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우 유성선병원 신경과 전문의

 

[건강칼럼] 유인우 유성선병원 신경과 전문의

여러 국가적 재난 사태를 겪으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골든타임'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단어가 됐다. 사실 골든타임이라는 단어는 의료진이나 구급대원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단어이며, 중증 응급 질환 환자의 생존 및 예후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을 의미한다. 특히 뇌경색, 뇌졸중 등 응급 뇌혈관질환 환자가 발생했을 시 골든타임을 지켰는가의 여부가 환자의 생사를 결정할 정도로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큰 사회경제적 부담 남겨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했고 연간 10만 명당 45.8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또한 대한뇌졸중학회의 역학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국내 뇌졸중 환자는 약 69만 명이고 매년 10만5000여 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뇌졸중은 사망의 위험성도 높지만 생존하더라도 후유 장애로 인하여 의료비의 지속적인 지출이 발생하거나 환자의 간병으로 인하여 가족이 경제활동을 못 하고 간병에 매진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골든타임 4시간 30분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막힌 뇌경색과 혈관이 터진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뇌졸중 환자의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뇌경색의 경우 중증 응급 질환 환자의 생존 및 예후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인 '골든타임' 이 존재한다. 뇌경색은 대부분이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며 혈관이 막혀 뇌세포에 손상이 가면 복구될 수 없어 장애를 크게 남길 수 있다.

따라서 뇌경색의 골든타임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뇌경색은 증상 발생 후 4시간30분 이내에 응급실에 방문하면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는 주사 치료인 정맥 내 혈전 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다. 4시간 30분 이 지났더라도 6시간 이내에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병원에 가면 시술을 통해 뇌경색의 악화와 후유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심장 협회, 미국 뇌졸중 협회의 연구로 인해서 적응증에 해당되는 환자의 경우 증상 발생 16~24시간 이내에도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도해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비약적인 뇌경색 치료 방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뇌경색의 골든타임인 증상 발생 4시간30분 이내에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10명 중 4명이었고 실제 정맥 내 혈전 용해제를 투여받은 환자는 전국적으로 9.6%에 불과했다.

이는 뇌졸중 증상과 정맥 내 혈전용해제, 동맥 내 혈전제거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증상 발생 4시간 30분~6시간 이내 환자의 경우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여 및 동맥 내 혈전제거술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가야 하는데, 환자들이 이를 알지 못해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뇌경색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미리 알아두고 증상 발생 시 그곳으로 신속하게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뇌경색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뇌졸중 집중 치료실이 있는 병원은 국내 60여 곳이 있다. 대한뇌졸중학회(www.stroke.or.kr) 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뇌졸중 집중 치료실 인증병원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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