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총선 10개월 전이다. 금배지 쟁탈을 위한 도전(挑戰)과 수성(守城)의 이전투구로 설설 끓는다. ‘싹쓸이 장담·영입과 토사구팽·헤쳐모여·쪽 날 정당’ 등 천태만상 구도가 4년 단위로 무너지고 갱생을 거듭한다. 그래도 조류에겐 ‘도래지’를 박살낸 기록은 없다.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노력,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양심에 따른 성실 수행은 뭉그적거리면서 ‘무노동 고소득 특권’으로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전부 그런 건 아니란 토를 단다.

개중엔 명예·돈·탐욕과 먼 순도 99.9% 머슴도 끼어 흠결을 메운다. 약삭빠른 잡새야 좌초위기에서도 생명 연장 쯤 걱정 없겠으나 ‘요리 갈까 조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잔머리 굴리다 조난당하는 낭패야 난공불락(難攻不落) 맞다. 요즘 부쩍 지역구 문턱이 닳고 먹튀 달인들 행사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부끄러운 도덕성의 속과 겉, 발칙한 실험으로 요동칠 품세다. ‘국회의원 수·비례대표·선거구 조정’ 등, 총성 숨긴 전쟁에 비유한 난장을 깰 게임부터 가물가물한데 성급하게 들떠있다.

변화를 뒤집을 가능성은 선거에서 두드러진다. 이무기 새내기 할 것 없이 금배지 외엔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다. 그들을 멘토하고 훈계할 정치어른도 글쎄다. 경제논리를 앞세워 교원정년 3년 단축을 날 선 개혁으로 밀어붙였던 사람들까지 국회 무 정년 내성에 빠졌다. ‘고령자 한 명을 자르면 젊은 교사 두 명 넘게 보충’ 이란 쪼잔한 뺄셈…’ 얼핏 보아 타당하다. 결과는 시간강사와 기간제 땜질을 불러 교육현장 붕괴를 자초했다. 그 후 10 여년, 다시 이런저런 구실로 전방위 정년 연장 불씨를 지핀다. ‘청년실업’ 아우성인데 대수롭지 않은 우월적 염치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왜 하필 지금일까. 날개 치며 홰에 오를 땐 지뢰밭을 모른다. 여전히 분위기를 띄워 결박을 풀 모양새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남의 일처럼 안이한 처사다. 세상에 미워해도 될 사람은 없으나 무시할 사람은 있으니 안타깝다.

원래, 선거란 사람 피를 말리거나 생명선을 잇는 둘 중 하나다. 지난 해 6.11 동시 지방 및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무차별 민심에 혀를 찼다. 험지와 평지를 불문하고 확실하게 당락을 가른 것 같던 여론조사마저 장담하기 어려웠다. 돌풍은 순식간이요 표심 역시 널뛰기다. 세상은 참으로 좁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겐 몰표를 쏟아 붓고 반대 경우는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봤자 질벅하다. ‘겁먹지 마. 가시밭 길 낭떠러지도 뚝심으로 버텨야 해. 숨통 막힐 때 살려 달라면 후려치는 거 알지? 그냥 죽을 수 없잖아’ 구체적이지만 패자를 내팽개진 ‘아주 공갈 염소 똥’ 냄새다. 곱씹을수록 그렇다. 경쟁자와 자신의 차이를 인정할 줄 모르는 위세에 대한 종말을 묻고 싶다. ‘오직 금배지 꿈,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를…. 유권자 눈빛을 품어 ‘세상 함께 채색할 예비선량들 긴 줄’이 측은하다 못해 섬찟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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