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내진설계 현황 자료
안전 확보율 20.6% 불과
필로티 구조 대책 시급

[충청일보 박성진기자] 충청권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10동 가운데 2동꼴로만 내진 성능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한 내진설계 확보율로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중 애초에 내진 설계가 됐거나 보강공사를 통해 내진 성능을 사후적으로 확보한 건물의 비율인 내진 확보율은 2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건축물 중 내진 대상 건축물은 총 10만3734동인데, 이 중 내진 성능이 확보된 건축물은 전체 20.8%에 불과한 2만1544동에 그쳤다. 이는 공공과 민간 건축물을 통틀은 수치다. 

건축물 용도에 따라 분리해 살펴보면 충북의 내진 대상 공공 건축물 4845동 중 1088동(22.5%)만 내진 설계로 지어졌다. 민간의 경우 충북의 내진 확보율은 20.7%(내진 대상 9만8889동 중 2만456동)로 저조했다. 

충남은 공공·민간을 합친 내진 대상 건축물이 11만2506동으로, 24.5%에 해당하는 2만7582동에 한해서만 내진 성능을 확보했다. 공공은 20.7%, 민간은 24.7%로 집계됐다. 충남의 공공 건축물 내진 확보율은 경북, 전남에 이어 하위 3번째로 저조했다. 

대전은 내진 대상 건축물 8만2934동 가운데 1만7397동(21%)이 그나마 지진에 견딜수 있도록 지어졌다. 

공공과 민간의 내진 확보율은 각각 26.1%, 20.8%에 불과했다. 

전국 광역시·도 중 공공·민간 건축물의 내진 확보율이 가장 높은 세종시의 경우도 겨우 34.9%였다. 

세종시의 경우 특별자치시로 새롭게 도시가 형성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의 내진 성능이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건축물 역시 세종시가 32.5%로 가장 높았다. 공공도 45.1%로 가장 높은 내진 확보율을 나타냈다. 

충청권 도시형 생활주택이 지진 발생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곳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15년 기준으로 충남 도시형 생활주택 338단지 중 303단지(89%)가 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인 것으로 조사됐다. 

필로티 구조는 지상층에 면한 부분에 기둥과 내력벽 등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체 이외의 외벽이나 설비 등을 설치하지 않고 개방시켜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 구조는 1층 주차장 안쪽에 입구가 있는 경우가 많아 1층 화재시 대피나 진입이 어렵고 지진 때 붕괴 위험도 일반 주택보다 크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세난과 늘어나는 1·2인 가구 주거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도입된 주택으로, 전용 면적 85㎡ 이하 300가구 미만으로 도시지역에서만 지을 수 있다. 
필로티 구조는 건축비가 저렴해 도시형 생활주택에 특히 많이 적용됐다.

대전 도시형 생활주택 중 필로티 구조로 건설된 비율은 84%에 달했다. 102단지 중 101동이 필로티 구조였다. 

세종과 충북의 도시형 생활주택은 각각 70%, 57%가 필로티 구조로 건설됐다. 

윤 의원은 "지진 발생 이후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내진 보강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진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며 "국토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는 건축주가 자발적으로 내진 성능을 확보하도록 세제 혜택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주거 정책이 지진 등 재해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번 재해로 인한 피해를 당하고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약방문식 정책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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