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로 1’ 독립기념관 도로명이 드디어 변경되었다. ‘목천읍 삼방로 95’라는 얘기를 들은 지 거의 일 년 만의 변화다. 뜨거운 마음이 소용돌이쳤다. 작년에 썼던 충청일보 칼럼을 다시 살펴보았다.

2018년 3월 12 일자 ‘독립기념관로가 없어요’라는 제목이다. 독립운동 사학자인 김주용 박사의 강의를 듣다가 독립기념관 주소를 서둘러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독립기념관로가 아니었나? 그 의문으로 시작해서 여러 곳에 독립기념관 주소변경의 필요성에 대해 알렸다. 물론 충청일보에 칼럼을 쓴 것을 시작으로 말이다. 산악회 버스 안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독립기념관주소를 변경해야할 이유에 대해 설명했고, 소모임에서도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변경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그러나 주소를 변경하는 것은 지역주민과의 갈등 요소도 있고 재산상의 표기문제도 있어서 쉽지 않다는 게 대부분 돌아오는 의견이었다. 그러니 지금껏 변경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것이 필자에게는 이유가 되지 않았다. 120만평, 세계 최대 규모의 독립기념관이다. 그 넒은 부지를 단독으로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인가? 오만클럽 인문학 교실에서 시작된 의문이므로 오만클럽 최 원장님에게 칼럼을 보내주고 동의를 구했다. 최 원장님은 충분히 필자의 의견에 동의 했고, 천안시 관련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힘써 보겠다고 말씀하셨다. 같은 마음을 가지셨기에 곁으로 듣지 않고 직접 나서주시겠다 장담하셨다. 그렇게 2019년 2월 21일 독립기념관로 1번지가 탄생했다.

백마리째 원숭이 현상이 떠올랐다. 일본의 고지마라는 무인도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숭이의 사례다. 흙 묻은 고구마를 먹던 무리 중에 어느 날 젊은 암컷 원숭이가 강물에 고구마를 씻어 먹기 시작했고, 다른 무리가 그것을 차례로 흉내 내기 시작했다. 강물이 말랐을 때, 해안까지 진출하여, 바닷물로 고구마를 씻어 먹었고 소금기가 고구마를 맛있게 하자, 바닷물에 담가서는 간을 맞춰 먹는 행동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 수가 어느 정도 늘어나자 이번에는 고지마 섬 이외 지역의 원숭이들 사이에서도 똑같은 행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물론 바다로 둘러싸인 고지마 섬의 원숭이와는 전혀 접촉이 없고 의사소통도 할 수 없는, 따라서 모방할 수 없는 다른 무리의 원숭이들 사이에서 말이다. 이런 불가사의한 이 현상을 미국의 과학자 라이언 왓슨은 ‘백마리째 원숭이 현상’이라 이름 붙였다. 이처럼 어떤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특별한 행동이 이루어지면 그것이 점점 퍼지게 되고 이런 동일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일정 인원이 되면, 거리나 공간에 관계없이 전체 공동체에 확산이 된다는 것이다.

천안시에 있는 독립기념관에 관심을 두고 도로명 주소 변경을 이루어주신 수많은 분께 감사드린다. 특히 허투루 던진 말이라 생각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행정에 필요한 절차를 통해 큰일을 이루신 최 원장님께 박수를 보낸다. 덕분에 누구나 알기 쉬운 독립기념관 주소가 탄생한 것이다. 좋은 뜻을 품으면 하늘이 돕듯, 그 일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믿으며 ‘독립기념관로 1’을 인터넷 검색 창에 자꾸만 쳐 본다. 그곳이 우리의 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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