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관광명소 선정 2% 부족

▲ 박상수 천안 주재기자

천안시가 지난 1월 22일자로 지역 내 모 대학에 의뢰해 관광명소 12곳을 선정해 ‘천안 12경(景)’이라고 발표했다.

흥타령축제를 비롯해 왕지봉 배꽃, 입장 거봉포도마을, 병천 순대거리, 아라리오광장, 광덕산 설경 등 천안12경을 선정, 발표하고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시가 발표한 12경을 놓고 과연 이 것이 천안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인지, 외지인과 시민들에게 천안의 가장 멋진 곳, 혹은 볼만한 곳인지 이해와 설득을 시키기에는 뭔가 2% 부족하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충남지역 다른 자치단체들의 지역관광명소 선정을 살펴보면 예산의 경우 ‘예산8경’이라고 해서 가야산과 충의사, 추사고택, 예당저수지, 임존성 등 8곳을 논산도 ‘논산 8경’이라고 해서 관촉사, 탑정호, 대둔산, 계백장군 유적지, 쌍계사, 개태사 등 8경을 정해 놓고 있다.

‘대전8경’도 이들 8경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지역 내 경치가 수려한 곳이라든가 역사 유적지 가운데 관광요소를 갖춘 곳들을 景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이들 景들을 살펴보면 대체적인 공통분모가 도출되는데 ‘언제든지(anytime)’와 ‘늘 그 자리(always there)’에 있는 시간과 장소의 충족성을 채우고 있다.

천안시는 어떠한가?

12경 가운데 광덕산 설경과 입장거봉포도마을, 흥타령축제, 왕지봉 벚꽃, 천호지 야경 같은 경우는 특정시기에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흥타령 축제는 축제기간이 약 5일정도가 고작이고, 배꽃 개화 시에만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는 왕지봉 벚꽃, 거봉포도 익을 때만 볼만한 입장거봉포도마을과 같이 ‘언제든지’ 나 ‘늘 그 자리’가 안되는 곳이 景으로 선정됐다.

병천순대거리 역시 특정상품을 특화한 특화거리이지 그 것이 景으로서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아라리오광장도 공공성을 띤 개방된 공간이지만 사실상 엄밀하게 판단하자면 사유 시설이다.

물론 예산의 경우 추사고택 같이 문중이나 종가의 사유재산을 정한 경우도 있지만 이는 ‘고전’과 ‘전통’이라는 누구나의 공통인식이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상당수의 충남지역 지자체들이 8경을 정한 것에 비해 천안시가 12경을 선정한 것은 내년에 1000만 원을 들여 월력을 제작·보급하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관광자원이 천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곳이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특별히 景을 정하지 않고 ‘제주의 마을 아름다운 곳 222곳’, 제주시는 ‘101가지 체험관광’ 등으로 지역 관광명소를 홍보하고 있어 좋은 사례로 보이고, 관광자원이 풍부한 다른 지자체들은 아예 景을 정하지 않고 ‘볼거리’라는 이름으로 홍보 하고 있다.

천안이 충남 수부도시이고 너무 앞서 가다보니 타 자치단체들의 景 기준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는지 모르지만 선정된 景 가운데 일시적이거나 특화적인 성격을 띤 景 몇개를 제외하고 다른 자치단체의 8경보다는 더 많은 자존심도 세우고 ‘천안의 볼거리를 구경한다’는 의미로 9개 정도의 景을 정해 ‘천안 구경(九景)’을 정했다면 어감도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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