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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가파른 경사로 이어지고 있었다. 박태수는 한 걸음 한 걸음 힘을 주어 걸으면서 둥구나무 앞에 있는 이병호의 논을 그려본다.둥구나무 앞에 있는 논은 한 배미가 열 마지기나 된다. 논이 너무 커서 모를 심을 때는 하루 열 명의 놉을 얻어도 부족하다. 하지만 온 식구가 아침저녁으로 뒷간에 갈 필요 없이 오줌만 갈겨도 소출이 좋아질 것 같은 문전옥답이다. 문제는 현재 도지로 붙이고 있는 땅만 해도 여기저기 있는 것을 합하면 모산에서 제일 많은 열 마지기나 된다는 점이다. 자신에게는 더 이상 돌아 올 땅이 없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한편으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6.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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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왜 자네가 묻나. 내가 자네한테 물어야 되는 거 아녀?"이병호가 놉을 얻을 때는 1순위가 박태수 가족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김춘섭이 주머니에서 쌈지를 꺼내며 반문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담에 한다는 말을 들은 거 같은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는 미칠인지 햇갈리는구먼.""선거가 언진데?"김춘섭은 신문지 조각에 익숙하게 쌈지 안에 들어있던 풍년초를 말아서 입에 물었다. 박태수가 파랑새에 불을 붙이고 난 성냥불을 건네준다. 김춘섭은 종이 타는 냄새를 느끼며 담배를 싼 신문지에 붙은 불을 흔들어 끈다."요새 수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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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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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또랑은 키가 큰 어른들은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섰다가 훌쩍 뛰어 넘을 수 있을 정도로 좁다. 좁은 도랑이지만 비가 많이 오는 장마 때나 태풍 때는 강물에 사는 메기며 잉어, 쏘가리에 눈치 모래무지 등 강고기 등이 거슬러 올라오기도 한다.작년 8월의 18호 태풍이 물러 간 뒤에는 해룡이 두 평 남짓한 웅덩이에서 짚단만 한 잉어를 건져 올렸었다. 보또랑은 물이 빠져 나가면 군데군데 웅덩이를 제외하고는 바닥이 보일 정도의 물이 흐른다. 그 탓에 태풍이 물러간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웅덩이 옆을 지나쳤지만 잉어를 발견하지 못했다. 부평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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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0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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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메칠여?"김춘섭은 박태수가 건네주는 담배를 받아서 입에 물고 하늘을 바라본다. 장작을 지게에 얹기 전만해도 하늘에 별이 총총하게 박혀있었다. 어느 틈에 뿌연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고 몇 개의 별들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양력으로 초이렐껴?""오늘 까지는 사친회비를 꼭 줘야 하는데 큰일났구먼.""선거 기간 동안은 사친회비 독촉을 안하드니 선거가 끝낭께 부쩍 독촉을 하는 거 가텨.""그 집 아들들은 사친회비 다 줬겄지? 상규 엄마가 빈틈읎는 사람잉께 어련하겄어.""안직 안 준거 가텨. 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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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0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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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골은 왜정 때만 해도 범이 나올 정도로 숲이 울창한 곳이다. 그곳은 동네 근처와 다르게 숲이 울창한 만큼 나무가 많다. 산 소유도 군유림이어서 산감의 감시도 느슨하다. 하지만 나무를 해오기에는 거리가 멀다. 평지 시오리 길도 아니고 비봉산을 넘은 다음에 다시 고개 높이만 해도 근 오리가 되는 큰재를 넘어서 범골까지 가기란 그냥 걸어가기도 힘든 거리다. 그래서 그곳까지 나무를 하러 가는 사람은 모산에서 몇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장작으로 내다 팔 나무를 하러가는 사람은 젊은 층에 속하는 박태수와 김춘섭뿐이다.골목에서 개짓는 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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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0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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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에서 태어나 아이들도 둥구나무를 통해서 처음으로 세상을 본다.엄마의 등에 엎여 바깥나들이를 하다 어른 대여섯 명이 손끝을 잡고 감싸야 할 만큼 허리가 굵은 둥구나무를 보게 된다. 동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둥구나무를 지나쳐야 들판이며 또랑을 가로막고 있는 방천을 보게 된다. 제법 걸음마 실력이 늘어서 아장아장 걷는 나이가 되면 둥구나무 밑에까지 걸어가서 너럭바위에 올라가 놀기 시작한다. 나이가 예닐곱 살이 되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시키지 않아도 저 혼자 둥구나무에 올라가서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스스로 터득을 한다.