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석 '완승' 통합당 8석 '참패'
충북 정치지형 '역전' 충남 6대 5 균형
"국난극복" 대전세종 9곳 모두 民 '석권'

[충청일보 배명식 기자] 각종 선거에서 전국 판세의 축약판이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지역이 이번에도 민심의 바로미터 임을 재확인했다. 많은 지역 선거구에서 개표 초반부터 남은 마지막 투표함이 열릴 때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28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20석과 8석을 차지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통합당을 크게 앞선 것과 비슷하다.

△충북 4년 만에 정치 지형 역전
충북은 이번 4 15 총선 결과 정치 지형이 4년 만에 역전됐다.

도내 지역구 8곳 중 더불어민주당이 5석을 석권하면서 4년 전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지역구 5석을 가져갔고 더불어민주당이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후 제천 단양 재선거에서 민주당 이후삼 의원이 당선되며 4대 4 균형을 이뤘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선 정정순(청주상당), 이장섭(청주 서원), 도종환(청주흥덕), 변재일(청주 청원), 임호선(증평 진천 음성) 후보가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통합당에서는 이종배(충주), 엄태영(제천 단양), 박덕흠(보은 옥천 영동 괴산) 후보가 승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열세였던 4년 전의 정치 지형을 뒤바꾼 것을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청주에서는 변재일 후보가 한 지역구에서 내리 5선에 성공,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상임고문인 이용희 전 의원과 동급 이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도종환 후보는 시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3번 연속 금배지를 달게 됐다.

정정순 이장섭 임호선 후보는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하게 됐다.

민주당은 충북 정치 1번지 로 불리는 청주 상당을 8년 만에 탈환한 것에도 큰 의미를 둔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8개 선거구 중 보은 옥천 영동 괴산과 제천 단양을 제외한 6곳의 우세를 점쳤던 민주당으로서는 만족만 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20대 총선 때 보수 성향이 강한 제천 단양 선거구를 차지했다가 이번 총선에서 다시 잃었다.

통합당은 4년 전보다 2석이나 적은 3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통합당은 더 나은 모습으로,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도민 여러분의 뜻을 정확히 읽지 못했다 고 패배 요인을 분석했다.

정우택 의원이 8년간 터줏대감으로 활동했던 청주 상당마저 민주당에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흥덕으로 선거구를 옮긴 정 의원 역시 고배를 마셨다.

상당에 출마한 정의당 김종대 후보와 민생당 소속인 김홍배(상당), 이창록(서원), 최용수(충주) 후보도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다.

△충남 균형 잡힌 지지
충남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11석 중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에게 각각 6석과 5석의 균형 잡힌 지지를 보여줬다.

이번 총선과 함께 열린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이 승리하면서 사실상 충남에서는 절반의 균형을 이룬 셈이다.

충남은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압승한 17대 총선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 성향의 정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지역이다.

여기에 5선에 도전하는 공주 부여 청양 정진석 후보를 비롯해 4선에 도전한 이명수(아산갑) 홍문표(홍성 예산) 후보, 3선 도전에 나선 보령 서천 김태흠 후보 등 중진이 다수 포진하면서 인물론에서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전국적인 관심 지역 가운데 한 곳인 공주 부여 청양에서는 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김근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표가 분산됐음에도 정진석 후보가 5선에 성공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선 총선 3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압승했음에도 미래통합당 박상돈 후보가 민주당 한태선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했다.

△대전 세종 민주당 완승

대전과 세종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에 힘을 몰아달라는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은 이들 지역 선거구 9곳(대전 7곳, 세종 2곳) 모두를 석권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잦아든 반면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대응을 잘했다고 판단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국난극복 구호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통합당은 현 정권의 경제 실정과 무리한 개혁 추진, 초기 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을 부각하며 반(反) 문재인 여론을 조성하려 했지만 대안 세력으로까지 인정받지 못했다.

당명까지 바꿔가며 민심을 얻으려 했으나 대전 세종 충남 유권자들은 여전히 건전한 중도보수로 거듭나지 못했다고 판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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