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감염 충북도민의 65%
결핵은 무섭다.
해마다 이 환율은 줄어들고 있으나 결핵 감염자 총수는 아직도 전 도민의 65%인 98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26일 충북도 보건당국이 발표한 결핵관리 상황보고서는 도내 1백50만 인구 중 35%인 52만명이 결핵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도민일 뿐 65%인 98만명이 결핵에 감염됐으며 지난 한해 동안에 도민의 4%인 3만9천2백명이 이환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에 이환된 3만9천명의 이환자 중에는 양성환자가 전체의 55%인 4천4백29명이며 음성환자는 45%인 3천7백45명으로 이 중 8천1백74명만이 당국에 등록을 했다.
한편 지난 한 대 동안의 퇴록(退錄) 환자 5천5백36명 중 62%인 3천4백34명은 완치퇴록 했으며 6%인 3백15명이 사망, 11%인 5백89명이 전출, 7%인 4백18명이 수약 중단, 14%인 7백80명이 기타 퇴록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도 보건당국은 B·C·G접종으로 면역 인구군(免疫 人口群) 확대, X-線(선) 진료강화, 등록환자 치료 및 관리철저 등으로 올해엔 이환율을 지난해의 4%보다 0.9%가 준 3.1%로 76년도에는 2%로 저하시킬 계획이다. <8643호·1973년 3월 27일자 3면>
과거엔 결핵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매우 무서운 질병이었다.
결핵은 에이즈‧말라리아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3대 집중 관리 질환인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감염 질환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후진국형 질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50년 전 기사를 보니, 당시 충북 인구인 150만명 가운데 65%인 98만명이 감염됐었다고 한다.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19세기 낭만주의시대에 결핵은 ‘예술적 천재성의 상징’이 됐었다.
‘죄와 벌’을 쓴 작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6호 병실’의 소설가 안톤 체호프, ‘순수이성비판’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지성교정론’의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 ‘즉흥 환상곡’의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 ‘모세환상곡’의 니콜로 파가니니, ‘유레카’의 단편 소설가 애드거 앨런 포, ‘동물 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 등이 모두 결핵으로 사망했다.
한국의 천재들도 그랬다.
‘어린이 헌장’ 만들고 최초의 창작동화를 쓴 마해송과 ‘날개’의 작가 이상, ‘동백꽃’의 김유정 등도 결핵으로 요절했다.
그래서일까, 옛날 영화나 드라마에서 천재 예술가로 나오는 캐릭터의 대부분은 결핵을 앓았고, 자지러지듯 기침을 하면서 피를 토했다. 그걸 지식인의 전형인 듯 그려내기도 했고, 그 질병을 동경하는 듯한 부류까지 생겼었다.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들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살림이 나아지면서 철저한 관리와 영양 상태의 호전으로 사라진 듯 했던 결핵이 다시금 등장해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은 38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발병률 1위·사망률 3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보건당국의 적극적이고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김명기 편집인·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