세월이 흘러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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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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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 사람들은 6백년을 살아온 둥구나무가 밤중에 어둠을 비질하는 소리를 그저 밤에 들려오는 바람소리로 듣지 않는다. 동네 앞 들판을 가득 덮은 아지랑이를 종달새가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보릿고개에는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큰재를 넘어가는 노파의 한숨소리로 들려온다.둥구나무의 나뭇잎이 너무나 무성해서 맑은 날에도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여름밤 우는 소리는 비를 부르는 천둥소리로 들려오기도 하고, 밥그릇 한 개를 덜어 내기 위해서 철부지 어린 나이에 동자승으로 출가를 한 늙은 노승이 복고를 두드리는 소리가 되어 뼛속으로 파고든다. 동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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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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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디, 요븐 선거에는 탁주나 고무신짝을 안 돌리는 모냥이쥬?"빈 쟁반을 든 기생들이 조신한 자세로 뒷걸음쳐 밖에 나간 후였다. 최천득이 이동하를 바라보며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선거에서 탁주 마시는 재미가 읎고 고무신짝 받는 재미가 읎으믄 그기 워디 선거유? 안고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지. 안직은 돌릴 때가 안 됐고 지대로 약발을 받게 돌릴라믄 담 장날부터 본격적으로 돌리기 시작할 거 가튜. 자, 우리의 위대하신 정신적 지도자 이승만대통령 각하의 당선을 기원함서 건배 하쥬."이동하가 좌중을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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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6.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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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마지기라도 있는 사람들 치고 조합돈 안 쓴 사람 드물어유. 부면장님 댁처럼 춘부장 때부터 공직에 근무하시믄서 농사를 지신 덕분에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 몇몇 이외는 다믄 및 만 환이라도 조합 빚을 껴안고 산다 이거유. 단순히 빚만 껴안고 사는 거시 아니라 및 사람을 제외하고는 빚 갚을 능력이 부족해서 해마다 때가 되믄 연장을 해 감서 사는 것이 오늘날 농촌의 실정이라 이거쥬. 그래서 생각해 낸 건데 말유. 조합에 들어가는 즉시 창구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죄다 출장을 내보내겠슈. 그래설랑 만약 이븐 선거 때 엉뚱한 짓하믄 논밭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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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5.3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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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술에 매향이 엉덩이나 주물러주겠다는 생각으로 제일 먼저 상주옥에 도착했었다. 그러나 목욕탕에 갔다가 뒤늦게 들어 온 매향아 이동하에게 착 안겨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기분이 팍 상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가 풍문으로 들은 말을 불쑥 던졌다."허허! 첩이 하나도 아니고 열 명씩이나 있는 놈이 억울해서 워티게 죽었을까나. 원통하고 섭섭해서 눈도 지대로 못 감고 죽었을끼구먼……"김명식은 이동하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입을 다물었다. 이동하가 씨받이로 얻은 들례를 첩처럼 끼고 산다는 것이 뒤늦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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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2009.05.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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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수는 이동하만큼 명월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럴 때 모서댁에게 권의를 세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무겁게 한마디 했다."참말로 감사합니더. 명월이 니 빨리 어른들한테 잘못했다고 사과 안 하나?""죽을죄를 졌구만유. 지는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요! 요 놈의 입이 방정맞게……"명월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자기 입을 때리는 시늉을 하며 귀염을 떨었다."칸데, 영수네는 점심을 준비하고 있나? 오늘이 학산 장날이라는 걸 모르고 영동까지 나가서 안주꺼리를 사 오고 있는 기가.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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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던 조합장 오병록이 내 말이 어떠냐는 얼굴로 김치수와 이동하를 번갈아 쳐다본다."조합장님은 조합 서기 출신이라 계산 하능기 우리들하고는 차원이 틀리구먼. 하지만 선거는 어린아들하고 미성년자는 안 하잖여. 한마디로 말해서 차 빼고 포 빼고 해서, 이번 대통령선거 총 유권자 수가 칠십만 삼천 명이라능겨. 그라믄 워티게 되능겨?"오병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던 이동하가 점잖게 말했다."두 명 중에 한 놈은 한강 갱변으로 끄질러 갔다는 야기 아뉴?" "머시라? 그람 두 명 중 한 명은 죽은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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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틀린 말씀은 아뉴. 