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정시인 수학능력시험과 학생부종합전형 등이 포함된 수시로 나뉜 대입제도를 두고 시끄럽다. 두 유형 간 모집 비율을 조정하여 불평등 특권 대물림을 차단해야한다는 개선 요구다. 어떤 사람은 셀프와 조작, 탈·불법까지 서슴치 않고 교묘하게 제도를 뚫었다. 한 문항이도 놓칠세라 닦달해온 보통 부모의 허탈함, ‘개천에서 용’ 기대부터 조각났다. 대입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통한 신뢰· 공정·객관성을 담보로 전형자료 제공과 대학교육 적응능력 측정에 목적을 두고 있다. 대통령주재 교육관계장관 회의를 통한 유은혜 교육부장관 행보로 보아 개선안 조짐은 정시비율 늘리기와 학생종합 대수술에 무게가 실리는데 학부모 성토 역시 만만찮다. 대입꼼수가 요지경처럼 비쳐질 때 마다 응급 처방으로 불을 껐으나 최근처럼 불공정하지는 않았다. 수시 희비(喜悲)를 부모 힘이 전적으로 좌우한 꼴이다. 당초 ‘주고받기 식’ 허술한 대응부터 실효적 ‘공정(公正)’은 한계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

필자가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시절 당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경영학 박사의 학식 플러스 교육 문제와 현안을 달변으로 풀어 좌석을 꽉 메운 청중은 박수를 쏟아냈다. 그 후 문재인 정부 첫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올랐다. ‘무너진 교육사다리를 복원, 누구에게나 공평한 학습사회 구현과 보편교육을 담아낼 절차와 과정’ 등 취임사도 분명했다. 지식 넣기 반복훈련과 점수 올리기에 헛기운 빼지 않고 엄청난 입시경쟁 사슬도 끊을 수 있는 '사람 중심 교육 세상' 쯤 기대치를 높였다. 그러나 대학입학제도 개편안은 ‘처음처럼’을 완전 흐렸다. 학생부종합전형 여론이 끓자 국민 의견을 중요시한다며 ‘국민참여정책숙려제’ 대상 1호로 정해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빠져 나갔다. 골치 아픈 부분은 현 정부 임기 이후(2025년)로 시행까지 늦춰 은근슬쩍 불똥을 피했다.

모 대학의 경우 응시자 면접·서류점수표·합격서류가 송두리째 없어졌다. 도대체 이게 가능할까. 인생에서 운명을 바꾼다는 표적 때문에 ‘죽자 사자’ 매달리는 대입 입시, 부정 연결고리의 합작 수법은 수능 최고점을 능가할 추측으로 난무한다. ‘논문·수상·봉사·연구’ 구조부터 끼리끼리 담합된 잔치였다. 오죽했으면 국회의원 스스로 ‘똥과 재 묻은 금배지 가리기’만 봐도 그동안 허술한 대입 구멍마다 장난질 심증이 짙다. ‘불공정’ 운운조차 피곤하지만 필자부터 생태계를 모르니 다행스럽다. 공정 대학입시에 토 달 사람은 없으나 섣부른 개편보다 신뢰 상실을 우려하는 세간의 지적도 무거운 과제다. 근본적 실수 대처가 아쉽다. 케케묵은 ‘한 줄 세우기’ 부활이라면 ‘교육백년 대계’의 냉소를 감당할지 벌써 우울하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