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비린내가 좋다. / 강물에서 뛰는 은빛 고기비늘이라 신선하다. / 비린내가 좋다. / 채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펑펑 쏟아져도 / 우리네 삶보다 몇 배 깨끗한 거다. / 부끄럽다. 반칙을 덤불로 뒤집어쓰고서 / 벌건 대낮에도 취해있다. / 그러다 세월 한 켠 주춤하면 / 거세진 물살을 더 겁 없이 또 올라탈 거다. / 필자의 시 ‘오염된 삶’ 전부다.

대학교수 연구논문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자녀를 공동저자로 끼워 넣은 게 들통 났다. 이른바 스펙 쌓기로 명문대와 대학원 진학을 위한 꼼수였다. 방송가에선 유명인 가족과 친인척 끼워 넣기 등, 슬그머니 연예계 입문이 공공연하다. 뒤를 받쳐주는 세력·연줄로 ‘끼리끼리’ 똬리를 튼다. 공기업인 강원랜드 경우 한 때 실력을 제치고 거의 비리로 채용됐다. KT·가스공사도 점수를 조작해 합격과 불합격을 바꿨다. 금융기관 먹이 사슬식 특혜까지 청년 일자리를 절벽으로 내 몰았다. 부정과 비리는 기업의 저승사자인 공정거래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불공정을 묵인한 후 대기업에 제 식구를 무더기 취업 시켰다. 옥상옥이 되레 권력의 괴물로 제2 제3 일탈을 부추겼다.

배경이 곧 합격증인 나라,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신의 손' 맞다. 변화조차 체감할 수 없다. '백 그라운드'(Back Ground:돌보아 주는 힘) 철퇴 역시 시늉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거물급 인사들, 준엄한 잣대와 일벌백계 앞 사각지대는 여전하여 어제 꼿꼿함도 오늘은 그 반대가 되고 만다. 감이 안 되는 사람을 윗선에서 밀어 붙일 때 NO 할 수 있는 전형은 글쎄다. 일부, 아직 묵인된 관피아와 천태만상 백(Back)피아가 실력보다 우위로 결국 몰락을 부채질하는 꼴이다. 수십 길 낭떠러지를 생각 못한 채 배경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중독에 빠진다. 구시대적 악순환에 갇혀 근본 맥락을 놓치고 있다.

필자 역시 똑같은 사례를 겪었다. 표 구걸하던 사람이 당선 일 년도 되지 않아 무조건 합격을 요구 해왔다. 처절하리만큼 다부지게 준비한 응시생들이 떠올랐다.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원칙과 절차를 생명처럼 지켰다. 원망·울분은 “두고 보자”로 연결 됐으나 비뚤어짐에 떳떳할 수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탁금지법(김영란법)시행 이후 공직사회 청렴도는 긍정 쪽으로 진화를 보이지만 구차한 변명을 늘여 다시 등판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두 얼굴은 글쎄다. 구직 청년들 한 숨소리가 짙다. 자영업자 주름은 더 이상 패일 곳도 없다. 그런 가운데 부정청탁 0순위인 국회의원 숫자 늘리기를 흘린다. 무소불위 권력 계략이 분명하다. '천방지축'말고 다른 비유를 찾기 어렵다. 서민의 일자리 민주화는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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