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노루발풀, 끓여서 음용 … 피부·결막염 등 효과

우리나라 산야에서 나고 자란 풀들 중에는 동물 이름을 딴 것들이 여럿 있는데 노루발풀도 그 중 하나.노루가 잘 다니는 길목에 있어 노루발에 잘 밟힌다하여 노루발풀 또는 잎의 모양이 마치 노루 발자국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산야초 공부를 위해 겨울 산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보면 다른 풀과 나무들은 대부분은 한겨울 매서운 추위를 피하고 새 봄을 기다리며 영양분을 모두 뿌리에 거두어 잎에는 물기 하나 없지만 이 놈은 사계절 모두 푸른 잎을 유지하는 모습이 한편으론 경이롭기까지 하다.

겨울철 산속엔 노루, 사슴, 멧돼지, 토끼 등 짐승들이 먹을 만한 것들이 거의 없어 춥고 배고픈 시기지만 다행이도 이들의 먹거리로 온몸을 내어 주고 생명력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 또한 노루발풀. 우리나라 전국의 산속 나무 밑 그늘지고 축축한 곳에 잘 자라는 늘푸른 여러해살이 산야초로 키가 약 26㎝까지 자라기도 하고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으면서 퍼져 나가지만 털뿌리가 발달하지 않아 곰팡이류와 공생하며 필요한 영양분을 얻는 균근식물이다.

잎은 1~8개가 밑 부분에 달리고 둥글거나 넓은 타원형으로 두툼하며 길이가 4~7㎝고 잎자루와 함께 자줏빛을 띠지만 잎맥부분은 연한 녹색이고 가장자리엔 작은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는 긴편이다. 꽃은 6~7월 흰색이나 노란색에 가미된 흰색으로 5~12개가 아래를 향해 피며 열매는 삭과로 납작한 공모양이며 갈색으로 9월에 익는다.

민간에서는 꽃이 필 무렵 뿌리를 포함한 전초를 채취해 햇빛에 잘 말렸다가 끓여 먹거나 달여 먹는데, 주로 신경통, 류마티즘, 가려움증, 알레르기성 피부염, 각종 출혈에 따른 지혈제, 결막염, 고혈압, 관절통, 혈관 확장, 혈압 강하, 혈액순환 촉진, 잇몸 부종 등 다양한 증상에 활용한다.

구강염이나 편도선염, 잇몸 부종, 목이 부었을 때, 감기로 가래가 많을 때에 전초 달인 물로 양치를 해도 되고, 생것 전초를 설탕과 일대일 비율로 혼합해 항아리에 담아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두었다가 충분히 우러나면 건더기는 버리고 효소액만을 2차 숙성시켜 생수로 희석한 후 늘 마시면 허한 것을 보해주고 신장기능을 좋게 하며 관절염에도 좋다.

또 칼에 베인 상처나 뱀 등에 물렸거나 독이 있는 벌레에 쏘였을 때 생즙을 내거나 으깬 즙에 천일염 또는 생활죽염 가루를 약간 첨가해 환부에 충분히 바르면 출혈이 멎고 통증 감소에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술에 담궈 약술로 활용할 수도 있는데, 알코올 30도 정도 소주에 전초를 깨끗이 씻어 물기가 가시는 데로 주침하여 3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잠자기 전 소주잔으로 한 두잔씩 마시면 강장보호, 관절통, 요통, 이뇨작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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