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선생님, 구름 역 가는 기차 / 어디서 타나요? / 차표부터 만들자 달님 별님 웃음처럼’/ 필자의 동시 ‘하늘바라기’ 초입이다. 흰 구름과 달리기 시합하던 초등학교 3학년 때, 들길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숨 가쁜 담임 선생님 귀엣말 “우린 구름 역에서 내려 하늘 향해 뛰는 거야…” 로 더 신났다. 요즘은 어떤가. 극소수 일탈에 힘 빠진 교육현장·고독한 교권의 현실, 버겁고 냉혹하다. 존경은커녕 추락한 자존감에 수치심까지 아이들 말로 ‘훅’ 갔다. 부끄러운 비윤리적 상황이 사제(師弟) 질서를 흔들고 있다. 어떤 변명을 하거나 이유가 먹힐 리 없다. 교원 신분인 필자의 뒤통수 역시 따갑다.

충북 모 중학교 선생님과 학생의 성관계, 다리몽둥이 부러질 사건으로 교육·경찰·법조계는 물론 일반 검색어까지 숨 막힐 지경이었다. 경찰의 ‘혐의 없음’ 처리에도 발칵 뒤집혔다. “형법상 미성년자 강간죄(13세 미만)가 아니며 강압적 성관계와 무관하다”는 벌칙 조항 밖이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자체징계수위 의결 등 번민의 매듭을 진 것으로 들린다. “사랑한 사이인데 무슨 문제냐?” 덩치만 자란 철부지 같은 반문들, 의아할 만큼 해괴하고 생각할수록 기(氣) 막힌다.

농부 발자국 횟수만큼 열매를 채우는 곡식처럼 아이들은 선생님 손길에 따라 자랄 수도 멈추기도 한다. 제2 부모라고 하지만 글쎄다. 육아휴직 3년 후, 교단으로 돌아온 후배가 짧은 기간 동안 고속 변화된 현장에서 "인내의 끝자락까지 묻어난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지체와 부진 전부 아이들 탓으로 몰아 정작 교원자신 헛발질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선생님 우리도 아파요.'란 엄살 섞인 꼴찌들의 통쾌한 반란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공간, 내 시간, 내 취향, 내 만족만 전부인 정신 나간 짝퉁까지 직업 안정 꼼수로 교단에 오르니 악플 공세는 당연하다. ‘백년대계’를 다그치면서 망신살을 어쩌랴. '우량교원 실종' 인가.

‘조금 더 가까이, 조금만 더 멀리’의 확연하게 구분 못하면서 언제까지 ‘전문직 운운’ 으로 학부모 민원을 탓할 셈인가. ‘즐거운 교실·밀도 있는 수업·솔선수범’ 과 얼마나 접근하고 있는지 바로 선생님이 품어야할 자성 회초리다. 필자는 ‘학생의 인성 보다 교원이 먼저여야하고, 본(本)이야말로 바로 참 교권’임을 지속 집필해 왔다. 존경은 결코 구걸하고 강요해서 얻어질 수 없는 진지한 감흥의 교차 이유에서다.

공자가 나이 마흔에 비로소 얻었다는 지족(知足)과 지지(知止)의 의미도 예사롭지 않게 그려진다. ‘스승은 제자 가슴에 영혼을 심는 사람’이다. 마침내 도교육청은 맞춤형 학력 향상 프로그램과 단위학교 기초학력 책임교육 구현 등 공교육 강화대책을 일발장전(一發裝塡)했다. 흔들리고 무너진 교권의 회복 찬스다. 잊혀지는 스승상을 아이들은 먼저 눈치 챈다. 시비하듯 따라다니며 “선생님 뭐하세요?”에 기겁하는 선생님 꼬리표를 모질게 떼어낼 신뢰가 먼저다. 정신 차리자, 제발 정신 좀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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