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일보]열흘 쯤 전 좀 이른 감은 있었지만 은행단풍을 볼 수 있을까 해서 보령은행나무 숲길에 갔다.꼭 단풍이 아니라도 시골길을 걸으며 바람을 쐬고 오자 싶었다.도착해보니 근처에 주차장이나 상점들이 하나도 없는 시골 마을이다. 아직 샛노란 은행은 드물고 잎 끝에 겨우 노란 물이 들까말까 한 초록빛이었다.대신 고개 숙인 알이 꽉 찬 벼들이 들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주차장이 따로 없는지라 다들 도로변에 주차해놓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산책로는 신씨 한옥 양쪽으로 둘레 길처럼 되돌아올 수 있게 돼 있다. 걷다보니 곳곳 마당에서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11.04 18:54
-
지난 주말 예산 추사고택에 가는 김에 멀지 않은 농가맛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아침 일찍 예약을 했다. 고속도로에서 나온 뒤 좁게 포장된 논두렁 옆길로 가다 간판도 없는 가정집 같은 식당에 도착하니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예약 손님만 받는다는 이 식당에 그날 점심 손님은 우리 부부뿐이었다. 인원이 정해지면 그에 맞게 식재료를 준비해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미리 예약한 손님만 받을 수밖에 없어 근처 예산 저수지나 수덕사에 왔다가 바로 식사하러 오겠다는 전화가 와도 손님을 받아주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니 아
세상을보며
충청일보
2014.10.07 18:33
-
초고층 빌딩들이 순식간에 들어서고 하루가 다르게 도시 경관이 변해가는 속에서도 수백 년 동안이나 원형 그대로 가옥을 보존해온 하회마을이나 양동마을 같은 전통마을들이 우리 곁에 남아있다는 사실은 위안과 기쁨이 된다. 하회마을은 몇 년 전 안동에 처음 갈 때 바로 들렀지만 양동마을은 경주 다른 유적들과 달리 포항 가는 길목에 있어 몇 차례 경주에 갈 때마다 매번 다음으로 미루다 지난해 연말 가보게 됐다. 설창산 능선에서 뻗어 내린 골짜기가 勿자 형 지세 이루고 있는 양동마을은 골짜기 곳곳에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가문의 역사가 밴 유서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9.02 19:46
-
현행 교육위원회제도는 순수 지방교육자치제가 무너지고, 지난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8069호)'에 따라 시·도의회 상임위원회로 통합됐다.그 후 2010년 2월 '교육의원 일몰제' 등을 골자로 하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으로써 현행 시·도의회의 교육의원 및 교육위원회제도가 지난 6월 30일까지 효력을 가졌다. 이제, 이 땅에서 순수 지방교육자치는 먼 길로 사라졌다. 지난달부터 정치적 중립에 섰던 마지막 보류의 교육의원 제도마저 소멸됐다. 이제 교육위원회는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4.08.19 19:22
-
[황혜영 서원대 교수] 일제하 우리 예술품 수장가 간송 전형필이 지켜낸 유산들 어느 것 하나 우리 민족혼을 고취시켜주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베일에 싸여 있던 한글 창제의 근원을 밝히며 민족정신을 드높이고 인류 문화에 기여한 점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과 보존은 단연 감동적이다. 간송문화전과 간송에 관한 책에서 훈민정음이 원래 판본이 두 가지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유와 간략한 용법을 밝힌 예의가 있고, 한글 창제 후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에게 한글 창제 원리와 문자를 조합해 표기하는 방법을 설명하도록 해 정리한 해례로 돼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8.05 19:40
-
교육부는 지난 2010년 6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고등학교를 특목고·특성화고·자율고·일반고로 분류해 운영하고 있다. 충북은 84교의 고등학교 중 특목고(7교), 특성화고(24교), 자율고(공립형 6교), 일반고(47교)를 운영하고 있다. 고교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다보니 일반고는 학습분위기가 붕괴되고, 학력은 뒤쳐져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한 위기를 맞이함에 이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필자도 충북도의회 교육의원 시절, 충북교육청 행정감사 시 일반고 학사운영의 위기 원인과 극복 방안을 시정 촉구했지만 크게 시정되지 않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4.07.22 19:28
-
경매개시결정등기가 기입되고, 채무자에게 경매개시결정정본이 송달돼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면, 매각부동산의 현황조사를 명하고, 감정인으로 하여금 목적물을 평가하게 해 최저매각가격을 정하게 된다. 최저매각가격으로 우선채권자의 채권을 변제하고 나면 남을 가망이 없게 될 경우에는 매각절차를 취소하며, 남을 가망이 있으면 직권으로 매각기일과 매각결정기일을 지정, 공고, 통지하고 절차를 진행한다. 매수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이 매수신고 전에 권리의 인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또한 법원으로써도 매각기일 전에 무잉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상을보며
