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 장태산 용태울

봄바람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가족과 함께 나가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대전 근교 장태산의 버들개지 벌써 물이 올랐다. 용태울 저수지에 녹아드는 저녁해가 휴일 나들이객의 발길을 오래 묶어두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가벼운 발걸음를 허락하는 장태산에도 봄빛이 가득하다. 봄맞이를 서둘러온 장태산 계곡 버들개지에는 벌써 물이 올랐다.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인지 산새들의 소리도 더 크게 들린다. 장태산은 대전 남서쪽에 위치한 해발 186미터. 30만평 규모의 자그마한 산이다. 이곳에 조성된 휴양림은 이미 대전시민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돌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지도에도 잘 표시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산이다. 여름철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사람이 넘쳐났지만 겨울넘이를 하는 장태산은 가끔 서로를 찾는 산새들의 지저귐뿐이다. 이곳 휴양림은 수십년 된 메타세콰이서 숲이 장관을 이룬다. 한여름에는 20m 쯤 되는 나무 숲을 지나다 보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하지만 낙엽이 다 지고 겨울을 지나 새로 옷을 갈아 입으려는 지금은 아직 붉은 갈색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의 산림은 자연상태의 잡목 숲에 우리 고유의 수종인 밤나무 잣나무 등의 유실수와 소나무 두충나무 등이 계획조림 돼 있고,미국에서 들여온 메타세콰이어와 독일 가문비 나무 등 외래 수종이 섞여 있다. 새 잎이 돋기까지는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만 앙상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여름의 무성함과는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저녁 무렵이면 메타세콰이어나무 뒤로 떨어지는 석양이 붉으스름한 나무색과 어울려 쓸쓸함을 더한다. 한참을 걷다 중턱에 다다르면 산책로 주변에 통나무로 지어진 산막을 만나게 된다.
은행나무집, 싸리나무집, 밤나무집, 등의 이름이 붙여진 이들 산막은 숲속의 집 10채산림문화 휴양관 1채로 여행객들에게 하루 숙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장 평수가 작은 방(33㎡)형은 요즘은 비수기라서 1채를 이용 할 경우 하루 6만원(성수기 8만원)만 내면된다. 단체객을 위한 숙소도 마련돼 있어 대형(181㎡) 1실 60인 이하의 경우 20만원이다.
저마다 무슨 말이라도 주고 받을 성 싶은데 아직 바람이 차게 느껴져서 인지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벌써 석양이 드는 서쪽하늘을 보다 산 아래로 눈을 돌리면 산아래 용태을 저수지는 쏟아지는 낙조에 몸을 씻는 비단 잉어들의 부산함이 느껴지는 듯 하다.☞찾아가는 길장태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려면 대전 남부순환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
회덕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로 접어든 후 다시 서대전 분기점에서 서대전 나들목이 있는 남부순환고속도로로 들어선다.서대전 나들목을 나서면 바로 대전과 논산을 잇는 4번 국도를 만나게 되고 여기서 우회전해 대전방향으로 달리면 가수원 사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다시 우회전하면 장태산휴양림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이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 하면 장태산휴양림으로 이어진다.

/박근주 기자 g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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