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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착륙하면 기내 방송에서는 별도의 안내 방송이 있을 때까지는 자리에 앉아 있으라고 방송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제일 먼저 우르르 일어서는 이들이 예외 없이 한국 사람들이다. 꼭 같이 바쁜 사람들이며 같은 비행기를 갈아 탈 사람들인데도 왜들 그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비행기 통로를 빠져 나올 때도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앞좌석에서부터 차례차례 내리며, 혹 자리에 그냥 앉아있는 사람이 있으면 내리지 않겠느냐고 묻기까지 하는 것이 예의인데 한국인들은 혹 누가 끼어들기라도 할까봐 앞 다투어 통로를 빠져나간다.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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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한호
2007.07.2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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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보를 하다 풀 섶에서 만나는 벌레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에 놀란다. 풀 섶 이슬을 한 모금 마시고 이 곳 저 곳으로 분주히 뛰어다니는 모습에 생명의 신비가 느껴진다. 이슬에 젖은 날개가 아직 마르지 않아서 일까 몸만 뒤척이는 놈도 있다. 하루를 분주히 사는 이들에게도 휴식은 있을 성 싶다. 뙤약볕에 몸이 달궈지면 그늘에서 쉬고 나무 수액도 마시며 한 여름을 만끽할 것이다. 사람처럼 먹고 잘 짐을 바리바리 싸서 산이나 들로 나가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점잖은 휴가인가.여름 휴가지는 그래서 또 사람들로 넘쳐난다. 바다는 물론 강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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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2007.07.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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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여행할 일이 많아서 철따라 강산을 둘러볼 기회가 많다. 지난해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지리멸렬해서 꽃이 피기도 전에 이지러지거나 아예 나무가 말라버리더니 올 해는 이산 저산에 꽃이 많이 피었다. 그러나 도로나 기찻길 옆 산을 보면 경탄은 금방 탄식으로 변한다. 도로 양편에 눈에 띄는 것이 크고 작은 무덤이다.인도의 한 여행자가 한국을 방문하고는 죽은 자를 정성껏 모시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일이 있었다.나는 그 때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으나 지금에야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은 칭찬이 아니라 의문이요 우려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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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한호
2007.06.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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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열섭 신부ㆍ청주교구 시노드 담당지난 해 6월, 교구청 마당을 거닐다가 갑자기 발을 멈추고 말았다. 주변을 압도하는 매미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초여름 그 작은 몸의 매미는 있는 힘을 다해 느티나무에서 울고 있었다. 그 매미 소리가 얼마나 애절하던지 '인생을 헛되이 탕진하거나 대충대충 살지 마시오!'라고 외치는 것처럼 들렸다.유충으로 땅속에서 7년 정도를 지내다 밖으로 나와 지상에서 7일 정도 사는 매미이니 그 소리가 어찌 아니 절절하겠는가?어떻게 하면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을 수 있을까! 들의 풀 한포기는 물론이고 매미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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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열섭
2007.05.3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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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늘은 부처님이 광명한 세상을 위해 자비를 베풀기 위해 오신 날이다.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신 뜻은 이미 모든 중생이 그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잊고 지내는 바가 많다. 스스로의 내면에 부처의 선한 심성이 있지만 스스로를 이러한 불심으로부터 멀리하고 탐욕에 눈이 멀어 그 맑고 깨끗한 마음을 닦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명이 발달할 수록 인간의 심성도 함께 고양돼야 하지만 문명의 이기만을 쫓아 스스로의 마음을 흐리게 하고 이러한 흐린 마음은 또 다른 커다란 이기심을 자꾸 촉발하게 만든다. 잠시 눈을 돌려 스스로의 주위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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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2007.05.2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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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푸르름이 더해가는 봄의 계절이다. 어린이날, 스승의 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이기도 하며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가정은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관계를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생활하고 있는 국가를 이루는 핵이며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으로 대대로 이어온 피로 이어져 내려오는 1차적인 인성교육장이다.군자는 의로운 행동을 하고 소인배는 이익만 챙긴다는 성현의 말과 같이 현시대를 사는 우리들을 볼 때 군자다운 행동보다는 물질만능 주의로 인한 이익만 챙기는 이기적인 소인배 행태를 하는 관계로 인륜도덕과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우리나라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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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
2007.05.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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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저녁을 먹고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으나 유독 눈에 들어오는 성좌가 있었다. 별 셋이 나란히 놓여 있었고 위 아래로 별 두개씩이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그 성좌의 이름을 알고 싶어서 여기저기 물어보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그래서 책방을 찾았고, 별자리 책을 통하여 비로소 별자리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 별자리는 바로 오리온좌였다. '볼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복된 사람이다.헬렌 켈러 여사는 볼 수 있는 시력이야말로 모든 감각 중에서도 가장 값지다며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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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열섭
2007.05.0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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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한호ㆍ침례신학대학교 총장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신문과 방송에 정치 기사가 가장 비중 있게 보도된다.어느 나라든 정치 기사가 신문과 방송의 주요 지면을 차지하는 것은 상례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보도되는 것 같다.언론에서도 실제로 국민의 관심이 그만큼 정치 문제에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성직자의 입장에서 정치 현실을 볼 때, 정치인들이 서로 약점을 찾아 비방하는 것이 도에 지나쳐 보인다.교육적으로 판단력이 온전하지 못한 어린 연령의 청소년들이 그런 내용을 읽거나 들을 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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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한호
2007.04.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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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사는 풍경소리로 시작한다. 고즈넉한 이곳에도 세상사는 모두 전달된다. 경제가 엉망이고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있다고 개탄하는 글이 끊이질 않는다.이런 가운데 눈을 끈 것은 우리와는 다르게 잘나간다는 미국의 ge라는 회사와 패륜을 범한 우리나라의 어떤 아버지였다.연매출 100조원이 넘는 세계 초우량 기업인 ge를 설립한 사람은 에디슨이라는 천재 발명가다. 에디슨은 어려서 다른 아이들보다 학교 성적이 뒤떨어져 놀림을 받곤했다. 주위에서는 그를 바보로 놀리기 일쑤였고,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성적보다 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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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2007.03.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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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속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기 직분에 맞게 최선을내일을 위한 충전을 위하여 수면이 필요하지만 기약 없는 2년 8개월의 길고 긴 장고 끝에 전통 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충북유일의 소식지로서 충청일보가 속간을 하게 되어 문화의 극을 이루는 찬란한 획을긋게 되었다.충청일보가 지역사회에 생동감 넘치는소식을 전해주기 위하여 종사자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던 중 폐쇄라는용어 밑에 속수무책으로 망연자실 한 것이엊그제라고 볼 수 있다.폐쇄된 충청일보를 속간하기 위하여 종사하였던 직원은 물론 가족과 지역사회 뜻있는 모두가 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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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
2007.03.14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