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내지 않는 비로 /목욕하는 나무 /겨우내 묵은 때 씻어 /젖살 오를 꿈으로 /운동장 아이들 /언 땅 뛰는 소리에 /움쭉움쭉 잎눈도 /덩달아 튼다. /필자의 시 '이른 봄 나무' 전문이다.3월 새내기 햇살은 머잖아 산수유 꽃 소식 채비다. 문구점에서 학용품을 고르는 학부모들 모습도 친근한 풍경이다. 도의회가 강제로 편성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6개월분 412억원을 교육감이 집행하겠다고 선언, 장기전은 막을 내렸다.예산 집행 거부야 말로 수긍 못 할 도의회의 무시라며 감정의 골이 깊다 싶더니 마침내 충북도교육청 조직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6.03.03 20:22
-
[오병익 전 단재교육연수원장]"너도 어른되어 아빠하면 알지…?/말이 그렇지 /팔남매 손 벌려 다가설 때마다 /차츰 휘어지신 등허리 /어미 소 큰 눈망울 /새끼 날 달 채워가면 /아버지 말씀도 덩달아 부자 /두고두고 가슴에서 커가는 /아버지 말씀을 듣고 싶다 / 필자의 시 '아버지의 초상'전문이다.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과 학대는 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부양 의무를 저버린 자식을 향해 "물려준 재산 내 놔, 받은 건데 그렇게
오병익칼럼
오병익
2016.02.04 20:19
-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산이 저 만큼 다리를 놓아 /아침 새도 얼른 못 쪼으는 아침 /뿌연 안개 뚫고서 색칠한 길엔 /속닥속닥 아이들 세상을 닦는 소리 /바람 한 줌 움켜다 이마에 대고 / '씨 - 익'웃으면 하루가 뜬다./ 잠도 잊은 동심의 방학을 그린 필자의 시 '방학 아침' 전문이다. 방학은 누구에게나 특별하다. 서툰 솜씨지만 아빠와 함께 만든 음식으로 엄마한테 점수를 따고 있다. 서툴렀던 피붙이와 섞여 촌수 따지기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자녀를 보며 가족의 근육이 붙기도 한다. 또래끼리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6.01.21 19:38
-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찡그린 눈으로 /새끼를 찾는다. /바로, 곁에서 노는 걸 모르고 /자꾸만 두리 번 거린다. /"나이들면 여기저기 고장 난다"던 할머니. / 돋보기가 필요한 원숭이 / 아직, 안경을 못 쓰고 있다. /필자의 동시 '원숭이 세월'전문이다. 해를 넘긴 미로(迷路)를 지나 병신(丙申)년을 맞았다. 낯익은 일상이지만 원숭이의 오지랖을 미화한 덕담들로 넘친다. 귀엽고 재주가 많아 인기를 몰고 다닌다. 원래, 새끼 사랑까지 뛰어나 자기 자식 남의 자식 가리지 않고 젖을 먹인다는 베풂의 뜻으로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6.01.07 19:57
-
[오병익 전 단재교육연수원장] 올해 끝자락이다. 혁신에 대한 회오리가 2015년 초 특집으로 메워지고 도전의 격랑은 끝없었지만 막상 섣달의 성적표는 기대를 밑돈다.민생문제 조차 정치권이나 선출직 공직자 모두 입에 발린 말잔치였다.충북지역 국회의원 중, 철도비리에 연루 돼 금배지를 잃었는가 하면 국회회관 의원실을 자작 시집 매점처럼 갑질하다 전국 메인뉴스를 탔다.진천군은 몇 개월 째 군수 없는 군으로 혼쭐나는가 하면, 179일 만에 업무 복귀한 괴산군수 역시 예상 법정출입 계산 불가로 공황 상태다.한 표(票)를 구걸하기 위해 유세장을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12.17 19:32
-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종이비행기를 날려보자 /'휙' 돌아 발 끝에 와 앉네 /엄마인줄 아는 걸까? /발꿈치 세워 /더 높이 띄워보렴 /미끄럼 타듯 내려와 /가랑이 밑으로 빠지네 /아빠와의 숨바꼭질 처럼 /빠진 앞니 틈으로 /'필리리 필리리' 세상 키우는 화음 아니던가? 필자의 시 '발꿈치를 세우고'의 전문이다. "선생님 여기 짐승이 많아요" 동산 다람쥐들이 떼지어 재주부리는 모습을 보고 한 아이가 소리 지르면 "맞아 맞아 짐승이 많아…" "다람쥐는 짐승보다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12.03 19:50
-
[제공=오병익 前 단재교육연수원장] '구름은 하늘에 있는 걸로 배웠는데/도시로 빌딩으로 구멍가게를 떠돌고 있다./게다가 기온까지 맞아 떨어지면 비를 뿌려야지/갈라진 하늘이 샛별까지 잃었다./아직, 기운없는 햇살 볼 새도 없이 숨죽은 집안을 지키지만/언제 저 구름 떼로 묻힐지 몰라/자리 잡기 연습을 한다./그러나 구름 뒤엔 쪽 빛 하늘이 있다는 걸/잠시 잊은 것일 뿐.'요즘 젊은이의 절규를 그린 필자의 시 '자리 잡기'전문이다. 바야흐로 연애·결혼·출산의 '경보'시대다. 청년세대의 미래가 두
오병익칼럼
오병익 前 단재교육연수원장
2015.11.19 19:57
-