김상진(세명대 교수)
2014.07.15 18:12
-
경매개시결정등기가 기입되고, 채무자에게 경매개시결정정본이 송달돼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면, 매각부동산의 현황조사를 명하고, 감정인으로 하여금 목적물을 평가하게 해 최저매각가격을 정하게 된다. 최저매각가격으로 우선채권자의 채권을 변제하고 나면 남을 가망이 없게 될 경우에는 매각절차를 취소하며, 남을 가망이 있으면 직권으로 매각기일과 매각결정기일을 지정, 공고, 통지하고 절차를 진행한다. 매수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이 매수신고 전에 권리의 인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또한 법원으로써도 매각기일 전에 무잉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상을보며
김상진(세명대 교수)
2014.07.15 18:11
-
[황혜영 서원대 교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지난 2일 시작된 간송문화전 2차 전시에서 보화각의 예술품들을 소개해준다고 한다. 1차 전시는 소장품과 함께 특히 우리 예술품 수장가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삶과 정신을 재조명했는데, 마침 전시 마감 전날 가서 보게됐다. 간송미술관에는 20여 년 전 최완수 관장의 '동양미술의 이해' 수업 과제로 전시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그때 전시는 친근한 정원도 있고 실내 계단을 올라 전시를 감상하는 등 미술관이 가정주택처럼 여겨졌던 생각이 난다. 그리고는 다시 못 가봤는데, 올해 처음 다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7.08 18:51
-
부동산이 없어지거나 매각 등으로 말미암아 권리를 이전할 수 없는 사정이 명백하게 된 때에는 법원은 강제경매의 절차를 취소하게 된다. 첫째, 경매부동산이 멸실되면 경매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둘째, 채무자의 소유권상실 즉 매각부동산이 제3자의 소유인 경우에는 경매개시결정을 할 수 없게 되므로 경매개시결정 후에 매각부동산이 채무자의 소유가 아님이 판명되면 경매절차를 취소해야 한다. 그리고 제3자를 위해 가등기가 돼 있는 부동산에 관해 경매개시결정을 한 후 그 가등기권리자가 본등기를 하면 그 본등기의 효력은 가등기시에 소급하게 되므로
세상을보며
김상진
2014.07.01 20:51
-
이제, 총성없는 험난했던 6·4 충북교육감 선거전도 막을 내렸다. 필자도 충북교육감 후보자로 단양에서 영동까지 동분서주하며 타 후보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전력투구하면서 교육감선거전에 돌입했다. 그렇지만, 70여일간 보수인 비전교조 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한 교육감단일후보전에서 탈락한 후보와, 처음에 단일후보로 진입했다 슬며시 빠진 후보와 함께 선거전에 돌입했던 두 후보와 함께 싸우다보니, 전교조 교육감후보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선거로 마무리 됐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 떨어졌으니 다시 뽑아 달라는 철부지 같은 선거전을 보신 존경하는 도민들과
세상을보며
장병학(충북도의회 교육의원)
2014.06.17 18:56
-
경매의 신청은 서면으로 해야 하는데 신청서에는 채권자와 채무자를 특정할 수 있도록 그 이름과 주소를 표시해야 한다. 부동산의 표시에 대해 강제경매의 대상이 될 부동산을 특정해 표시한다. 부동산의 표시는 반드시 모든 점에서 실제와 완전히 부합해야 되는 것은 아니고 객관적으로 봐서 당해 부동산의 동일성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족하다. 또한 미등기의 부동산인 경우에는 그 부동산이 채무자의 소유임을 증명할 서류(부동산소유증명서)의 표시와 부합되도록 적어야 한다. 미등기의 경우에는 집행법원의 경매개시결정등기의 촉탁이 있으면 등기관은
세상을보며
김상진
2014.06.10 18:10
-
일본작가 하루키는 미국 지방지에서 꽤 많은 미국주부들이 혼자 있을 때 알몸으로 집안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국이니까 그렇겠지 하면서도 혹시나해서 일본 독자들에게 물었더니 의외로 일본 사람들도 많이 그렇다고 답을 보내왔다고 한 글에서 소개했다. 문득 나는 어떤가 생각해 보니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 사는 집은 밖에서 들여다보이지 않는데도 샤워하기 전과 후 잠시 말고는 집안에서 옷을 벗고 지낸 적은 없는 것 같다. 물론 혼자 있다고 집안에서 옷도 입지 않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절제해보이고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6.03 19:22
-
하루키의 수필집 을 읽다보니 그 중에 어떤 소재들은 나도 하고 싶은 말들이 생각나는 것들도 있는데 그중 하나가 꿈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꿈에 관한 한 글에서 다른 꿈들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유독 공중부양 꿈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며 꿈속의 공중부양에 대해 쓰고 또 그 글을 읽은 독자들이 보내온 의견들을 가지고 공중부양 이야기 2탄, 3탄을 쓰기도 한다. 나도 공중부양 꿈을 꿀 때도 있지만 내 꿈은 종류가 좀 다르다. 그보다 먼저 여기서는 꿈을 적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처음으로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은 십여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5.06 16:45
