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충청의 창] 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2019년 정기국회에 516조원의 2020년도 국가예산안이 제출되었다. 본격적인 예산심의가 착수된 가운데 일자리나 복지정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일 경제전쟁을 대비한 과학기술 강국 정립에 필요한 예산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정부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는 선언이 있은지 상당시일이 경과되었다. 소상공인들과 기업인들의 강력한 저항이 있었지만 밀어 붙였던 정책이 경기하강과 장기침체불황으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우리경제가 기초체력이 탄탄하다고 하지만 최근 수출부진으로 수출기조가 무너지고 대일수출입혼란과 소상공인의 붕괴가 걱정거리이다. 지금 내수가 위축되면서 경기하락의 조짐이 장기화되고 서민경제가 피폐해져 자영업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그 결과 주요 상권지역의 부동산 임대매매 팻말이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높은 임대료 때문이라고 탓을 하지만 최근 임대료가 인상된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니기에 설득력이 부족하다.

소상공인 등 자영업의 침체로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30%정도를 담당하는 고용이 크게 위축되고 있어 30-40대의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내수확대가 일자리 증가로 이어져야 하는 단순논리가 먹혀들지 않고 선순환효과보다 서민경제 현장에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듯해 현실경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탁상행정 비판을 받는 듯하다. 미국 일본 등 세계경제는 자국보호논리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 호황기조에 들어서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강력한 경제살리기 정책에 의한 전략적 효과에 기인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고용쇼크와 서민경제를 직시한 전제로 내년도 예산안이 편성되고 심의되어 적정한 2020예산이 결정 통과되기를 희망한다. 일자리 창출이 조금 늘었다고 자만하지만 30-40대는 계속 증가하지 않고 60대 이상의 단순일자리는 늘고 있는 기현상에 안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청년일자리가 줄고 식당 등 자영업의 줄폐업이 늘지만 즉흥적인 세금을 투입하는 지원책도 큰 효과를 보기가 힘들 것이다. 많은 식당들은 저녁장사를 포기하고 “점심식사만 합니다” 간판이 여기저기 보여지고, 고속도로 휴게소나 식당에서 저녁 8시 이후에는 밥을 얻어 먹을 수가 없게 된지가 오래된 일이다.

국회가 정쟁싸움에 매달리기 보다는 최저임금도 지역별 업종별 차등적용 법안을 적극 모색하여야 하고, 공실률이 높아지는 것을 높은 임대료 때문이라는 시각을 여전히 갖고 있는 한 해결될 방책은 나올 수가 없다고 본다.

2020예산안의 정책기조가 세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재정확대를 기반으로 편성되었고, 단순일자리 창출이나 포퓰리즘적인 복지확대에 과다한 예산이 집중되어 미래지향적인 국가비전을 전제로 지속가능한 국가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듯하다.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거나 성장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전제하에 과감한 감세정책이나 인프라에 투자하는 정책에 기초되어야 한다.

감세가 기업투자와 무관하다는 견해나 이론도 있지만 감세효과는 장기투자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부동산 감정가격상승에 의한 세수확충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므로 장기적인 세원 발굴 등에 추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출도 구조혁신이나 품목다변화 등 과감한 개혁이 필수적이다. 경제활성화가 실패한다면 정치는 자동으로 실종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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