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닌 등 풍부… 야생 산도라지 유효성분 더 많아

▲ 초롱꽃과 여러해살이풀 도라지.

꿈 많고 뛰어놀기 좋아했던 개구쟁이 초등학교 어린시절 음악책엔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우리민요 도라지타령이 나온다. 그땐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그냥 운율이 좋아 쉽게 따라 불렀었고, 어른이 돼버린 지금 전국 각지 산야로 우리 약초 공부에 푹 빠져 돌아다니다 산도라지를 만나기라도 하면 한순간 가물거리는 아련한 추억 속 여행을 하곤 한다.

도라지는 초롱꽃과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국 산과 들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아주 친근한 산야초로 재배도 많이 한다.

다자라면 키가 1m이상 되는 것도 있고 잎은 대부분 어긋나지만 가끔 돌려나거나 마주나는 것도 있고 잎은 긴 달걀 모양 또는 바소꼴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나 잎자루는 없다.

꽃은 7~9월에 청자색 또는 흰색으로 위를 향해 피고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 종모양의 통꽃으로 청초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많은 사람들 사랑을 받고 있고, 뿌리는 인삼 모양으로 통통하게 생겨 겨울이면 줄기는 말라죽고 땅속뿌리에 영양분을 가득 채웠다 다음해 봄에 새싹을 틔우는데 우리나라 것이 맛과 향, 약성이 제일 띄어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른 봄 새순을 뜯어다 다른 산나물과 함께 끊는 물에 살짝 데쳐 비빔나물로 내거나 맛있게 무치면 새파란 나물 색과 씹히는 맛이 일품인 영양만점 웰빙 먹거리 식단이 된다. 뿌리는 깨끗이 손질하고 방망이로 가볍게 두드려 갖은 양념으로 새콤하게 무치면 입맛 돋우는 도라지 초무침 나물이 된다.

잡채 재료로 생도라지를 넣으면 도라지 잡채가 되고 소금물로 쓴맛을 우려내고 고추장과 양념으로 도라지에발라가면서 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우면 맛있는 별미 통도라지구이가 된다. 뿌리 손질할 때 겉껍질을 벗기거나 소금물에 담그면 쓴맛과 아린 맛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어 먹기에 좋다.

민간에서는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채취한 뿌리를 햇빛에 말렸다가 약으로 쓰는데, 사포닌과 탄수화물, 칼슘, 인, 철, 비타민b와c, 섬유질 등이 풍부하여 감기로 목이 아프거나 기침이 많이 나고 가래가 심할 때 주전자에 감초와 함께 넣고 푹 끓였다가 조금씩 여러 번에 나눠 수시로 마시면 한결 좋다.

특히 사포닌 성분은 기관지의 분비기능을 항진시켜 급만성 편도선염, 기관지염, 화농성 기관지염, 인후염 등 각종 기관지 질환에 많은 도움이 되며 최근엔 간기능 향상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자료가 나오고 있다.

도라지는 재배한 것보다 야생 산도라지가 훨씬 유효한 성분이 많고 또 오래 묵은 것일수록 더 좋은데 20년 이상 묵은 것은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정력 감퇴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뿌리를 말렸다가 차(茶)로 끓여먹거나 뿌리를 소주에 주침하면 인삼 비슷한 향과 약간 쓴맛과 담백한 맛이 어우러진 담황색 술이 되는데, 저녁에 반주로 한 두 잔씩 하면 기침과 담, 천식, 해열, 폐기(肺氣)보호, 식용증진, 자양강장, 잔기침에 좋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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