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등교 현장 가보니

▲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한 27일 오전 충북 청주 직지초 1학년 1반 담임 이정민 교사와 학생들이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장미기자

코로나에 적막했던 직지초, 모처럼 '활기'
걱정하는 학부모에 교사들 "잘 보살필 것"
입실 앞서 학생 발열 확인·손소독 등 지도
"잠까지 설쳤지만 만나서 기쁜 마음 더 커"

[충청일보 박장미기자] 코로나19로 적막했던 학교가 등교한 학생들로 비로소 활기를 되찾았다.

27일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등교·등원했다.

교사들의 얼굴에도 마침내 보게 된 제자들에 대한 반가움과 코로나19로 인한 긴장감이 동시에 비쳤다.

이날 첫 등교에 나선 청주 직지초는 이른 아침부터 모든 교직원들이 나와 학생 맞이에 나섰다.

걱정스러운 눈빛이 역력한 부모들에게 교사들은 "잘 보살피겠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을 건네며 안심시켰다.

이날 처음 학교에 온 1학년 학생들은 새로 바뀐 환경 탓에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던 반면 2학년 학생들은 드디어 학교에 왔다는 기대감에 다소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부모, 조부모의 손을 잡고 학교에 온 학생들은 현관 앞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체크를 한 뒤 학교에 들어섰다.

교사들의 안내에 따라 각자의 교실을 찾아간 학생들은 교실 문 앞에서 담임교사로부터 체온계로 다시 발열 여부를 확인한 뒤 손 소독을 하고 책상에 앉을 수 있었다.

이 학교는 물병, 수저 등을 개인 별 지참하도록 했다.

각종 준비물과 교과서로 가방 무게를 힘겨워 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사들이 직접 짐을 교실까지 들어다 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직지초는 모든 책상에 칸막이를 설치했고 책상 간격도 넓혔다.

이날 1학년 교실 모든 책상 위에는 학교가 준비한 입학 선물 꾸러미가 올려져 있었다.

급식실 식탁에도 칸막이를 설치했지만  지그재그로 앉아 식사하도록 했다.

이상 증세를 보이는 학생 발생에 대비해 보건실에도 외부와 접촉을 차단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었다.

보건실 바로 옆에 있는 현관문은 평소에는 통제했다가 선별진료소 이송 시에만 개방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도 철저히 했다.

교사들도 아침 일찍부터 학생 맞을 준비를 했다.

담임교사들은 매일 아침 자가진단 참여를 요청하는 문자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학교에 출근한 뒤에는 교실과 복도 창문을 열어 환기했다.

교실 앞에서 발열 여부를 재확인하고 손 소독을 하도록 지도했다.

학생들이 모두 자리에 앉고 나서야 수업을 시작했다. 윤혜인 교사는 "등교를 준비하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만나게 돼 기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다음달 8일 모든 학년의 등교가 이뤄지면 3개 학년씩 격주 순환 등교를 한다.

4·6학년, 2·3·6학년으로 나눠 밀집도를 분산하는 것이다.

이 학교 병설 유치원도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원아들의 접촉을 줄이고 있다.

아이들을 들여보내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학교 앞을 서성이는 학부모들도 더러 있었다.

이 학교 1학년 학부모인 A씨는 "계속 집에 있으면서 지루해하던 아이가 학교에 간다니 설레하고 기뻐했다"며 "코로나19도 걱정되고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B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선생님들이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오병미 직지초 교장은 "모든 교직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아이들을 위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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