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혈작용·피로회복·자양강장 등에 으뜸

▲ 수련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수초 연(蓮).

더러운 뻘과 같은 진흙탕 속에서 자신의 뿌리를 박고 살지만 결코 잎이나 꽃에는 일체의 더러움을 용납하지 않는 자존심과 고귀함을 간직한 식물. 뿌리부터 잎, 꽃, 열매, 씨앗까지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사람들에게 전부를 통째로 내어 주는 쓰임새 다양하고 숭고한 아름다움의 대표 주자가 바로 연(蓮).

연은 수련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수초로 전국 어디든 연못이나 저수지에서 잘 자라며, 최근에는 논에 물을 가두고 연을 심어 약용식물로 재배하기도 하고 연꽃 축제의 볼거리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 자라면 키가 1∼2m나 되고 잎은 뿌리줄기에서 나온 잎자루 끝에 지름이 40㎝ 정도의 방패처럼 생겼는데 물에 젖지 않고 잘 흘러내려 어릴 때 제일 큰 것을 꺾어 비 오는 날 우산 대신 덮어 쓰고 골목길을 깔깔대며 뛰어 놀기도 했다. 잎자루 겉엔 가시가 있고 안에는 구멍이 있어 땅속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꽃은 7∼8월 분홍색 또는 흰색 등으로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리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의 꽃잎은 지름이 10∼25㎝로 꽃줄기에 가시가 나 있다. 뿌리줄기는 굵고 튼실하며 옆으로 뻗어가고 마디가 많이 생긴다.

연근(蓮根)을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우선 얇게 썰어 참기름과 불린 쌀을 함께 달달 볶다가 쌀뜨물을 붓고 밥알이 적당히 퍼지도록 끓여내면 영양만점의 웰빙 연근죽. 연잎에 불린 찹쌀과 삶은 팥, 연밥을 담고 무명실로 단단히 묶어 찐 후 꿀과 소금 등을 첨가하여 다시 쪄내면 연근밥. 또 대추와 배, 밤, 미나리 그리고 김치 양념을 연근과 잘 버무려 3일쯤 익히면 맛있고 독특한 연근김치. 그 외 연근찜, 연근전, 연근빈대떡, 연근튀김, 연근볶음 등 다양하고 몸에 좋은 약선 요리로 해 먹을 수 있다.

민간에서는 가을이나 겨울, 이른 봄에 뿌리줄기를 채취하여 깨끗이 씻고 잔뿌리를 정리한 다음 마디 부분을 잘라 햇볕에 바짝 말렸다가 약용으로 쓰는데, 심신이 피곤하고 힘이 없을 때 피로회복제와 자양강장제로 활용하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압을 낮추는데 이용하면 좋다. 생것을 그대로 즙을 내어 먹으면 타닌과 철성분이 많아 코피, 자궁 출혈, 대소변 출혈, 토혈 등 각종 출혈에 뛰어난 지혈작용을 하고 기침과 감기, 천식에 꿀과 죽염을 넣어 마시면 효과적이며 몸에 기운과 저항력을 높여 주고 열을 내리고 어혈을 제거하는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쪄서 익힌 후 복용하면 비장을 튼튼히 하고 식욕을 돋우며 혈을 보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고 한다.

잎을 잘게 썰어 말렸다가 주전자에 끓여 마시면 간 해독기능을 좋게 하고 위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며, 여름철 설사, 부종, 각종 출혈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잎을 녹차처럼 덖어 연잎차로 활용해도 좋고, 꽃을 찜통에 쪄서 말렸다가 찻잔에 물을 붓고 우려내면 은은한 향이 좋은 연꽃차가 되는데, 늘 마시면 마음이 안정되고 몸을 가벼워지며 정액이 흐르는 활정, 몽정, 조루에도 좋다.

활짝 핀 꽃을 깨끗이 씻고 꽃술을 제거하여 물기가 가시는 데로 소주에 주침하면 약간 쓴맛과 단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 담황색 연화주(蓮花酒)가 되는데 피로회복, 자양강장, 조혈, 야뇨증에 으뜸이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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