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대 경영학부 교수

 

[충청의 창] 이장희 충북대 경영학부 교수 

지난 4월 15일 치러진 21대 총선 국회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비례대표 포함 180석의 거대 여당을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이로써 20대총선, 19대 대선, 제7회 지방선거에 이어 21대 총선 등 네 번 실시된 전국적 선거에서 이긴 셈이다.

흔히들 얘기하듯이 영남은 미래통합당,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배적이고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우세이므로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는 당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도 기조는 이와 유사하다. 전국의 선거결과 지도를 보면 오른쪽은 분홍색, 왼편은 파랑색이 되었는데, 압승의 결과는 박빙의 수도권 판세가 10% 일방적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충청의 승리를 경시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국면은 코로나19이다. 확진자 증가로 총선연기론이 제기되기도 했고, 조국사태로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양분된 국론분열의 위기에서 연동형비례제 선거법개정의 후유증이 있었지만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최대위기 상황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신천지코로나 사태로 세계여론 비난대상 국가로 전락, 마스크부재의 정부 비난에 이어 WHO의 팬더믹 선언이 있었으나 우리나라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죽음을 무릅쓴 희생에 국난극복의 계기를 만들었다.

위기를 기회로 국면전환됨은 정부가 잘한 것도 있지만 나타난 상황변수가 이번 총선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미래를 향한 통합보다는 과거에 집착하고 분열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변화와 정권심판코로나19로 환자가 사망하는 뉴스를 보면서 안정적인 경제생활이 가능한 국난극복이 최대쟁점이자 화두로 부상했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과거 고무신 선거를 연상시킬 수도 있었지만 대안도 없이 우왕좌왕하면서, 생계와 일상생활이 무너져버린 지금 재난지원금은 단비와 같은 효과였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차라리 지원금을 현금살포라고 끝까지 버티며 주장하든지 해야지 뒤늦게 전 국민에 더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논리대응은 커다란 전략적실수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의 붕괴로 바닥난 흉흉한 민심이 정부를 상대로 성토하고 있었는데, 역으로 생활전선에 매달려 허덕이던 50대의 반란이 중요한 변수였던 것이다. 정의당과 민생당의 연동형비례 꼼수 비판에 이어 조국사태, 당대표 실언, 법무장관 구설수로 호사가들은 150대 130으로 점치고 있었지만 수도권에서 박빙승차가 180대 100으로 결판나 버렸다. 코로나로 시작된 이번 총선에서 ‘쓰리썸’ ‘쓰레기당’ ‘노인되면 장애인된다’ ‘촌구석’ ‘성상품화 방송’ 등의 막말파동에서 그나마 공천파동을 적게 겪은 정당이 승리한 것이고, 지도력부재는 똑같으나 조직갈등이 덜한 쪽이 승자인 셈이다.

아무튼 지금은 글로벌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최대 위기국면이다. 이를 잘 극복하라는 국민의 명령인만큼 세계경제 흐름을 잘 살피고 정책효과와 방만해질 수도 있는 재정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경제는 실업대란 우려와 장기화된 구조적 위기에 봉착해 있음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미래통합당은 믿음이 안가서 못찍고 연동형비례제 꼼수 덕 보려는 군소정당에겐 표를 줄 소 없다는 것이 중도층의 표심이다.

이제 시대는 좌익과 우익,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을 벗어난지 오래이다. 경제상황이 더 나빠져 위기가 닥쳐오면 동물먹이 예산이 부족해 ‘동물원 잔혹사‘처럼 서로 먹고 물리는 생존사가 인간사회에도 다가올 수 있다. 무대책 무개념 무감수성보다는 전략적 위기관리가 필요하고 선진화된 믿음의 정치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승자도 패자도 이젠 잊고 국민들을 위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민생정치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