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 박사

[충청의 창]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 박사

전국의 초·중등학교 개학을 연기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고 수도권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학교의 개학을 3주 연기하여 23일 개학을 계획하고 있지만 1주일 더 연기하거나 4월 초에 해야 할 것 같다. 대학들도 대부분 개강과 동시에 최소 2주는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교교육은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로부터 시작하여 대학, 또는 대학원에 이르는 제도적 교육을 말한다.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으로서 국가의 교육은 주로 여기에 집중하여 실시된다. 특히 초·중등학교교육은 국가에 의해서 실시되는 공교육이라는 점이다. 국가의 강력한 통제와 재정적 지원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국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이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존 듀이를 중심으로 전개된 진보주의(progressivism)는 교사중심이라는 기존의 틀을 거부하고 아동중심이라는 깃발아래 1920-1930년대 미국 전역을 휩쓸었던 교육이다. 루소의 성선설에 근거한 아동관과 실용주의적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의 목적을 아동의 복지에 두고 흥미위주의 교육을 강조한다. 1940년대부터 시들해지기 시작하더니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발사로 결정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국가경쟁력에서 타국에 뒤처지는 것을 보고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다. 곧바로 배글리를 중심으로 미국교육향상을 위한 본질주의(essentialism) 교육에 착수했다. 교육은 인류가 쌓아놓은 문화유산 속에서 그 정수(精髓), 즉 본질적인 것(essence)을 차세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주개발에 나섰다. 이후 인터넷과 위성항법시스템(GPS)을 개발했고 유인 우주선 아폴로를 달에 착륙시켰다.

오늘 우리의 교육은 어떠한가? 국가경쟁력을 갖추고 있는가? 우리의 교육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교사의 솔선적인 지도를 폐단이라고 규정하여 학교붕괴와 공교육 위기를 가져왔다. 얄팍한 흥미위주의 교육이 고상한 흥미, 영원히 가질 수 있는 흥미의 기회를 박탈하고, 아동들에 대한 지도와 보호라는 교사의 책임성과 지도성을 위축시켰다. 학습량의 부족과 교권의 실추는 곧 학력저하와 사교육 열풍을 가져왔다.

교육에 있어서 아동들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하지만 지나친 자유는 방종이다. 자유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의 통제가 필요하고 교사의 주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교육내용의 구성에서 아동의 관심사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동의 관심만을 중심으로 하여 구성되어서는 안된다. 민주주의 시민으로 권리를 향유해야 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에 필요한 책임과 의무의 훈련도 필요하다.

개학을 기다리는 마음은 꿈과 희망이다. 학교는 본질적으로 가치로움을 지향하는 것이다. 교육은 일정한 의도를 갖고 수행되며 확고한 계획에 의해 전개되어야 한다. 교육은 항상 변하고 있는 잠정적인 것보다 항구적인 것, 현상적인 것보다 본질적인 것, 단편적인 사실보다 원리적인 것을 중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학교교육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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