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전에 여리고 함락 사건에서 든 두 가지 의문 중 요단강을 건넌 후 이스라엘 병사들이 받은 할례에 대해 소개했다. 나머지 의문 하나는 전쟁 직전에 이스라엘백성이 지른 함성이다.성경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6일 동안 매일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여리고성을 한 바퀴씩 돌고난 뒤 7일째는 성을 7바퀴 돌고 함성을 지르자 성이 무너졌다고 나와 있다.물론 함성 소리에 두꺼운 성벽이 무너졌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더 내게 충격을 준 것은 왜 여호수아가 아직 싸우기도 전에 백성들에게 외치라며 '여호와께서 이 성을 너희에게 주셨다
세상을보며
충청일보
2015.07.14 18:38
-
잠두봉(청주 남중학교 뒷산)의 백로 집단서식이 많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전국적 현안이 되고 있다.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소음, 악취, 깃털 등 먼지가 남중학교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쟁점을 요약하면, 서식지 나무를 즉각 간벌할 것인가, 아니면 백로들이 이소(離巢)한 뒤 간벌할 것인가. 잠두봉 백로 서식지를 완전 폐쇄할 것인가, 아니면 공생의 방안을 찾을 것인가? 당장 학습 방해와 건강을 위한 긴급 처방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 논의가 분분하다.같은 문제가 발생한 타 시·도의 경우 피해 당사자들이 간벌을 요구하면서 환경단체
세상을보며
충청일보
2015.07.07 19:29
-
한국이 공식적으로 다문화 사회로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 시점은 1990년대 농촌의 일손부족과 청년들의 도시로의 이탈,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중국의 조선족여성들과의 국제결혼을 시작한 것이 그 단초이다. 이들 1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이미 성년이 됐고, 2010년 한국 국적인 사람은 모두 병역의무를 지도록 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현재 군에는 200여 명의 다문화가정 자녀가 현역으로 국방의무에 충실하고 있다.학자들의 말을 빌려 외국인 인구 비율이 5%일 때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것으로 한다면 약 3.2%인 한국은 곧
세상을보며
충청일보
2015.06.30 18:43
-
방에 조용히 앉았을 때 개구리나 두꺼비, 풀벌레 소리를 들어본지 얼마나 됐을까. 도시 한가운데 아파트에서 생활하다보니 평소 풀벌레 소리와 같은 자연의 살아 있는 소리들이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내왔는데 얼마 전 남도 여행을 가서 묵었던 해남 시골 방에서 얼마나 도시 생활에서 자연의 소리들이 사라져 버렸는지, 얼마나 자연의 소리가 없는 것에 무감각하게 지내왔는지에 새삼 놀라게 됐다.첫날 여정을 마치고 해질녘에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목욕탕에 들어가 집 뒤 풀밭으로 난 작은 창문을 여는 순간 숙소 뒤 풀밭에서 시끄
세상을보며
충청일보
2015.06.16 19:04
-
영화는 모든 예술 중 언제 탄생했는지가 정확히 알려진 유일한 예술이다. 영사기로 스크린에 빛을 투사해 관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영화는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지난 1895년 12월 28일 파리의 한 카페에서 최초로 상연된다.이 최초의 영화들은 공장에서 사람들이 퇴근하는 모습이나 기차역에 기차가 도착하는 모습 등 일상을 담아낸 1분 정도의 짤막한 영화들이다.그러다가 차츰 '물세례를 받은 물주는 사람'이나 '눈싸움'에서는 일종의 연출이 드러난다.하지만 뤼미에르의 영화들은 어디까지나 있는 그대로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5.05.19 19:47
-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선생님은 '축소지향형 일본인'이라는 일본문화평전을 통해 또 다른 일본문화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제공했다. 아마존 일본 홈페이지에서 '한국'이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연예잡지를 비롯해 정치, 경제, 뉴스 등 한국 전 분야의 평전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한국관련 서적을 볼 수 있다. 일본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항상 연구하고 예의 주시한다. 한국에서 발행되는 일본관련 도서는 어학교재와 만화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분야의 전문서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세상을보며
충청일보
2015.05.12 19:45
-
일본 역대로 1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단명했던 수상이 많은 가운데 한국인의 가슴에 이 만큼 오욕으로 점철된 아픔을 선사(?)하면서 보기 드물게 장수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部晋三)수상은 어떤 사람일까? 그의 집안은 대대로 정치가 가문으로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제56/57대 총리)는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 넣고 위안부 및 강제노동 등 한국인에게 피할 수 없는 치욕을 안겨준 도조히데키(東條英機)내각의 상공부장관으로 활동하여 결국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A급전범의 피의자가 됐던 인물이다. 1964년부터 제61/62/63대 총리를 지낸
