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29일 국회 회동은 일단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 뒤 10분 정도가 지난 오전 10시53분부터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어진 회동에서는 모두발언이 취재진에 공개 된 탓인지 참석자 사이에서 간간이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기념촬영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먼저 테이블 크기와 여야의 좌석 배치를 놓고 농담이 오갔다.

원탁형 테이블 자체가 비교적 작은 데다 이날 좌석 배치가 박 대통령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여당 지도부가, 왼편에는 야당 지도부가 앉기로 돼 있었으나 회담 시작 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제안으로 여야가 자리를 바꾼 것 등이 자연스레 화제가 된 것.

박 대통령은 웃으면서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라고 테이블을 줄인 것 같다"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국회에 오니까 감회가 새롭다"며 얘기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테이블이 조그만해서 오순도순 안 할 수가 없다. 마음을 열고 좋은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비대위원장은 "국회에 잘 오셨다. 오늘 저쪽(여당)은 좌편이고, 이쪽(야당)은 우편"이라고 말을 꺼냈다.

문 비대위원장은 또 "직접 시정연설을 해주셔서 고맙다. 잘 하신 일", "경제활성화 부분에 대해서는 경제박사 다 되셨나 생각했다" 등으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취재진에 공개된 모두발언 순서가 끝나가면서 분위기는 반전의 기미를 보였다.

문 비대위원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을 의미하는 '초이노믹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뒤 "듣기 거북하더라도 우파 쪽 얘기를 많이 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하며 이어질 비공개 회동에서의 대립과 갈등을 예고한 것.

여기에 김무성 대표가 "문 위원장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고, 문 비대위원장이 곧바로 "정말이에요?"라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여 좌중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김 대표는 "오늘은 야당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게 "준비를 많이 해오셨을 텐데 말씀하시지요"라고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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