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재국 청주 세광중교사 문학평론가 |
이상은 2007년 시범운영을 거쳐 두 해째를 맞이한 2009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들의 사례이다.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들은 주로 전문 영역에 관심을 갖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다. 각종 대회에 참여하거나 논문 발표, 자격증 취득 등 해당분야에 남다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입학사정관제'는 입학사정관이 학생 개인의 잠재적 역량, 특기와 적성, 창의적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사정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아울러 책임감과 봉사정신, 리더십과 역경극복 능력 등 다양한 요소와 모집학과의 특성을 고려한 다면적 평가로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미래사회에 대비하여 성적 위주의 획일적 선발보다는 학생들의 다양한 잠재력을 보고 발굴, 선발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기존의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 즉 지금 몇 문제 더 풀어내는 학생보다는 미래에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이면서도 잠재적 역량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입학사정관제도는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도를 벤치마킹해 운영하고 있다. <타임스>가 세계 2위 대학으로 선정한 uc버클리대 앤드 루카 입학부처장은 입학사정관제의 학생평가 방법과 입학 절차의 공정성을 강조하였다. 이 대학의 입학정책 목표는 학업능력 뿐만 아니라 개인적 측면에서도 우수한 재능을 겸비한 학생을 선발하는데 있다.
입학지원서에는 가정환경, sat, act 등의 시험 성적, 수상 경력 등을 기재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과외활동, 지도자 역할 및 봉사활동, 아웃리치 프로그램에 대한 참석 여부를 밝히고, 원고지 1000자 정도로 두 가지 종류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특히 학업성취도, 업적, 기회ㆍ도전과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 등을 검토한다. 최종적 학생 선발 시에는 단순한 평가 수치보다는 종합적 관점의 맥락을 더욱 중시하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가 우리 교육 현실에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도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제도 자체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대책이 요청된다. 다음으로, 대학에서는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입학사정관의 수적인 확대와 전문성 제고 및 인프라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구체적이면서도 객관적인 학생 평가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한 학업성적보다는 리더십과 봉사정신, 희생정신, 인성, 창의성 등의 잠재적 능력을 다양하게 평가하는 포괄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겠다.
새롭게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는 가히 우리 교육계의 혁명이라 할 만하다. 입학사정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입시위주의 우리 교육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변하는데 공급자인 중·고등학교가 변하지 않을 배짱이 있겠는가. 성적보다는 다양한 특기를 지닌 학생을 선발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만 누구 말처럼 '상유정책 하유대책(上有政策 下有對策)' 즉 위에서 정책을 추진하면 아래에서는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이 있을까 염려스러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