세상을보며
안용주
2015.04.28 20:23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각종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배가 침몰하면서 전국을 휩쓸었던 불안, 분노, 위로, 응원 등의 마음이 되살아나는 형국이다. 정부 기관, 기업, 시민사회 단체가 나서서 당시의 참상을 잊지 말 것과 원인 규명,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는 후진적 선박법, 타국에서 용도 폐기된 선박의 잘못된 구입, 잘못된 증개축, 잘못된 탑재, 잘못된 운행, 잘못된 정보, 잘못된 판단, 잘못된 전달, 잘못된 대응이 이어져 발생한 인재다.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악순환의 고리가 어느 한
세상을보며
윤건영
2015.04.14 20:01
-
'장애'라는 키워드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침 아내가 특수교육을 전공하던 것이 계기였던 듯하다. 다행이 내가 경험할 수 있었던 나라는 일본과 미국처럼 '장애'가 삶의 '장애'가 아닌 것처럼 살아갈 수 있는 나라였다. 현재 장애인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통계에 의하면, 1995년 34만7275명에서 2000년 69만7513명 이었던 것이 2005년 통계에서는 161만994명, 2008년 210만4889명으로 집계되었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장애인의 등록건수가 급격히 증가된 것은 아이러
세상을보며
안용주
2015.03.31 19:53
-
충북교총과 충북교육청의 단체교섭이 체결됐다. 2007년 3월 이후 처음 이루어진 타결이다. 총 58개 요구안 중 44개항에 합의·서명하였으며, 서면교섭으로 39개 항에 타협을 이루는 과정도 있었다. 전문직 교원단체 활동 보장, 교원 처우·근무여건 개선, 시설환경 낙후학교 지원, 교권침해 방지 정책 수립 등이 합의내용이다. 이번 교섭은 기간과 형식면에서 기존의 단체교섭과는 다른 발전적인 모습을 보였다.우선 교섭안 제출 후 4개월 만에 합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교섭은 장기간에 걸쳐 협상 테이블에서 밀고 당기는 만남이 지속된다
세상을보며
윤건영
2015.03.17 18:16
-
[황혜영 서원대 교수] 성경을 읽다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는데,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여리고성을 함락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그렇다. 여리고성 사건에 대한 어느 설교에서 필자에게 특별하게 와 닿은 장면이 두 군데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여리고성과의 전쟁을 앞두고 모든 이스라엘 장정들에게 할례를 받게 한 것이다. 홍해에서처럼 요단강도 갈라졌다든지 거대한 성이 함성소리에 무너졌다든지 하는 장면들에 비하면 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있겠지만 왠지 이 장면에 특별히 관심이 갔다. 할례는 알다시피 포경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5.03.10 19:19
-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가게 하겠다’고 공언한 정치가가 교육부장관이 되었고, 힘들게 공부하지 않아도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다고 믿은 학생들은 학력저하문제로 대학에 들어가서 대학강의를 이해하기 위한 보충강의를 들어야하는 수모를 겪었다. 수능영어를 개혁하겠다고 공언한 정치인은 교육부장관이 되어 수백억원을 투입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지금은 인터넷 검색란에만 존재하는 유명무실한 시험으로 전락했다. 두발자유, 복장자유, 학생인권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이 교육정책의 일선에 서서 조례를 만들고 규칙을 만들어 학생들과 일선에서 대면교육을 하는 선생
세상을보며
안용주
2015.03.03 18:49
-
최근 시민사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는 두 사건이 있다. 시민사회 단체 중의 하나인 납세자연맹이 연말정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소득공제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또 하나의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가 '먹튀 논란'의 주범인 론스타 관계자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받아 구속된 사건이다. 납세자연맹은 불합리한 조세정책을 비판하고 예산 낭비를 감시하며 납세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지난 2001년에 설립된 단체다.투기자본감시센터는 초국적 투기자본을 감시하기 위해 '나날이 후퇴하는 사회
세상을보며
윤건영(충북 교총 회장·청주교대 교수)
2015.02.10 16:49
-
한 번은 꿈에서 앞산과 하늘이 맞닿아 있는 풍경이 보였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봉우리까지만 올라가면 금방이라도 확 트인 하늘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다음 장면에 보니 산 윗부분부터는 산 아래 실제 풍경에 이어지게끔 그려진 그림이었다. 아무튼 꿈에서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때 속으로 '페이크 페인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다 잠에서 깼다. 지난 학기 '미학의 이해' 수업에서 학생들이 발표했던 '트릭아트'가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꿈에 나타난 것인지 모르겠다. '페이크 페인팅'은 평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5.02.03 19:52