하지만 시대가 시대 인 만큼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 지달리다가는 큰일 나유. 선것날 군청 호의실에서 이승만 대통령 각하 표 셀 날만 지달리고 있을 때는 지나갔다 이거유." 이동하는 말을 끝내고 나서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천천히 맥주잔을 들고 건교자상 양쪽에는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쓰윽 살핀다. 김치수는 수염이 없는 턱을 문지르며 괜히 천장을 쳐다본다. 그 옆에는 모서댁이 무릎을 세우고 두 손을 깍지 낀 자세로 앉아서 다소곳이 눈썹을 내려 깔고 있다. 모서댁 옆에 앉아 있는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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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모양만 봐도 보글보글 지지고 볶은 그네들의 머리에 비해서 모서댁은 얌전하게 고대를 했다. 오른쪽 앞 머리카락을 이마 쪽으로 살짝 부풀려 놓은 머리카락은 검고 자르르 윤기가 나는데 비해 얼굴은 박의 속살처럼 희어서 감히 만지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제 막 남자들 앞에서 낮을 가리기 시작하는 숫처녀처럼 길고 가는 목에 좁은 어깨를 손바닥으로 가만히 감싸듯 살짝 감싸고 있는 남색저고리는 인형처럼 아름답다. 젖가슴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잘록하게 치마끈을 졸라맨 붉은색 치마는 매미허물처럼 부풀어 있어서 손으로 만지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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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가 아를 난 여자들 몸에 좋다는 말은 엄청 많이 들어 봤어도 남자 보약이라는 말은 너한테 츰 들어 본다. 경화야 너 혹시 잉어가 먹고 싶은 게여?""조합장님도 별 말씸을 다 하시네. 내 평생 몸을 푼 여자가 잉어를 보약으로 먹는다는 말은 들어 봤어두, 츠녀가 보약으로 잉어를 먹는다는 말은 못 들어 봤구먼.""우체국장님은 안즉 경화 맛을 안 본 모냥이구먼. 우째서 경화가 츠녀야 츠녀긴?"소방대장 최천득이 얼굴 표정도 바꾸지 않고 점잖은 얼굴로 끼어들었다."허! 그람 소방대장님은 경화 맛을 봤다는 야긴가?"경화의 엉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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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두어 잔을 마셨을 뿐인데도 얼굴이 수탉 벼슬처럼 빨개진 국민학교 교장 손문규의 말에 의용소방대장인 최천득이 토를 달았다."부모를 잘 둔 덕에 팔자가 좋아서 대낮부터 이 비싼 맥주 마시고 있드라도 공짜 술을 마시는 이유는 알고 마셔야 할 거 아녀. 부면장님 혹시 선거 끝나믄 면장님이라고 불러야 되는 거 아뉴?""허허! 연초조합장님은 아무리 한번 듣고 흘려들을 말이라고 해도 너무 쉽게 하시는구먼. 부면장님이 안직은 때가 안되서 시방은 이 쪼그만 면사무소에 몸을 담고 계시지만 장차 크게 될 인뮬이여. 안 그래유. 부면장님?"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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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에서 오른 쪽에는 속이 깊어서 바닥이 컴컴한 우물이 있다. 양철 지붕 밑에 걸려 있는 도르래를 이용해서 물을 푸는 우물 맛은 여름에는 시원했다. 그 탓에 늘 수박이나 참외 등 과일이 담겨있는 광주리가 우물 속에 잠겨있기 마련이다.상주옥의 주인 모서댁은 근처 주민들이 우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른 아침부터 밤이 늦게까지 대문을 열어 두었다. 상주의 모서가 고향이라는 주인의 인심이 후해서는 아니다. 사방 백 보 이내에는 우물이 없었다. 근처에 우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대문을 걸어 잠그고 물 단속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동네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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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 장가도 보내고 손자도 볼 텐데 그 날이 요원하기만 해서 자주 한숨이 나온다."좌우지간 이븐 선거 때 나는 딱 한 가지만 유심히 볼 생각이여. 염색 안 한 군복 입고 댕기는 사람들은 싹 잡아 들이겄다는 벱을 만드는 쪽에 표를 줄겨.""선거가 은제지?"장기팔이 곰방대의 재를 톡톡 털어내며 물었다. "이 달 십오 일이 선거 날이잖여. 가만있자…… 오늘이 닷세 아녀. 담 장날은 열흘, 그 다음 장은 열 닷세니께 딱 열흘 남았구먼..""우리가 뽑는 다고 죄다 대통령이 되는 건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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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 장가도 보내고 손자도 볼 텐데 그 날이 요원하기만 해서 자주 한숨이 나온다."좌우지간 이븐 선거 때 나는 딱 한 가지만 유심히 볼 생각이여. 염색 안 한 군복 입고 댕기는 사람들은 싹 잡아 들이겄다는 벱을 만드는 쪽에 표를 줄겨.""선거가 은제지?"장기팔이 곰방대의 재를 톡톡 털어내며 물었다. "이 달 십오 일이 선거 날이잖여. 가만있자…… 오늘이 닷세 아녀. 담 장날은 열흘, 그 다음 장은 열 닷세니께 딱 열흘 남았구먼..""우리가 뽑는 다고 죄다 대통령이 되는 건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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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인데도 소매가 없는 무명 조끼 차림에 밀짚모자를 쓴 이 씨도 장기팔처럼 염색 꺼리도 없는데 아깝게 장작만 소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흙벽돌을 쌓아 만든 화덕 앞에 쪼그려 앉았다. 바람이 없는데다 햇볕이 좋아서 장작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는 화덕 앞은 뜨거웠다. 눈살을 찌푸리고 불이 붙어 있는 장작 몇 개를 꺼내서 화덕 옆으로 치웠다. 물이 담긴 군용 휘발유 통을 들어서 장작에 붙어 있는 불을 대충 껐다."다 알고 있으믄서 딴 소리 하고 있구먼. 아! 표를 단 한표라도 더 긁어 모을라고, 탁베기며 고무신짝을 돌리는 판국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2009.05.17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