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등 다소비 가공식품 69%
전년 동기比 최대 11%나 ↑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 전망
대중교통 인상안 하나 둘 확정
다른 요금들도 오를 가능성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농축수산물에 이어 외식물가, 가공식품까지 가격이 급등하며 밥상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교통비 인상이 확정되면서 다른 공공요금들도 오를 가능성도 보이고 있어 서민경제에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소비자원의 '다소비 가공식품 1월 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26개 품목 중 18개 전체 69.2%에 해당하는 품목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최소 0.3%에서 최대 11%까지 인상됐다.

가격이 인상된 18개 품목 중에서도 설탕의 가격은 지난해 1월 보다 11%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 외의 된장(9.8%), 콜라(9.7%), 생수(6.8%), 즉석밥(5.6%), 컵라면(3.4%) 등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폭이 높았다.

반면 식용유(-6.1%), 오렌지주스(-5.3%), 맛살(-4.9%) 등 6개 제품은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인 '햇반'을 비롯해 어묵, 장류 등 7개 품목의 가격을 오는 21일부터 올리기로 결정했다. 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고 있어 조만간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밥상 물가의 증가세는 심상치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5% 상승에 그쳤지만 밥상물가인 신선식품 물가는 3.6%나 올랐다. 2016년과 2017년 6%대 상승률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농축산물, 외식비, 교통비 등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의 상승은 컸다.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들의 물가인식은 1년 전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p로 2018년 1월(1.7%p)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에서 12월 1.3%, 올해 1월 0.8%로 꾸준히 낮아졌다.

반면 물가인식은 지난해 11∼12월 2.5%에서 머무르다가 지난달 2.4%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른 품목에서 물가가 내리더라도 농산물, 외식비, 교통비 등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민감 물가들이 하나 둘 오를 조심을 보이고 있어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는 점점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충북도내 택시 요금이 3월부터 인상되며 시내버스도 6월쯤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외버스도 3월부터 평균 10.7% 인상이 확정됐다.

대중교통요금 인상안이 하나 둘 확정되면서 다른 공공요금들도 장기간 요금 동결, 원가상승 등을 이유로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버거킹, 맥도날드와 써브웨이 등 대형 패스트푸드 외식업체는 이달 중 제품 가격을 각각 100∼3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외식업계가 가격 인상을 결정하자 식당이나 분식점 떡볶이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는 실정이다.

주부 최모씨(39·청주시 흥덕구)는 "콜라, 컵라면 등 아이들이 좋와하는 가공식품에 이어 외식비, 대중교통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줄줄이 오르면서 주름살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물가들의 상승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대중교통요금, 외식비 등이 오르면 서민들의 얇은 주머니는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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