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능희 옥천·영동 주재 부국장

[이능희 옥천·영동 주재 부국장]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석 달이 지났다. 

충북 옥천군과 영동군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 전 군민이 똘똘 뭉쳐 도내에서 유일하게 청정지역을 사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전국적으로 모범을 보이며 극복하고 있다.

14일 현재 옥천군과 영동군은 코로나19 관련해 총 1264명의 검체 검사를 했으나 확진자는 없고 모두 음성으로 판명돼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옥천 장령산자연휴양림에는 지난 3월 25일부터 20명의 해외입국자가 임시생활을 했고, 지난달 30일 입소자가 모두 퇴소했다.

보건당국의 철저한 방역과 즉각적인 조치, 군민의 철저한 생활수칙 준수가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한 단계 완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옥천군은 도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매주 금요일 지역사회와 손잡고 민·관 합동 일제 방역의 날을 운영해 범 군민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영동군도 한 달여 동안 공무원 996명, 자원봉사자 921명을 거점체온측정소 5곳에 투입해 운전자 등 13만2589명의 발열 검사를 진행하는 등 물샐 틈 없는 방역작전을 펼쳤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위기 극복의 리더십도 빛났다.

김재종 옥천군수와 박세복 영동군수는 직접 골목 곳곳에 소독약을 뿌리고 방역작업을 진두지휘하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 데 앞장섰다.

무엇보다 석 달 넘게 비상 근무를 하며 묵묵히 소임 다한 보건소 직원들이 '숨은 영웅'들이다.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선별진료소 근무자들은 우주복과 비슷한 전신보호복(레벨D)과 N95 마스크, 고글과 장갑 등을 착용해 30분만 지나도 숨이 턱 막힐 지경이지만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사명감으로 버텼다.

최근 해외입국자 임시생활 시설인 장령산자연휴양림을 퇴소한 해외 입국 여성 A씨(24)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코로나19 확산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집단감염의 위험은 여전한 상황이다.  

개인의 철저한 생활 방역 이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일순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손 씻기, 개인 간 최대한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키는 데 절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맞서 최일선에서 밤낮없이 일하고 있는 '숨은 영웅'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사라진 일상'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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