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수 경제학박사·인문학세상 대표

 

[충청시론] 신길수 경제학박사·인문학세상 대표

우리의 인생은 텃밭과도 같다. 늘 가꾸고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텃밭은 자신이 가꿀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크기가 좋다. 너무 욕심을 부려 터무니없이 커다란 텃밭은 제대로 된 텃밭이 될 수 없다.

텃밭은 언제나 늘 자신의 삶 속에 함께 하는 것이다. 자기 주변에 있어 수시로 만나고 가꿀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자주 접할 수 없는 먼 곳에 있다면 그것은 텃밭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은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라볼 수 있고 짧은 발걸음으로 그곳을 접할 수 있어야만 텃밭으로서의 기능은 존재하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무리한 욕심은 화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또한 자신의 것이 아니면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해도 물의를 일으키기 십상이다. 무엇이든 적절하고 적당한 것이 좋은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자신의 삶인 것 같지만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이 참으로 많다.

텃밭은 생각하기만 해도 편안하고 아늑하다. 마치 고향과도 같다. 고향에 오면 대부분 사람들이 편안한 여유로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다. 고향의 품은 언제나 늘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텃밭을 갖고 싶어 하고 그리워한다.

텃밭의 정취는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사계절이 다르다. 계절마다 풍경과 느낌도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텃밭이 지니고 있는 매력이며 장점이다.

아무리 작은 텃밭이라 하더라도 필요한 것은 많이 있다. 있어야 할 것 중에 사람과 같이 꼭 필요한 물은 필수적이다. 매일 마시는 물처럼 텃밭에도 수분이 필요하다. 영양분도 필요하고 적당한 공기와 바람, 그리고 빛도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텃밭은 가꾸는 사람의 정성이 필요하다. 자식을 키우는 마음과 같은 사랑과 애정이 담겨야만 텃밭은 제대로 가꾸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정성이 가득하다 하더라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자연의 힘은 사람의 능력보다 훨씬 위대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연 앞에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텃밭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기본적이다. 잡초를 뽑고 몇 가지의 과일 나무를 심거나 물을 주고 소독하는 일 등이 대부분이다. 좀 더 좋은 정취를 연출하고 싶다면 작은 연못을 만들어 조경을 하고 물고기를 키울 수도 있다. 멋진 조명을 설치하여 야간의 운치를 한껏 더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꾸며놓았다고 하더라도 24시간 그 곁에서 바라보고 느낄 수는 없다. 사람도 휴식이 필요하듯 텃밭도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텃밭과 인생은 닮은 점이 많이 있다.

사람은 어릴 적부터 성장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게 된다. 텃밭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모든 것을 가꾸어야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텃밭도 스스로 성장하고 학습되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텃밭을 통해, 자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한줌의 흙과 한 포기의 풀에서도 삶과 인생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성숙해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텃밭이요, 인생인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