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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야 놀자!] 저작물의 ‘창작성’,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고 보호할 것인가?조태진 변호사
박지영 기자  |  news02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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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9  16: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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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상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의미한다(제2조 제1호 참조). 즉, 해당 저작물이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것이 ①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특히 지적·문화적 영역에서 ② 외부로 표현한 것이어야 하고 ③ 무엇보다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 실무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해당 저작물의 창작성이 인정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우리 법원은 창작성의 의미에 대하여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어도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므로,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판결 등 참조)’고 판시 한 바 있다. 이러한 판례를 살펴보더라도 여전히 저작물의 ‘창작성’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좀 더 살펴보자.

   
 

가령, 디즈니 만화영화 속의 달마시안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개의 모양을 섬유직물의 원단 등에 복제하여 판매한 행위는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지만(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2도446판결 참조), ‘운전면허 학과시험 문제집’ 및 ‘운전면허 2주 완성 문제집’의 각 표지 하단에 인쇄된 ‘크라운출판사’라는 부분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서적의 제호나 저작자 또는 출판사의 상호에 불과하다고 보아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부정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273판결 참조). 즉, 디즈니 만화영화 캐릭터는 작자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이 드러난 것이지만, 서적의 제호나 저작자 또는 출판사의 상호는 작자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논리로 대법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의 승리를 기원하여 만든 이른바 ‘히딩크 넥타이’는 해당 도안이 우리 민족 전래의 태극문양 및 팔괘문양을 상하 좌우 연속 반복한 넥타이 도안으로서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에 해당하여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본 반면(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도7572판결), 광고용 카탈로그의 제작을 위하여 제품 자체만을 충실하게 표현한 사진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 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드러난다고 보기 어려워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보았다(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판결 참조).

특별히 사진저작물과 관련해서는 가장 잘 알려진 사건으로 소위 ‘솔섬 사진 사건’이 있다. 영국 사진작가인 마이클 케나는 2007년 강원 삼척시 원덕읍의 한 섬을 촬영해 ‘솔섬’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고, 대한항공은 2011년 TV와 인터넷 광고에서 같은 섬을 찍은 아마추어 사진작가 김성필씨의 사진을 사용하였는데, 비록 사진작가는 다르지만 같은 섬을 같은 컨셉으로 촬영한 만큼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이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자연 풍경물을 대상으로 하는 저작물은 같거나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창작의 범위가 제한돼 있다고 전제한 뒤, 촬영대상이 자연물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피사체의 선정은 창작성이 없고, 구도의 설정과 카메라 각도의 설정은 창작성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밝혔다.

또한 창작적 표현 요소의 근거가 되는 빛의 방향이나 양 조절, 촬영 방법 등을 봤을 때 마이클 케나 쪽의 저작물은 수묵화 풍의 정적인 인상을 주는 반면, 피고 쪽은 일출시의 역동적인 인상을 줘 느낌이 명백히 다르다며 전체적으로 유사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서울고등법원 2014. 12. 4. 선고 2014나2011480판결 참조).

다만 주의할 점은 이 사건에 대하여 ‘자연풍경물’을 촬영한 사진에는 항상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 지어서는 안 되고 ‘자연풍경물’을 대상으로는 그 만큼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판 과정에서 마이클 케나 측이 패소한 이유는 실제로 2007년 발표된 마이클 케나의 작품 ‘솔섬’ 역시 2006년 제2회 삼척관광 전국사진공모전에서 솔섬을 주제로 한 ‘호산의 여명’이라는 작품과 거의 유사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반증이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제시되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하여 법원은 ‘사진의 중앙 부근에 솔섬이 위치하고 있고, 하늘과 나무의 반영(反影)이 물에 나타나는 표현하는 것’은 마이클 케나만의 독창적인 촬영기법이 아닌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촬영기법으로 본 것이다. 

 

<약력>

한양대학교 법학과,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졸업

   
▲ 조태진 변호사

사법연수원 제39기 수료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 / 변리사

㈜굿위드연구소 자문 변호사

대한특허변호사회 이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 고문변호사

사단법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고문변호사

(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전)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이코노믹리뷰 / 삼성생명 WM 법률칼럼니스트

내일신문 경제칼럼니스트

충청일보 ‘경제야 놀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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