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릅나무과 납엽성 활엽수 오가피나무.

약초꾼이나 심마니들이 약초산행 때 산삼으로 가장 많이 오인하게 만드는 나무가 오가피나무. 영험한 효능을 간직한 산삼과 잎의 모양이 언뜻 보기에 너무 흡사하여 산삼으로 알고 좋아하다 오가피로 확인하고 실망한 적이 많다. 생김새뿐만 아니라 지닌 약성 또한 너무 비슷하여 제2의 인삼 혹은 나무인삼이라 불릴 정도다. 오가피(五加皮)는 잎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고 껍질을 약용으로 쓴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가피나무는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활엽수로 산삼은 풀이고 오가피는 나무다. 다 자라도 키가 4m정도로 적당히 자라며 우리나라 남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어디든 산속 그늘지고 지질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특히 오가피나무 중 줄기에 가시가 나 있는 것을 가시오가피라 하는데, 오가피 중 약효가 제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잎은 한 자리에서 5개로 둥글게 모여 있어 마치 사람의 손가락을 펴 놓은 것처럼 아름답고 신비하다. 꽃은 이른 여름에 황백색에 자주색이 혼합된 색으로 조그맣게 공처럼 둥글게 모여 앙증맞게 피며 10월 경부터 이 꽃들이 까맣게 익어간다.

이른 봄에 올라오는 새순은 소금을 조금 넣고 팔팔 끓인 물에 살짝 데쳐내어 찬물에 헹구거나 담궈 두었다가 떫은맛과 쓴맛을 적당히 제거한 후 보통 나물 무치듯 하고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내면 그 맛이 아주 일품이다. 또 잎이 다 피기 전에 채취하여 물에 삶고 잘게 썰어 밥에 넣어 버무려 먹으면 '오가피나물밥'이 되는데 각종 비타민과 칼슘, 철 성분 등이 풍부하여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돕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는 데 유용하다.

민간에서는 여름이나 가을철에 뿌리껍질이나 줄기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렸다가 은은한 불로 충분히 달여 마시면 중풍이나 허약체질, 각종 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 몸이 냉한 사람의 근육과 뼈, 만성피로, 정력감퇴, 기억력 상실 등에 활용된다. 또 어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신장과 간 기능을 향상시키고 당뇨와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하며 특히, 허약한 하반신을 튼튼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가을에 잘 익은 열매는 남성의 발기력 부족과 여성의 성욕감퇴에 좋고 노화를 지연시키며 요통과 신경통, 중풍, 소변이 시원하지 않을 때 그리고 고환부분이 습한 때도 활용해 볼만하다.

뿌리나 나무껍질을 벗겨 말렸다가 꾸준히 끓여 차(茶)처럼 늘 마시면 지구력과 집중력, 기억력, 학습능력,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눈과 귀를 밝게 한다하여 운동선수나 수험생 그리고 직장인이 많이 찾는다.

여름에 잎이 달린 나뭇가지, 까맣게 익은 열매, 가을부터 이른 봄의 잔가지, 잎이 다 떨어진 후 뿌리껍질을 소주에 주침하였다가 충분히 숙성시키면 특유의 향과 다소 쓴맛이 감도는 담황색 또는 갈색의 약용주가 되는데, 보혈, 강정, 신경쇠약, 낭습, 요통, 냉증, 노화방지, 피부미용 등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