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없는 변동성 장세 이어질듯

지난 주초 코스피는 6월 들어 처음 열린 시장이었는데 비교적 순조롭게 출발했다. 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1400선을 회복했고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적으로도 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면서 그동안 반등 기조를 이어 가는 듯 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장은 조정을 보이다가 미국의 주택경기 호전에 다시 오르고, 매수세를 지속해온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도 전환에 다시 떨어지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다 주말엔 오는 11일 개성공단에서 남북이 실무회담를 한다는 소식에 약세를 보이던 증시가 장막판 급등하며 1394.71로 마감했다. 지난주는 최근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하던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을 떨쳐낸 것이 커다란 수확이었다. 다만 이렇다 할 호재도 없는 점은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이번 주는 지난 주 시장의 체력이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봐선 이번 한 주 역시도 방향성 없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북한 리스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마저도 중단되어 수급의 힘도 약해졌고, 또 11일에 예정된 선물옵션동시만기일(쿼드러플위칭데이)와 금융통화위원회라는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달러 헷지성 자금들의 이동을 바탕으로 이머징 마켓에 유입되던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주 후반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향후에도 추세적인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 기조는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1400선에서 1달째 국내증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최대 부담요인은 밸류에이션이다.
2분기 실적시즌이 가시권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시장은 섣불리 방향성에는 베팅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밸류에이션 부담에 지수는 올라가기도 부담스럽고, 수급이 좋아서 지수는 크게 밀리지도 않는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 부정적인 소식은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는 것과 중국이 달러에 투자하던 관행을 깨고 대량으로 원자재를 사들이고, 또한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계속하여 국채를 발행 한다는 소식에 달러가치가 하락을 했고, 라트비아에서 국채를 발행한 것이 유찰 되면서 시장은 서서히 금융위기에서 파생된 구조적 리스크들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시장의 발목을 잡을 요인이다. 구조적 리스크의 등장 시점도 예상보다는 조금 더 빠른 편이라 이것이 글로벌 시장의 상승에 얼마만한 걸림돌이 될 지 면밀히 예의 주시해야 한다.
한편 이번주에도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국내외 변수는 많이 예정돼있다. 오는 9일에 미국의 4월 도매재고지수를 비롯해 10일에는 mba 주택융자 신청건수, 11일에는 소매판매액 지수가 발표되며 12일에는 미시건대 소비심리평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11일 발표될 5월 소매판매지수가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매판매 동향은 소비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 상태를 읽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6월 경제상황에 대한 베이지북과 4월 무역 수지 보고서는 10일 발표된다. 국내의 경우 11일 쿼드러플위칭데이와 함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있다.
이번주 투자전략은 1400선을 놓고 밀고 당기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업종보다는 최근 주목받는 원화강세와 고유가 관련종목들 중에서 2분기 실적이 좋아지는 종목을 엄선하여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종목을 압축하자면, 중국의 자동차 소비증가로 매출액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관련주와 오리온, 아모레 퍼시픽 등 중국 내수시장에서 꾸준히 호평을 받고 있는 국내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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