-
로마 시대에 지어진 아피아 가도(Via Appia)는, 기원전 312년, 본시 주변국을 침략하기 위해 로마군의 신속한 이동을 목적으로 건설된 가장 오래된 포장도로로, 로마에서 시작되어 이탈리아 반도의 주요 도시를 잇는 지금의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가졌다. 그러나 숱한 전쟁과 이를 통해 확장된 영토를 잇기 위해 이탈리아 반도 뿐만 아니라 카리브, 브리타니아, 이베리아반도, 아프리카, 그리스 등 로마의 속국으로 전락한 지중해 전역에 걸쳐 그물망처럼 이어지면서 군사적 역할뿐만 아니라 물류와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때에 ‘모든
세상을보며
안용주 선문대 국제레저관광학과 교수
2015.01.27 16:59
-
부친상을 당한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늦은 밤 문상을 한 후, 상주인 친구와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소천하신 분은 아흔 한 살이시라니 호상이라고 생각했다. 상주는 위로 누님들이 있고, 막내 외동아들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살아왔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친구는 선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마음만 있다고 했다. 아버지는 항상 자신에게 잘한 것에 대한 칭찬보다는 못한다는 꾸지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시절에도 학교에서 보내온 성적표를 보고 반가운 표정을 하신 적이 없다고 한다. 자신은 매우 향상된 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도
세상을보며
윤건영
2015.01.20 17:29
-
지난 해 말 2015년 예산수립 과정에서 세입과 세출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 우리 복지관 뿐 아니라 많은 민간 사회복지기관들이 해마다 겪는 어려움이다. 우리 노인복지관은 몇 년 만에 보조금이 조금 인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입과 세출의 균형을 맞출 수 없었다. 그 원인은 세입의 증가가 세출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출 증가 원인의 대부분은 직원들의 호봉상승과 물가인상에 따른 운영비 증가다.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기 위해 이런 걱정을 한다면 걱정할 만하다. 아니 매일 매일 걱정한다 해도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자연
세상을보며
최정묵
2015.01.13 20:04
-
[충청일보]추사 김정희의 '고사소요'를 자세히 보게 된 것은 지난해 가을 간송문화전에서다. 처음 그림을 볼 때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고 지나쳤는데 똑같이 생긴 그림을 앞에서도 본 것 같아 같이 전시를 보러 간 친구와 두 그림을 왔다갔다 비교해보는 중에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게 됐다. 알고 보니 다른 한 그림은 간송 전형필이 추사의 '고사소요'에 감동을 받아 모사한 것이었다. 원래 '고사소요' 그림 자체에 매료됐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 번 주목해서 보고 나니까 계속 그림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김정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5.01.06 20:37
-
[안용주 선문대 국제레저관광학과 교수] "역병, 비탄, 결핍, 범죄, 절망… 그리고 남겨진 희망" '판도라의 상자'에서 탈출해 인류에게 지속적인 재앙을 주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 일절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판도라의 상자를 간략하면 "판도라는 제우스로부터 절대 열어봐서는 안된다는 다짐과 함께 받은 상자를 호기심에 열게 되고, 이로 인해 각종 재앙이 상자로부터 탈출해 인간세계를 혼란에 빠트리게 됐다. 놀란 판도라가 상자를 닫았는데 마지막으로 탈출한 것이 '희망'이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세상을보며
안용주
2014.12.30 19:28
-
얼마 전 유성구소식지로 유성 성암미술관을 알게 됐다. 마침 올 마지막 기획전 '조선시대 민화전'이 끝나기 전이라 다행히 전시를 보게 됐다. 가보니 큰길가가 아니라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미술관이고, 2~3층 전시실의 작품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큐레이터가 작품 하나하나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상하게 소개해줘 무심히 지나칠 뻔했던 작품들 속에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었다. 성학십도, 백동자도, 호렵도, 풍속도와 신선도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 작품 모두 전문적인 화가나 문인이 아닌 무명화가들이 모사한 것들로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12.09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