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15일

저소득층 여성 가장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보여주는 통계가 나와 관심이다.

여성 가장이란 이혼이나 배우자 사망으로 남편없이 자녀를 키우는 주부들을 의미하는데 이들은 직장에서 퇴근한 후에도 가정에서 2~3시간씩 일을 하고 취미 활동은 꿈도 꾸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천안시청이 호서대학교에 의뢰해 여성 가장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물론 여성 가장들이 모두 이처럼 어렵게 사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수가 먹고 살기가 빠듯하여 여가 생활도 소홀하고 직장일에다 가정일까지 매우 힘든 생활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에 대한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56.4%의 여성 가장들이 직장과 가사일로 늘 피곤하고, 피로에 지쳐 아플때가 많으며 여가를 보내는 방법도 그냥 낮잠을 잔다거나 tv를 시청한다는 사람이 60.5%를 차지했다. 레저나 취미 활동은 경제 사정으로 생각치도 못한다는 것.

이들의 심리적 상태도 매우 불안하여 59.4%가 고립감을 느끼고, 53.4%는 자주 분노를 느낀다고 응답해 이들에 대한 관심과 전문상담원의 상담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38.9%가 소화기 질환, 뇌혈관 질환, 당뇨, 관절염 등의 질병을 앓고 있지만 이중 18.8%는 아예 치료도 못받고 55.4%는 최소한의 치료만 받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70.7%는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고 건강보험도 가입 못한 가장이 25.7%나 됐다.

산재보험은 89.5%가 가입하지 못했다. 부채도 많아 21.4%가 3000만원 이상의 빚이 있으며, 9.2%는 2000만원~3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국민소득 2만불 시대라고 자랑하지만 아직도 이처럼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를 맡은 호서대 송다영 교수는 빈곤 여성들을 위한 정책 대안으로 차상위 근로 빈곤층 가장들에게도 추가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고 의료 보호 제도의 확대 실시와 실업시에는 생계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자리 제공을 위해 여성 가장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직업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주 적절한 지적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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