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모든 산업 경쟁력 높여 4차산업혁명 도약 기회로

▲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방사광가속기 충북 청주 오창 유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청일보 배명식 기자]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충북 청주 오창 유치에 가장 큰 공로자다. 변재일 국회의원(청주 청원)이 방사광가속기 추가 구축을 정부에 주장하고 관철시킨 장본인이라면 이 지사는 청주 오창 유치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2008년 가속기 유치에 실패한 이후인 2010년 도지사로 취임했음에도 방사광가속기의 필요성을 인지, 유치를 위한 준비를 꾸준히 이어갔다. 꾸준하고 오랜 준비로 청주 오창 유치라는 큰 성과를 거둔 이시종 지사를 만나 유치 과정과 향후 추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소감은.
"먼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큰 어려움 속에서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우리 충북 오창에 유치될 수 있도록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560만 충청 시·도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준 덕택이다. 오창 방사광가속기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청주 오창이 선정될 수 있었던 요인은.
우리도는 2008년 한 차례 유치에 실패한 이후 대정부 건의 22회, 대통령 건의, 전문가 자문단 구성 및 간담회 50여 회, 국회 및 지역토론회 2회, 도 자체용역 실시 등 방사광가속기 추가 구축을 위해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해 왔다. 이런 선제적 준비가 큰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 또 최고의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충청지역 정계·경제계·학계·체육계 등 모든 주민들이 힘을 모아주는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오송을 방문했을 당시 방사광가속기를 강력히 건의했고 이것이 뇌리에 각인된 듯하다. 여기에 7월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방사광가속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수출규제라는 독이 충북에는 약이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전 중이온 가속기 완공 전까지 가속기는 없을 것이란 방침을 바꿔서 문 대통령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변재일 의원과 함께 정부에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계속 건의해 왔다. 직원들도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고생이 많았다. 더 먼저 더 오랫동안 준비한 것이 이번 유치 결정에 큰 힘이 된 것 같다. '준비된 재수생'이란 이미지가 심사위원들에게 큰 강점으로 인식된 것 같다."

-다른 후보지역보다 유치에 먼저 뛰어들게 된 배경은.
"경제성장률 전국 1위(2018년 6.3% 제조업 비중 49.1%)의 충북이 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 산업 등 세계적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선 방사광가속기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왔다. 방사광가속기의 추가 필요성을 다른 지역보다 먼저 인지하고 2008년부터 준비해 왔다. 2008년 MB정부 시절 유치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당시 유치를 위해 입지조건 등을 검토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가속기 추가 구축계획이 없다는 방침에 따라 잠시 주춤했지만 꿈을 접지 않았다. 2018년말부터 중앙정부에 추가 구축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고 도 자체 수요분석과 타당성 용역을 수행했다. 2019년 5월 문재인 대통령 건의로 과기부에서 가속기 추가 구축 적극 검토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고 충북은 선제적 계획 수립으로 다른 지자체보다 발 빠르고 내실있게 대응할 수 있었다."

-코피를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슨 일이었나.
"유치 계획과 관련한 서류를 직접 정리하다가 코피를 쏟았다. 정치적 영향이 없다면 '페이퍼 워크'(서류작업) 싸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객관적으로 청주의 입지가 좋다고 해도 설명이 안 되면 점수를 낮게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좋다는 점을 정확히 서류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결국 모든 것이 도지사의 책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페이퍼 워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최대한 현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직원들과 함께 많이 고생했다."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따른 파급 효과는.
"충북 핵심 산업인 반도체·바이오·에너지·자동차 등의 기초과학 육성은 물론 모든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의 보고(寶庫)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장기적으로는 연관 산업체·연구기관·공공기관 등이 대거 이전해 청주가 세계적인 과학도시로 성장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방사광가속기 구축으로 총 4조6196억원의 최종수요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9조2825억원의 생산유발효과, 2조9310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3만8402명의 취업유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적으로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 중 충북은 5조2845억원의 생산, 1조7948억원의 부가가치, 2만858명의 취업이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유발효과는 전국의 56.9%, 부가가치유발효과는 61.2%, 취업유발효과는 54.3% 수준이다."

-활성화 및 조기 추진을 위한 지원 계획은.
"이번 오창에 건립되는 방사광가속기는 충청권이라는 특정지역만을 위한 지역균형발전이 아닌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다. 연구성과(혜택)를 누구나 골고루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균형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우선 부지·진입도로·공업용수·도시가스 등 기본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어 방사광가속기 운영비를 분담 지원하고 소·부·장비 테스트베드, KTX오송역에서 부지까지 전용도로·보조도로 개설 등 추가 인프라도 구축할 생각이다. 2024년 방사광가속기 활용지원센터 구축·운영, 2028년 방사광가속기 응급활용 119서비스 제공, 2026년 방사광가속기 D.N.A.센터 운영, 2027년 중소기업(청년·여성 포함) 빔라인 이용료 지원 등 방사광가속기 활용 극대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향후 추진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도에서 사이언스 아카데미 빌리지, 오창 지식산업복합센터, 오송 국제컨벤션센터 등을 추진 중이다. 이런 대규모 개발 사업들을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사이언스 빌리지는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은퇴 과학자들을 국내로 불러 연구와 은퇴 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타운)를 만드는 사업이다. 오창 지식산업복합센터는 회의실, 숙박시설, 컨벤션 등을 한 곳에 세워 관련 산업을 부흥시키고 돕는 사업이다. 이 사업들이 방사광가속기 선정 과정에서 '정주여건' 부문과 딱 맞아 떨어졌다. 유치가 결정된 이후에는 이들 사업을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바꿨고 사업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해 개발시킨다는 대외적 명분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큰 계획들이 서로서로 맞물리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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