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초, 쌈 재료 활용 시 싱그럽고 산뜻한 맛 일품

▲ 돌나물과 여러해살이 산야초 기린초.

건강한 사람의 피부는 누가 봐도 윤기가 흐르고 깨끗하다. 식물 중에도 사람의 피부처럼 기름기가 흐르며 싱싱해 보이는 것들이 가끔 있다. 이들 가운데 척박한 바위틈에서도 갖은 자양분을 흡수하며 강인한 생명력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범상치 않은 산야초가 바로 기린초.

기린초란 이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목이 긴 동물 기린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중국 고대 전설 속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 기린의 뿔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산야초로 주로 전국 산지의 양지바른 바위틈에 자라는데 다 자라면 키가 20㎝ 안팎까지 자라고 줄기는 곧게 서며 여러 개의 줄기가 모여 나고 원주형으로 녹색을 띈다. 잎은 어긋나고 주걱 모양으로 두툼하게 살이 찐 다육질로 잎 가장자리엔 무딘 톱니가 둥글게 나 있으며 색은 진하지 않고 은은한 빛이 돌기도 한다.

여름에 노란색으로 꽃이 피는데 언뜻 보면 단지 작고 앙증맞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뽀족한 5장의 꽃잎이 모여 아름다운 꽃송이를 이루며 이들이 또 몇 개씩 옹기종기 모여 환상적인 모습을 만든다. 열매는 골돌과로 5개씩 모여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별 모양을 하고 있으며 뿌리는 굵은 것이 비바람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튼튼해 보인다.

옛날에는 구황식물로 배고픔을 달래 주었고 오늘날에는 맛있는 산나물로 활용되는데 이른 봄 새순을 뜯어다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후 잘 말려 묵나물로 저장했다가 먹거리가 바닥나고 몸에 영양분이 부족한 겨울철에 꺼내어 물에 잘 불렸다가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해 무쳐 먹으면 맛과 영양에서 전혀 손색없는 훌륭한 산나물 중 하나가 된다. 특히 생채를 좋아한다면 손질한 것을 보리밥에 넣고 된장으로 비벼 먹거나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쌈 재료로 활용하면 싱그럽고 산뜻한 맛에 반할지 모를 일이다.

민간에서는 봄부터 가을철에 뿌리를 캐어 잔뿌리를 정리하고 바짝 말린 후 민간약으로 쓰는데 주로 토혈, 각혈, 혈변, 코피 등에 지혈제와 이뇨제, 진정제로 활용하는데, 인삼 속에 많이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가히 인삼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유익한 약초라 할만하다.

또 잎과 줄기, 뿌리를 늘 끓여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몸속의 독성분을 제거하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위장질환, 관절염, 다양한 염증, 고혈압, 신장질환 등에도 도움이 된다. 생잎을 짓찧어 벌레에 물렸거나 타박상, 간단한 상처에 바르면 좋다.

가을철에 실하고 오래된 뿌리를 채취해 소주에 100일정도 담가뒀다가 건더기는 건져내고 상온에서 숙성시킨 후 잠자기 전 한두 잔씩 마시면 인삼주를 마시는 것만큼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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