-
청주 시가지 한복판을 가르는 무심천은 청원군 가덕면 한계리와 내암리, 낭성면 추정리에서 발원해 청주 시내를 관통하는 시민의 젖줄이다. 무심천은 통일 신라 때 남석천, 고려 때에는 심천, 조선시대 때 석교·대교천이라 불려왔으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양지 바른 무심천에 한 여인이 오두막집에서 다섯 살의 아들과 같이 살았는데 집 뒤로는 맑은 물이 흘렀으며 통나무 다리도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낯선 행인이 찾아왔다. 여인은 자기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을 하고 일터로 나갔다. 아이를 돌보던 행인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꿈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4.04.15 18:46
-
지난 번 어릴 때 살았던 동네를 보러 부산에 갔을 때 마침 동네시장도 둘러보게 됐다. 온천장에서 발길을 돌리려는데 문득 눈에 온천시장골목이 들어왔다. 엄마를 따라 장을 보러 다니던 기억이 떠올라 반가운 마음에 시장골목 안으로 발길을 돌려 골목 한쪽에서 반대쪽 끝까지 둘러보고 옆 골목으로 돌아 나왔다. 예전에는 사람들도 북적대고 어디가 어딘지 잘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골목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지금 보니 좁은 골목길에 낮고 낡은 가게들이 서로 의지하는 힘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듯 다닥다닥 붙어서있다. 온천시장을 나와 부산대학 앞을 지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4.01 18:00
-
요즘 친구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고 있다. 친구는 또래로서 자주 교류하고 우정을 나누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다.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그립고 보고 싶은 것이 친구다. 논어에 '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라는 말이 있다. 만나면 기쁜 것이 친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란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고 했다. 플라톤은 "친구는 모든 것을 나눈다"고 했다. 그렇다. 진정한 친구는 슬픔도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다. 기쁜 일이 있으면 나보다 더 기뻐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세상을보며
홍득표
2014.03.18 17:54
-
우리 민족의 고귀한 3·1절을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이 나라를 빼앗고 민족을 말살시키려고 안간힘을 다하려던 때, 전국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나라를 구하려고 목숨을 바치신 선열님들께 감사드리며 우리 땅인 대마도가 문득 생각난다. 이 섬은 우선 지리적으로도 우리나라에서 53㎞ 떨어져 있으나 일본 큐슈에서는 147㎞ 떨어져있어 일본보다 우리나라에 아주 근접한 지역이다. - 우리의 가슴에 대못질하는 파렴치한 놈 일본 정부는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중학교 사회과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명기하고, 고등학교 사회과 해설서에도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4.03.11 18:04
-
문득 어릴 때 살았던 동네에 가보고 싶었다. 내가 살았던 집도 보고 동네 골목골목도 걸어도 보고 싶어서 훌쩍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먼저 지하철 온천장역에서 내렸다. 온천장은 대학 4년 동안 주로 방학 때 내려와서 지낸 곳이니 시기로 보면 다 크고 나서 산 곳이지만 떠난 지가 20년은 지난 데다 지하철역 입구에 대형마트와 거대쇼핑몰이 들어서 주변 외관이 완전히 변해 방향도 제대로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온천장 동네 길들은 그대로 남아 있어 어렴풋한 기억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살던 곳에 당도했다. 머릿속에 남아있던 저층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3.04 18:21
-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결합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했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리 언어를 통해 결합을 이루고 상호작용을 유지한다. 사람과 사람 간 만남과 교류는 인간 공동체 형성에 필수불가결한 요인이다. 공동체가 유지·발전하기 위해 만남이나 교류는 피할 수 없다. 사람 사이 교류방식은 다양하다. 그 중 방문이 있다. 개인적으로 교육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교육기관을 방문한다. 교육투어를 통해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공약개발에 참고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현장을 방문해 보면 외부 사람을 맞이하는
세상을보며
홍득표
2014.02.18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