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풍(風)·한(寒)·습(濕) 다스려

너무 흔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들풀 중 하나가 망초다.

일명 '잔꽃풀'이라고도 불리는 망초는 농약을 뿌려도 쉽사리 죽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농부들이 망초가 무성하면 한해 농사를 망친다고 한탄하며 '망할 놈의 풀'이라고 푸념한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원래 북아메리카 자생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강점기 무렵 들어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쌍떡잎식물로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며, 줄기 뿐 아니라 몸 전체에 굵은 털이 무성하게 나 있다. 줄기에 달린 잎은 길쭉하게 서로 어긋난 형태를 띤다.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는데 위로 올라가면서 줄 모양을 띤다. 꽃은 주로 7~9월에 흰색으로 핀다.크기는 어른의 무릎 높이부터 웬만한 사람 키만큼 자라기도 한다.

망초와 유사한 종으로 개망초도 있다. 개망초는 망초보다 꽃이 더 크고 옅은 분홍빛을 띠는 게 특징이다.

망초와 개망초 모두 훌륭한 약초가 된다. 봄에 올라오는 새순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우려낸 다음 갖은 양념으로 나물을 무치거나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특히 구수한 된장을 풀어 찌개를 끓여 먹으면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오염되지 않은 산기슭 등지에서 채취해야만 중금속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한의학계에서는 망초의 뿌리를 '진교'라고 해 풍(風)과 한(寒), 습(濕)의 증상을 다스리는데 주로 사용하고 있다.

뿌리와 전초가 약재로 사용되는 개망초는 맛은 싱거우며 성질은 평하다. 열을 내리고 독을 없애는 데 효과가 뛰어나 소화불량이나 위장염, 장염으로 인한 설사, 전염성 간염, 림프절염, 혈뇨 등에 사용해왔다.

특히 '절강민간상용초약'에 따르면 개망초 20∼23을 물로 달여 음용하면 소화불량에 좋다고 한다. 민간에서 약용으로 활용할 때에는 여름이나 가을에 전초를 채취해 잘게 절단한 다음 햇볕에 말려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조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금씩 달여 복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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