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과 두해살이 들풀 지칭개.

세상일이 복잡하고 하는 일이 힘들거나 지칠 땐 카메라 하나 손에 쥐고 산이나 들로 나가 보는 것이 제일 좋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산야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짓누르든 어깨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가벼워진다.

들풀 하나에 마음을 빼앗기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다 보면 따가운 햇볕으로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 늘 보고 지나치면서도 대부분 사람들은 이름조차 모르거니와 심지어 먹어도 되는지도 모르는 들풀이지만 해마다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주변 환경 구성요소로 제 역할을 다하는 생명력 강한 산야초가 지칭개.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들풀로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밭이나 밭둑, 들녘이나 길가 등 아무 곳이나 비집고 들어설 틈만 있으면 무조건 뿌리부터 내리고 보는 강인함의 상징인 동시에 알고 보면 쓰임새 또한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줄기는 곧게 위로 서고 윗부분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져 나오며 다 자라면 키가 어른 허리이상까지도 자란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꽃이 필 무렵 말라 없어지고 줄기 밑 부분에 달린 잎은 거꾸로 세운 바소꼴의 긴 타원형으로 7~21㎝이고 가장자리엔 톱니가 나 있다. 꽃은 5~7월에 자주색으로 피고 가지와 줄기 끝에 두상화가 1개씩 달리며, 뿌리 윗부분은 자주색으로 굵고 아주 튼실하다.

봄에 쓴맛이 강한 어린 순은 삶아서 나물로 먹을 수 있으며 쓴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아주 살짝 데쳐 찬물에 담궈 충분히 우려낸 후 먹으면 쓴맛은 덜하지만 이른 봄 부족하기 쉬운 영양 보충에는 그만이다. 이렇게 우려낸 후 고추장, 물엿, 마늘, 파, 깨, 식초 등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내면 '지칭개 초고추장무침'이 되는데,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입맛이 확 돌아온다.

굵은 뿌리는 깨끗이 씻고 윗부분은 칼로 긁어내어 반으로 자르거나 칼자루로 다져 된장에 무치거나 된장과 고추장을 섞어서 무쳐 먹어도 좋고, 기름에 콩가루를 입혀 튀겨 먹으면 약간은 달큰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진 제철 먹거리 중 하나가 된다.

쓴맛이 강한 지칭개를 나물로 요리하여 자주 먹으면 심장기능 향상에 좋고 뼈에도 좋으며 몸에 쌓인 어혈을 풀주어 혈액순환 등 성인병 예방에도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민간에서는 봄이나 가을에 전초를 채취하여 물에 씻어 햇볕에 바짝 말렸다가 청열작용, 해독작용, 건위·강심작용, 이뇨작용 등에 활용하고, 치루나 옹종, 악창, 유방염에도 쓰기도 한다. 외상출혈이나 골절상에는 생잎을 짓찧어 즙을 내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자주 씻어주면 좋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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