[오병익 전 단재교육연수원장] 벌써 수개월 째 충북도와 도교육청 간 무상급식비를 두고 삐걱거리는 소음에 학부모는 물론 도민이 우울하다. 원래 학교급식은 보편적 의무교육 확대 차원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재원근거를 마련, 식품비 100분의 50을 국가에서, 나머지 50은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교육감이 협의 부담해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식재료비 적정사용비율 확보로 양질의 급식을 포함하는 주요내용으로 돼 있다.지난 해 기준 전국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무상급식 지원예산 분담비율은 평균 59대 41인 것으로 나타났다.충북의 갈등핵심
오병익칼럼
오병익
2015.11.05 19:40
-
올 가을도 예외없이 독서에 대한 현수막은 여기저기 나붙고 행사는 다른 해 못지않다. 독서는 원래 계절과 연령, 성별, 직업까지 건너 뛴 평생 양식이나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독서량을 말하기엔 부끄럽다.초등학교 3학년짜리 외손녀에게 전화를 했다."책 읽는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란 멘트였다.유달리 책을 좋아해서 주말이면 에미 애비와 도서관 출입이 잦다.필자가 어렷을 적, 독서 유행 시대가 있었다.발기발기 헤진 소설책이나 명랑만화 몇권 마을에 들어오면 횡재한 마음으로 등잔불 밑에서 밤새워 읽던 기억은 생각할수록 풍요로운 세
오병익칼럼
오병익
2015.10.22 20:08
-
[오병익 전 단재교육연수원장] 솔직한 얘기다. "웬 놈의 행사와 축제가 그렇게도 많을까. 마구잡이 축제·행사에 흥청거리다 보면 연말을 맞는다." 입장권 팔기와 사주기까지 애꿎은 공무원 몫이다. 심지어 통장(統長)도 그놈의 할당량 채우기에 진땀 뺀다.평균 100만 원을 들여 28만 원 건진다니 투입되는 엄청난 예산은 결국 혈세 낭비에 빚잔치다. 절대 적자인 손익 계산이니 통합과 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도와 10개 시·군의 행사 축소와 취소 바람에 예산 절약은 물론 공무원들의 본연 업무도 충실할 수 있었다는 뒷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10.01 19:29
-
[오병익 전 단재교육연수원장] 청주 지북동 정수장 인근 도수관로 연결에 주먹구구식 공사를 하다 수돗물 공급이 끊긴 사고는 아직 피해 접수 단계다. 단수 피해 규모조차 횡설수설하던 나흘 동안 13개 동 1만 9000여 세대가 원시적 불편과 고통을 겪은 건 필자도 마찬가지다.다행히 한국수자원공사와 소방서의 발 빠른 공조로 '비상 체제'를 잠재우는 듯했으나 '너 때문에'란 책임회피성 시장(市長) 발언이 격앙의 화근으로 비화됐다.따지고 보면 누구인들 그러고 싶어 위기를 자초했겠는가. "상황 분석과 체계적인 대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9.17 19:48
-
[오병익 전 단재교육연수원장] 북한이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일촉즉발 전운(戰雲) 위기를 몰고 왔을 때, 전투복 차림으로 3군 사령부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장병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危害)하는 북한의 그 어떤 도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도발을 하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서 가차 없이, 단호하게, 그리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라"고 선(先) 타격, 후(後) 보고를 당부했다.한민구 국방부장관 역시 "이번에야 말로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밝혔다. 남북이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던 날, 김관진 청와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9.03 19:22
-
[오병익 전 단재교육연수원장] 충북도교육청 직속기관인 단재교육연수원이 전국 16개 시·도 교육연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부 평가에서 '4년 연속 우수' 메달을 거머쥐었다.'지식 기반 사회'의 경쟁력이야말로 지식을 창의적으로 습득하고 인적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발, 연수, 교육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웬만한 콘셉트론 쿨(cool)함은 커녕 불쾌지수만 높이는 현실적 변인을 '21세기 거버너스형 연수'로 공감을 나눈 결실이라서 구성원의 '안목·열정·너름·수준'에 큰 박수를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8.20 19:49
