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충북대 교수

 

[충청의창] 김성수 충북대 교수

세상에 사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 자연에 적응하여 살아야지! 그러나, 자연에 적응한다는 것이 자연이 휘두르는 대로 휘둘리며 산다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인간은 자연을 잘 이용하는 존재라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집중호우로 비바람이 몰아친 지구촌은 상당 기간 아수라장 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인간의 생명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다. 인간의 삶은 환경에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의 변화만 허용한다. 허용범위를 벗어나면 견딜 수 없는 자연재해로 귀결된다. 이렇듯 인간의 삶은 연약한(?) 형태로 존재한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자연현상이 조금만(?) 변해도 인간의 삶은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 물리적 인간 자체는 나약(?)할지라도, 외부 환경에 대응해 나온 역사를 보면, 인간은 결코 나약하지 않다. 인간이 대단한 것은,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변형시켜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 사용하는 존재이다. 인간자체는 본능적으로 자연에 굴복하여 살아가는 것을 적응하여 살아간다는 말로 자신을 합리화 하지 않는다.

물론, 아직은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을 아직은 습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은 꾸준히 자연을 극복하는 방법들을 강구하여 왔다. 현재의 과학의 발달이 필요에 의한 대응으로 진화되어 온 것이 현재의 과학이라면 어불성설은 아닐 것이다. 재난은 그저 발생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대비책이 없는 경우에 발생하는 피해가 재난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라 한다. 아니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가 아니라, 물 관리가 부족한 국가인 것은 아닐까? 재해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재해는 슬기롭게 막으면 재해가 엄청난 자원을 획득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현재의 과학이 제공하는 기술의 상태에서, 재해 발생을 방지하는 방안과 기술을 최적화하고 있는가를 면밀히 검토하여야 한다. 현재의 기술이 미흡하다면, 그 부분을 채우려는 근본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의 생명과 자산을 보호하는 최적화된 과학적 시스템으로 과연 어떤 것을 우리는 지니고 있는가? 아직도 우리는 불난 후에 물 푸러 양동이를 찾아 돌아다는 것은 아닐까? 정치적이나 행정적인 대책은 사후약방문일 경우가 허다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현실에 바탕을 둔 과학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비바람은 올해만 그리 매섭게 불어 닥친 것은 아니다. 이 비바람은 내년에도 우리에게 또 불어 닥칠 것이고, 그 다음 해도, 또 그 다음해도, 재해는 약속하지 않았음에도 분명히 찾아 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재해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는 관련된 과학적인 대책이 근본적으로 연구개발 되어야 한다. 몇 명이 죽고, 얼마의 피해가 나고, 얼마의 보상을 해주고, 국민의 세금만이 해법을 찾아 쓰여 지고 마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모든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인간의 생각의 틀도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자연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에 따른 재해도 변화 없이 인간의 주위에 머무를 것이다. 인공지능이니 대량 데이터니 말만 무성했지, 실질적으로 이번 여름의 집중호우에 대한 대책이나 예측 등에 따른 대책이 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집중호우의 데이터가 아직 완벽하게 구축되지 못했다고도 한다. 모든 재해가 그렇듯이, 장마와 산사태는 해마다 잘 넘어가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와 이미 발생한 자료들을 분석 연구하여, 재해를 최소화 하는 우리의 행정적이나 정치적인 차원과 더불어 과학적인 대책방안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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