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철
청주대 교수
여야는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대립의 연속이다. 사안 마다 어쩌면 그렇게 대립하는지, 국민을 위한 몸부림이라고는 하지만 그 진정성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은 늘어만 가는데 정치권은 예전 행태에서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정치에 영원한 적과 아군은 없다고 한다. 사안에 따라 어제의 동지가 반대편에 서기도 하고, 어제의 적과 손을 잡기도 하는 일이 예사이며 이것이 정치력이다. 정치력이란 정치적인 역량이나 수완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정치 행태는 민생 해결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당리당략에 의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과 비난으로 몰아붙이는 세몰이만 있을 뿐이다. 민초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조차 힘겨운데 정치권은 민초들의 고충을 어쩌면 저리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지 놀랍다.

오늘날은 예전처럼 tv와 신문이 주를 이루던 시대가 아니라 전 세계 어디든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인터넷 매체의 시대이다. 9시 뉴스를 보는 시청자와 신문 구독자는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지만,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의 대상은 젊은 층이 주를 이룬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신문과 텔레비전에 의존하던 때와는 달라진 환경에 우리는 살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인터넷 뉴스보다 반응이 더 빨라진 트위터(twitter)가 미국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위터의 특징은 즉시성, 신속성, 이동성, 개방성이다. 이러한 트위터의 등장으로 언론 통제나 왜곡은 어렵게 될 전망이다.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와 소통이 가능해짐은 기존 언론의 강력한 경쟁 수단이 등장한 것이다. 통제와 감시, 왜곡으로는 더 이상 진실을 덮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트위터는 최근 이란 대선 결과 불복 시위대의 속보 수단으로 쓰여 cnn 등 기존 미디어를 능가하는 놀라움을 보여줬다.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뉴스 채널인 cnn조차 신속성에서 트위터에 밀렸다면 놀라운 일이다.

이렇듯 정보의 개방성은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세상사 흐름을 실시간으로 알게 하기 때문에 추후 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보여 투표에 참여한다면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국민이 등 돌린 정치는 죽은 정치다. 그러기 전에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내년 지방단체장 선거를 눈앞에 두고 현 단체장들이 속속 출마 여부를 발표하고 있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국민들은 늘어만 가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그들만의 잔치에 몰입하고 있다.

옛날처럼 왜곡과 통제로 힘을 쓸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들의 눈과 귀를 통제하고 왜곡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 정치권도 이제는 달라져야 하고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이 고통에 빠져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말로만 걱정하는 건 이미 하도 많이 봐와서 식상하다. 행동하는 모습을 정치권은 보여줘야 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세 싸움을 보는 국민의 눈길은 그 어느 정권 때보다 싸늘하다. 고용불안과 금융 불안 등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국민은 불안스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국회는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상대방을 압박하고 몰아세우기보다 하루 빨리 정치력을 발휘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양비론으로 말하자면 양쪽 다 잘못이지만 그래도 권력을 쥔 여권에서 정치력 회복을 위한 단초를 제공했으면 한다. 비정규직 문제 하나만 봐도 여야가 이 문제를 정치력으로 풀지 못하고 힘으로 세몰이를 한다면 우리나라 정치권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권의 움직임을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상세히 보고 기억해 두었다가 투표로 심판하게 될 것이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정치권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고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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