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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산야초 가운데 이름이 재미있고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나름대로 의미와 사연을 담고 생명을 이어온 것들을 마주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짚신나물도 그 중 하나.짚신나물은 꽃이 피었다 질 무렵 그 옆을 지나노라면 갈고리 모양의 털이 바지가랑이에 쉽게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데다 잎맥 모양이 마치 짚신과 닮아서 이름붙여졌다.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기 위해 길을 가다가 힘들고 지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데, 마침 그 곳을 지나던 학이 전해준 풀을 먹자 흐르던 피가 멎고 힘을 얻어 무사히 과거를 보았다고 해 선학초(仙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7.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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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교외 논둑길을 걷다 무심코 만나게 되는 나팔처럼 생긴 연한 보라색꽃이 메꽃이다.메꽃은 묵은 논이나 물기가 많은 풀밭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덩굴풀이다. 논이나 밭둑의 새파란 풀들 속에서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모양새가 귀엽고 앙증맞기까지 하다.꽃의 모양이 나팔꽃과 비슷하여 흔히 헷갈리는데,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꽃의 색과 잎의 생김새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확연한 차이점을 알아챌 수 있다.우선 꽃의 색이 흰색에 가까운 분홍색으로 연약해 보이면 메꽃이고, 짙은 보라색으로 정열적이면 나팔꽃이다. 잎의 생김새가 뾰족하고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7.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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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활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회자되는 단어가 웰빙이 아닐까 싶다. 먹거리는 물론 입는 옷부터 잠자는 집까지 모두 웰빙이란 접두어를 붙인다. 그만큼 돈과 명예, 건강 중에서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의료장비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정밀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감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예전엔 없던 희귀한 병명이 새로 생기기도 하고, 각종 생활습관으로 마음과 몸이 병들어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럴 때는 전국의 산야로 발길을 옮겨 꽃들의 향연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이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7.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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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경이로움에 시나브로 세상의 근심과 걱정은 까맣게 잊을 수 있다. 그렇게 쉽게 만나게 되는 들풀 중 하나인 비름.흔히 대표적인 잡초로 분류돼 마구 뽑혀지는 게 비름이지만 이는 비름의 진가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비름은 일반적으로 길가나 밭둑에 많이 자란다. 사람이 사는 집 주변에 잘 자라는 습성이 있다. 마치 사람들에게 자기의 존재를 알리기라도 하듯이 말이다.인도가 원산지인 비름은 키가 30∼80cm 정도까지 자란다. 굵은 가지를 뻗는 한해살이 산야초로 잎은 어긋나고 모양은 가장자리가 밋밋하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7.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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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풍수와 수맥 탐사 공부를 위해 경남 창녕군 부곡면의 어느 작은 마을에 안치된 조선 태종의 넷째딸 정선공주와 부마 남휘 선생의 묘를 찾았을 때 일이다.마을 입구 차에서 내려 묘소에 오르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 남휘 선생의 묘 앞에는 엉겅퀴가 가득했고 정선공주의 묘 앞에는 보라색 꿀풀꽃이 빼곡하게 피어 있는 모습이 눈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꿀풀은 꽃잎에 꿀이 많아 꿀풀이라 불린다. 그래서 꿀풀이 있는 곳에는 벌이나 나비들이 유난히 많다. 다른 이름으로는 ‘하고초’라 하는데, ‘하지(夏至)가 지나면 꿀풀이 시든다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7.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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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문명과 공해로 온갖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들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비싼 것과 귀한 것만 쫓아다니는 데 더 열심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산삼 캐는 동호인들이 부쩍 늘었다.필자도 한 때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주말을 보내곤 했으나 인체질병 중 흔한 병일수록 그 치료법 또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산이나 들에 널려있는 산야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다.쇠무릎은 줄기의 마디가 통통한 것이 마치 ‘소의 무릎 관절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 일명 ‘우슬(牛膝)'로도 불린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6.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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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산야초의 천국이다.그중 고들빼기는 뿌리를 씹으면 '고들고들'하다고 해 '고들빼기'라고 불린다.또 다른 이름으로는 '씬나물'이라도 하는데 전국의 들녘 어디라도 뿌리만 내릴 땅만 있으면 자라나는 두해살이 풀이다.줄기는 곧지만 가지를 많이 치는데 빛깔은 붉은 자주색이다. 잎자루가 없는 잎은 앞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회색빛이 섞인 회청색이다.잎을 꺾으면 쌀뜨물처럼 흰 진액이 나오는데 이 진액은 뼈와 간 그리고 췌장의 조직세포 형성에 효과가 있다.줄기가 달린 잎은 계란형으로 줄기를 감싸며 불규칙한 결각 모양의 톱니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6.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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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들풀 중 하나가 망초다.일명 '잔꽃풀'이라고도 불리는 망초는 농약을 뿌려도 쉽사리 죽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농부들이 망초가 무성하면 한해 농사를 망친다고 한탄하며 '망할 놈의 풀'이라고 푸념한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원래 북아메리카 자생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강점기 무렵 들어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쌍떡잎식물로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며, 줄기 뿐 아니라 몸 전체에 굵은 털이 무성하게 나 있다. 줄기에 달린 잎은 길쭉하게 서로 어긋난 형태를 띤다.잎의 가장자리에는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6.1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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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자연을 담았다. 하늘과 바람, 땅심을 딛고 선 풀은 그래서 자연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 자연이 자연을 만날 때 유토피아(utopia)의 꿈은 시작된다. 모르면 '잡초'지만 알면 '약초'다. 본보는 전국 방방곡곡 발품을 팔아가며 약초를 연구해온 장호봉씨의 '약초&기행'을 매주 연재한다. 이 코너를 통해 독자들이 흔하디 흔한 풀들을 통해 건강해지기를 바란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민들레. 국화과의 다년생 식물로 잎은 거꾸로 세운 바소꼴이다. 길이 6~15㎝, 폭 1.2~5㎝ 정도이며 깊이 패
장호봉의 약초기행
장호봉
2008.06.04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