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상욱
충북예총 회장
많은 석학들은 21세기가 지난 어느 세기보다 문화예술이 강조되고 중요시 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산업화시대의 근간을 이뤘던 경제 위주의 삶이문화예술이 삶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고, 모던 이후 철학사상과 지식의 흐름이 문화예술의 가치를 새롭게 주목하는 것은 우리의 삶의 진정한 목표가 문화예술 속에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999년 '문화산업기본법'을 제정하여 문화적 요소를 극대화 시키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고 문화와 산업을 결합하여 문화를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프로젝트를 설정했으나 아직은 미흡하다.

충청북도에서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경제특별도 신화창조에 이어 문화선진도를 표방하면서 전국 최초로 충청북도문화헌장을 제정하였고, 문화예술정책 방향 제시를 위한 충북문화예술포럼을 출범하였다.

금년에는 도민에게 좀 더 친밀하게 가까이서 공연할 수 있는 도립예술단인"챔버오케스트라"가 창단되어 창단음악회를 앞두고 있고, 내년에는 문화예술의 지원 정책을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변환하기 위한"충북문화재단"의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등 문화예술 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그렇지만 인구 150만의 충청북도의 하드웨어 인프라구축은 타 시·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매우 초라하다. 소위 문화예술 교육의 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문화예술 하드웨어 인프라가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미술관이나 문화예술센터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은 예산의 이유로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 1시?도1 미술관사업에 따라 타시도의 경우 발 빠른 대응으로 시?도립미술관이 지어졌고, 제주특별도 마저도 금년 6월에 도립미술관이 완공되어 개관을 한다. 충북도민들은 도립미술관이 없어 좋은 전시라도 보려면 서울이나 타 도시로 가야하는 시간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 우리지역에서 매년 배출하는 미술대학 졸업자 800여명의 인재들이 우리 충북을 떠나 타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실은 그들의 작품발표의 장 즉 담아낼 그릇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국가에서 문화예술 인프라 정책의 성공이 그 국가의 경쟁력을 재고시키는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 인프라가 빈약하면 창작활동의 위축과 창작품의 빈곤을 초래하며, 창작 예술 활동이 위축된 사회는 황량한 사막위에 건설된도시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21세기의 미술관은 단순히 전시와 콜렉션(collection) 개념에서 벗어나 지식과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공적 개념으로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즉 미술관의 역할이 수집, 보존, 전시라는 기존의 전통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교육(education)의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미국의 근대미술을 상징하는 뉴욕근대미술관(moma)는 본래 모더니즘 미술을 발전시키고 작가들을 키울 목적으로 건립되었으나, 많은 예술 프로그램을 통하여 작가 발굴의 차원을 넘어서 대중을 위한 교육적 역할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었다. 또 파리의 퐁피두센터처럼 현대의 미술관은 그 기능이 확대 되면서 더욱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되고 있고,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별기획전시는 물론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 문화예술체험관, 자료실,휴식 공간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개발 하여 제공하고 있다.미술관은 박물관처럼 박제되어 있는 유물 전시장이 아니라 문화예술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체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유기적 기능을 가진 공간이다. 그러므로 미술관이 없는 21세기의 도시는 지역 문화 인프라의 구심점이 없는 죽음의 도시와 다를 바가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고급예술의 향유기회를 부여하여 감성이 풍부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문화선진도 충북의 위상에 어울리는 이 시대의 문화예술을 담을 수 있는 복합 문화센터로서 미술관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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