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굴지 업체와 합의
연고는 市로 유지 … 이달 중 MOU"

[대전=충청일보 이한영 기자] 시민구단인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이 기업구단으로 거듭난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16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통해 "국내 굴지 대기업과 대전시티즌을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며 "구단 운영 주도권은 기업이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을 연고로 하고 대전이라는 브랜드를 쓰는 것도 명확히 합의했다"며 "선수와 스태프, 시설 사용 등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현 단계에서 기업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허 시장은 "행정 절차 등이 남았기 때문에 기업 측이 이름 공개를 부담스러워한다"면서도 "협상이 진행 중인 기업은 구단을 책임감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대전시티즌은 지난 1997년 계룡건설 등 지역 기업 4곳의 컨소시엄으로 창단됐다. 계룡건설을 제외한 컨소시엄 참여 기업 3곳이 모두 부도나면서 계룡건설이 구단 운영을 포기했고, 대전시티즌은 2006년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구단 운영에 해마다 많게는 80억원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K리그2에서의 저조한 성적과 선수 선발 부정 의혹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시가 기업구단 전환을 추진하는 것도 더는 이런 부담을 안고 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허 시장은 "대전시티즌이 창단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최근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시 재정을 투입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 있었다"며 "대전시티즌 정상화를 위한 여러 고민 끝에 구단 운영에 관심이 많은 대기업과 실무 접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르면 이달 중 투자의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안에는 본 협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도 간담회에 참석해 "기업 유치라는 큰 틀에서 시와 구단이 교감을 해 왔고, 공감했다"며 "(기업구단 전환을 통해) 과감한 투자와 전문성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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