-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걸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호구'를 쓴다. 교육을 두고 '붕괴' 와 '질식'등 혐오스런 질타는 쓰나미 수준이지만, 대접받은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교육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했던 게 그나마 작은 위안이었다고나 할까? 세상에 꾸준한 우등생은 드물다. 대박행진을 하던 사람이 '호구'로 나뒹구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사례도 흔하다. 최근 급격히 줄어든 입학생 숫자로 초·중·고·대학까지 초비상이다. 위기감을 느낀 학교마다 서둘러 톡톡튀는 교육과정과 혁신방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7.30 17:56
-
이돈희 진천교육장을 두고 회자되는 얘기가 있다. 충북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 준비교' 공모에 초 46교, 중 18교, 고 10교, 특수 1교가 제안서를 냈을 때, 그 중 진천교육청이 유독 총학교수의 75%나 신청해 화제를 불렀다. '공모 강요 아니냐?' 며 가십(gossip)에 오르기까지 했으나 '공직자로서 당연한 책무'라며 교육장의 존재 이유를 되물었다. 그가 즐겨쓰는 '아름다운 동행'은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동네 사람이 함께 나서야 함"을 강조한다. 공직의 길은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7.16 19:58
-
"정치를 하게 된다면 어떤 일부터 시작하실 계획입니까?"라는 물음에,"말의 품격을 갖추겠다"던 공자님 말씀이 큰 울림으로 다가서는 요즘이다. 일부 정치인의 막말은 국민적 충격을 넘어 분노로 치민다. 입만 열면 저질 욕설과 비방을 주고받는 게 습관처럼 돼 버렸다. 생중계 회의장에서까지 초등학생 만도 못한 어휘력과 상스러운 말의 실체를 보며 한숨을 섞는다. 무식을 포장이라도 하듯 툭하면 어설픈 '사자성어' 홍수다. 얼핏 듣기에 그럴싸하지만 해석불가 수준도 부지기수다. 말 한마디로 민원인 마음을 제대로 감화시킨 동료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7.02 19:13
-
앞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보다 무서운 여러가지 전염병에 시달릴 건 뻔하다.초기대응만 제대로 했어도 국가 체면이 곤두박질 치진 않았을 텐데, 호미로 막을 걸 국민 전체가 올인해도 힘이 부친다.보건당국은 메르스 객기(客氣)에 꼻고 말았다. 뉴스 시간대를 거의 잠식하고도 모자라 검증되지 않은 무차별 SNS까지 시달려야 했다. 세월호 참사 뒤, 곧바로 해양경찰청 문을 닫고 국민안전처가 간판 달았다.정말,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다행이라 싶었다. '네 탓 내 탓을 떠난 우리 모두의 잘못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6.18 19:50
-
[충청일보]부서진 세월 속 /마른 눈물조차 얼음 꽃 되어 /유월 바람까지 아프다. /현충원 나팔소리 향초를 꽂고 /잊을 뻔한 날들 /한알 두알 떼다보니 /어느 새, 빛 바랜 사진으로 그리움도 서럽다 /곱게 꾸민 열차가 경의선을 굴러 /오히려 멍한 승객들 /소나기도 풀잎노래도 잊은 채 /'통일' 출렁대는 그런 일기이고 싶다/ 필자의 시 '유월일기'전문이다. 참으로 하루를 잘 넘기기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지난 4월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없는 나라에서 일주일을 살았다.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국무총리가 사의를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6.04 20:15
-
씨앗들이 땅속에서 싹을 밀어 올리는 소리/ "영차 영차" 힘들어 빨개진 얼굴 환한 봄꽃 되어 핀다고 했지. /그래 운동회 날, 편 모으는 소리도 "영차 영차"로 한 거야 /눈감고 있어도 꽃 대궁 키우는 노래 "영차 영차" /힘들어 엎지른 초록물감 햇살받은 하늘 그린다 했지/한 뼘 뒷축들고 뽐낸 소리, 땀으로 범벅된 채 설렘을 젓는다 /동네 빈터에서 자치기, 공기놀이, 똥침놓기도 재미있지 /해가 저물면 어떠니 하얀 깡통차기하면 되지 /달이 구르 것 같아 어둡지도 않단다. /그게 바로 동심이란 거야. 얘들아 팝콘 냄비 앞에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5.07 19:15
-
간밤에 비 내렸다 /차분히 움츠렸던 나뭇가지 주름살 펴고 / 비닐하우스 밖 꽃잎도 몸꼴 불린다 /색깔먹는 나무 기지개로 꿈꾸며/ 간밤 내린 약비에 계절 커가는 소리/ 영락없이 하늘은 세상의 엄마필자의 동시'간밤의 약비' 전문이다. 물구경하기 어렵더니 모처럼 봄비가 촉촉히 내렸다. 만나는 사람마다 하늘에 대한 감사와 물의 찬미여서 농사 한 되지기 없는 필자에게도 빗소린 좋은 음악처럼 들렸다.학교의 봄은 어떤가? 급식비 미납 관련, 서울 모 고교 교감을 겨냥한 비난이 따갑다. 엄청나게 누적된 액수를 학교 자체로 감당하기
오병익칼럼
충청일보
2015.04.23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