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북지역의 수해를 외면하고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나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김학철 충북도의회 의원이 이번엔 국민을 레밍(설치류의 일종)에 비유하는 등 모독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은 수해로 인해 200여억원이 넘는 재산피해와 6명의 사상자와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충북도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외유를 떠난 충북도의회에 대한 거센 비난 여론이 일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이 이상한, 뭐 레밍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단행동하는 설치류 말이다"라고 발언,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며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정당치 못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도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공인인 지방의원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서도 최소한의 양심과 인성을 갖추지 못한 파렴치한 발언이다.

자신이 한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자숙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적 여론을 설치류에 비유하며 정당성을 주장하는 그의 정신 상태가 과연 정상인지 묻고 싶다.

그의 논리를 대입하면 그는 설치류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지방의원인 만큼 설치류보다 하위의 동물에 불과하다고 자인한 셈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국민이 주체이고, 지방의원은 국민을 위해 헌신봉사할 책무가 있는 만큼 국민이 설치류면 자신은 그 하위 동물군인 파충류나 양서류라는 말이다.

도대체 김 의원에게선 인간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인 사단(四端)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수해로 고통받는 도민들을 측은히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도 없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수오지심(羞惡之心)도 없으며,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절을 갖출 줄 아는 사양지심(辭讓之心)도 없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인 시비지심(是非之心)도 없다.

관자의 목민(牧民)을 보면 예(禮)·의(義)·염(廉)·치(恥) 중에 하나가 없으면 국가가 기울고 두 가지가 없으면 위태롭고, 세 가지가 없으면 뒤집어지고, 네 가지가 모두 없으면 멸망한다고 교훈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네 가지가 모두 없는 김 의원은 지방의원으로서는 물론 인간으로서도 이미 멸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의 오만과 비정상적 사고를 드러낸 행태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 탄핵 찬성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 미친개들을 사살해야 한다"고 말해 정치적·도의적 수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가 속한 자유한국당에서도 이번 김 의원의 행태와 발언이 용서와 이해의 정도를 넘어선 만큼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키로 했다고 한다.

이를 넘어 충북도민을 포함한 국민은 김 의원에 대해 정치적 징계와 함께 같은 도민으로서, 같은 국민으로서, 같은 인간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사회적·인간적 징계를 내렸다.

따라서 김 의원은 이미 도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도의원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만큼 도의원 직을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끝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욕을 내려놓지 못한다면 도민과 국민의 거센 비판과 저항에 만신창이로 내쳐질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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