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대 경영학부교수

[층청의창] 이장희 충북대 경영학부교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난지도 한달이 넘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 국한된 청결문제로 인한 단순문제로 치부되던 것이 수만병의 확진과 수천명의 인명사고로 이어져 세계전염병 위기사태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통계수치에 대한 신뢰성 붕괴로 시작된 우리의 걱정이 ‘남의 일’이 아니었다.

일본의 다이어몬드 프린세스의 감염방지대응이 올림픽 개최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입항을 거부하고 사태를 악화시켜 감염병의 온상이 되었고 세계 각국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란이나 유럽의 사태에 방관하는 자세였지 않는가.

그러는 사이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세기 투입을 하느냐 마느냐로 우왕좌왕했고 우한에서 오는 입국제한만 하고 심각단계 격상을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고 있었다. 급기야는 잠잠해졌으니까 입학식 졸업식도 가능하다, 회식모임이나 소규모 활동은 해도 된다는 섣부른 판단을 하고 말았다. 경제살리기가 절실했던 것은 다 아는 바였지만 아니나 다를까 신천지교회를 매개로 한 집단확진이 급증하는 위기사태를 초래하고 말았다.

물론 폐쇄적인 예배방식 등 교단의 문제도 있지만 구멍 뚫린 감염예방체계가 허술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중일의 코로나19 감염사태는 일상생활의 위축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제약되고 사회활동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엔달러 환율이 올라 가치하락이 되고 GDP 증가율이 하락했고 금시세는 1979년 2차오일쇼크 당시로 환원하는 등 아베노믹스가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소상공인은 임대료 내기도 힘들고 중소기업도 부품공급단절로 공장가동을 중지해야 하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회의정활동도 중지되고 언론사 기자실도 문닫고, 위기대응도 심각단계로 격상된 이 마당에 중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수많은 유학생들로 대학가는 골머리가 아프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효과적인 통제가 필수불가결한데 예산이나 기숙사 수용능력 의료인력이 부족해 스스로 자가격리 이외에는 묘수가 없다. 집단예배를 은밀히 계속 추진하고, 확진자 격리 중 도심을 활보하고, 검사를 거부하는 등 요인을 사전제거하고 규제하는 벌칙강화도 매우 필요하다. 사전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던 것을 무시한 이후에 나타난 이번 사태가 그래서 아쉽다고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상황은 국민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사전규제나 벌칙 강화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2차 예방으로 방역대책이나 정부대책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확진자를 발견해서 접촉자를 격리하는 봉쇄전략은 구멍이 뚫린 상황이므로 지역사회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사망자 최소화 등 인명피해를 줄여 나아가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정확한 상황판단을 위한 정보공유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방역대책본부의 신뢰가 높아지도록 하고 선별 진료 의료기관과 치료병원 지정 및 경제적 지원이 있어야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춘절분위기 망치지 말아야한다’, 일본은 ‘올림픽개최에 걸림돌되고 자국 내에서 감염된게 아니다’, 한국은 ‘정부가 다른 정치적부분을 고려했기에 심각단계 격상이나 중국인 입국제한을 할 수 없다’는 말장난들이 화를 크게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그렇지만 그러는 사이 이스라엘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되레 입국거부당하고, 미국과 동남아국가는 여행제한국가로 지정하고 항공기운항을 취소하는 등 한국을 코로나 거부국가로 낙인찍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신천지 교회를 강제해산시키자’와 ‘중국인을 입국금지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젠 중국을 제외한 코로나19 최대 사망자를 기록한 국가가 될듯하니 걱정이다.

무엇보다도 국민개개인이 위기상황임을 인식하고 스스로 자제하고 행동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정부는 이참에 앞으로 닥쳐올 다양한 신종변형 바이러스 전쟁에 대비해 감염병위기와 관련된 종합대책과 위기관리 매뉴얼을 재정비함으로써 미래위기관리전략을 수립해야한다.

이제는 세계적 대유행병 코로나19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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