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신경안정·각종 피부질환 등 효과

▲ 콩과에 딸린 낙엽관목 자귀나무.

세상에 피어나는 풀이나 나무들의 꽃을 보고 마음이 순수해지고 동심으로 돌아가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처럼 식물들의 꽃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는 마력이 분명히 있다.

특히 연분홍빛 솜털처럼 생겨 우산모양으로 모여 피어나는 이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고 황홀하여 눈물나도록 행복하게 만드는 꽃을 가진 나무가 있는데 바로 자귀나무.

마주나는 잎이 밤만 되면 어김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애틋하게 감싸듯 서로 다정하게 포개어진다하여 '합환목(合歡木)'이란 또 다른 이름을 가졌다. 예전엔 양반집 정원에 이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부부의 좋은 금실이나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자귀나무는 콩과에 딸린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 산과 들 양지바른 곳에 잘 자라고 키가 5m이상까지도 크며 줄기는 굽거나 약간 드러눕는다.

잎은 깃털모양의 작은 잎들이 서로 마주나고 복엽형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보통 마주나기로 달리는 복엽은 짝을 이루다가 마지막에 가면 하나가 남아 짝이 없는데 비해 이는 모두가 자기 짝을 찾아 외톨이가 하나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꽃은 여름철 우산모양으로 한 덩어리를 형성하여 연분홍색으로 6~7월에 20개정도씩 산형으로 피어나는데 끝부분은 연분홍색이지만 아래 부분은 흰색에 가까운 솜털모양으로 매우 화려하고 특이하며 유난히 인상적이다.

열매는 9∼10월경 콩깍지 모양으로 어른 손으로 한 뼘 정도로 길게 드리우고 편평한 꼬투리 형태로 5∼6개의 종자가 들어있다.

민간에서는 봄이나 가을철에 껍질을 벗겨 흐르는 물에 5일쯤 담궜다가 햇빛에 바짝 말린 후 물에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으면 허리 아픈데, 타박상, 어혈, 골절통, 근골통 등 전신이 쑤시고 아픈데 귀한 약재로 활용하였는데 다른 약초와 달리 물에 담그고 햇빛에 말려야 약성이 더 강해지고 효과가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또 종기와 습진, 피부가 짓무르는 등 각종 피부질환에 껍질을 가루 내어 참기름과 반죽하여 아픈 부위에 여러 번 발라주면 신기할 만큼 잘 듣는다.

잎을 불에 태워 고약을 만들어 붙이면 통증이 사라지는 등 골절치료에 매우 좋고 잎을 차로 덖으나 말렸다가 차(茶)처럼 늘 끓여 마시면 부부 금술이 좋아지고 가정이 화목해 진다는 얘기도 있으니 활용해 볼만하다.

말려둔 껍질을 가루 내어 식사 후 한 숟갈씩 오래 동안 복용하면 정신을 맑게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몸이 나는 듯 가벼워지고 다리가 튼튼해지며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여름철 꽃이 필 때 꽃봉오리채로 채취하여 말렸다가 가루 내어 물에 끓이거나 달여 먹을 수도 있고, 소주에 주침하여 어두운 곳에 6개월쯤 숙성시키면 남녀규방주(男女閨房酒)가 되는데 흥분효과, 최음, 최면효과가 있어 잠자기전 부부가 함께 나눠 마시면 더없이 좋고 기관지염, 천식, 불면증, 폐염 등에도 효과가 훌륭하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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