프다’는 소식을 곳곳에서 끊임없이 접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나 극지방 등 그저 먼 나라 먼 곳 이야기려니 했는데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일로만 미룰 수 없는 위기 상황이다. 늘 둥글게 운동하던 지구가 만신창이가 되어 폭염, 홍수, 화재,지진으로 아픔을 드러내고 있다.북유럽과 러시아 서부를 중심으로 이상고온이 발생했고, 호주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강한 폭염과 광범위하게 지속된 산불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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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2.01.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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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12월에 이르렀다. 지난 늦가을 ‘가을나무 편지’라는 칼럼이 신문 한구석에 나온 날 밤,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나를 기억할지 모르지만 조심스럽게 연락했다’ 하시며 다소 떨림이 있는 신비한 목소리였다. 곧 기억의 문이 열리고 잊고 있던 K 선배님임을 알자 한편 걱정이 되기도 했다.신문의 칼럼을 우연히 접하고 전화를 주셨다니 다행이다. 그러고 보니 거의 20년 세월이 흘렀고, 늘 존경하던 김천호 전 충북교육감님 1년 선배로 보은에서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셨다니 반
박별 칼럼
충청일보
2021.12.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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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칼럼] 박종순 전 복대초 교장·시인요즘 나무를 바라보며 늦가을을 즐긴다. 너무 찬란한 단풍을 바라보기보다 땅에 하나둘 떨어지는 낙엽을 본다. 낙엽이 어디를 출발하여 어떻게 떨어지나 위를 바라보다 의연한 나뭇가지를 목도하고 흠칫 놀란다. 나무는 뿌리를 땅속에 감추고 서 있지만 가지는 오롯이 하늘 향해 멈춤없이 자라고, 하늘 바라기가 되어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만 나무에게 허리를 굽힌다. 땅에 있지만 하늘과 연결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 초록을 고집하지 않고 가을이 들면 단풍옷으로 갈아입는 슬기로움! 몸이
박별 칼럼
충청일보
2021.11.08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