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반 부활… 올해 3건 '검거율 100%'
지자체는 CCTV 통합관제센터 확대
경찰 "시스템 개선됐으나 여전히 부족"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피해자 가족에게는 참지 못할 큰 슬픔이었지만 사회적으로는 많은 변화를 일으킨 사건이었습니다."
지난해 1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해 전국민적 분노를 샀던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1년. 과거 단순 사고로 치부됐던 뺑소니 교통사고는 이 사건 발생 이후 많은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1월10일 새벽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 운전을 마치고 7개월된 만삭의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A씨(당시 29세)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졌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20대 예비아빠가 3개월 후 태어날 딸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꿈을 잠시 접고 생계를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전국민이 슬픔에 젖었다.
네트즌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들은 뺑소니 차량을 특정하기 위한 수사대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자, 경찰은 뺑소니 사고로는 이례적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강력계 형사까지 동원하는 초강수를 뒀다. 가해차량 운전자 H씨(37)는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건 발생 19일 만에 결국 경찰에 자수했다. 이후 초동수사 부실 논란에 휩싸인 경찰은 뺑소니 수사 시스템을 대폭 손질했다.
뺑소니 전담반을 부활하고 , 뺑소니 광역수사대를 설치했다. 특히 뺑소니 광역수사대는 뺑소니 사망사고 발생시 관할 경찰서만이 아닌 여러 경찰서가 공조수사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분석·지원팀, 추적수사팀 등 10명으로 구성된 광역수사대는 평상시에는 편제만 갖춰두고 뺑소니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수사에 나서도록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충북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 검거율은 97.2%(307건)로 전년 대비 10%(53건) 증가했다. 특히 올해 발생한 뺑소니 사망사고 3건 모두 검거해 100% 검거율을 기록했다.
지자체도 발빠르게 시설 개선에 나섰다. 청주시는 이 사건 이후 CC(폐쇄회로)TV 통합관제센터를 확대했다. 시는 이와 함께 24억6500만원을 들여 범죄 취약지구와 도시공원·놀이터 및 어린이보호구역에 CCTV 125대를 추가 설치했다.
크림빵 뺑소니 가해자와 피해자의 가정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을 잃은 A씨의 가정은 숨진 아빠가 그토록 바라던 딸이 태어났다. 사고 이후 서원대학교 직원으로 채용된 아내 B씨는 지난해 3월 어여쁜 딸을 건강하게 출산했다. 곧 첫 돌을 맞는다.
최근 B씨는 중등 임용시험을 치렀으며, 현재는 출산 휴가에서 복직해 대학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H씨는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정말 많은 부분이 달라졌고 시스템도 많이 개선됐다. 한 달이 넘는 수사기간도 이제 2주에서 3주로 단축됐다"며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여전히 인원은 부족하고 기피부서라 전문인력도 모두 빠져나가는 등 고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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