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이달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친 3·1운동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로 시작됐다. 전국 곳곳에서는 기념행사가 줄을 이었다. 100년 전 3월 1일은 대한민국이 잉태된 날이기도 하다. 3·1운동은 일제의 강점과 압제를 뚫고 자유와 평등을 핵심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와 평화, 비폭력을 주창했다는 점에서 3·1운동은 빛나는 정신 혁명이다.

3·1운동의 이런 비폭력 정신은 중국의 5·4 항일운동과 인도의 국부 마하트마 간디가 이끈 '무저항주의 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점에서 비폭력 정신운동은 우리가 이어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둘러보면 100년 전 선조들의 앞에 설 면목이 없어질 정도로 험악하다.

100년 전 만세 운동 때는 3천리 강토의 민중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하나로 뭉쳐 '대한 독립'과 '민족 자주'를 소리 높이 외쳤지만,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할 후손들은 광복 이후 아직 남북으로 분단돼 있는 상태이다. 임시정부 법통 계승을 자부하는 대한민국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념,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이 끊이질 않는다. 강대국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했던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100년 전처럼 한민족이 하나가 돼 한반도 번영과 발전을 주도해야 할 것이다.

힘이 약하면 침략받고 예속될 수 있다는 것은 지금도 불문가지다. 힘의 기본인 안보를 튼튼히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그 바탕인 경제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기성세대가 할 일은 청년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지금 해야 할 3·1운동이다.

3·1절을 맞을 때마다 유관순 열사가 떠오른다. 우리는 유관순 열사를 3·1운동의 꽃이요 민족의 누나라 부른다. 유관순 열사는 비록 열여섯 어린 소녀였으나 인간사회에서 자유는 생명과 같으며 나라의 독립은 자유를 보장하는 관건임을 확신했다. 유관순 열사가 건국훈장 3등급으로 분류돼 다른 유명 애국지사 추모제에는 대통령이 헌화를 보냈으나 유관순 열사 추모제에는 대통령 헌화가 오지 않았다. 문재인정부가 올해 유관순 열사에게 국가 유공자 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서했다.

3·1절을 맞아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이어받아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각오를 다지는 100주년이 됐으면 한다. 일회성 행사로 그쳐서는 안되는 이유가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그 정신을 미래지향적인 대한민국 발전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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