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참나무 등 이용 돛대 제작

우리나라의 동양화를 보면 강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 대부분에는 강의 한가운데나 강변에 한두 척의 돛단배가 그려져 있다.

배는 강과 바다의 물길을 따라서 사람과 화물을 운반하는 매우 중요한 운송수단이었다. 지금과 같이 기관이나 모터가 나타나기 전까지 거의 모든 배는 노와 돛을 이용하여 배를 움직였다.

돛단배는 배에 달린 돛을 이용하여 추진력을 얻기도 하였지만 바람이 거의 없을 때에나 더 빠른 추진력을 얻고자 할 때에는 노를 이용하여 방향의 전환이나 속도를 조절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가장 빠른 추진력을 얻는 데는 단연 바람을 이용하는 돛이 최고였다.

우리 배의 돛대[帆柱]는 배의 용도나 규모에 따라 배치하는 수량이 정해지며, 재료는 소나무·참나무 등으로 앞 돛대는 바로 세우고 뒤 돛대는 뒤쪽으로 기울인다.

앞 돛대를 이물대라 하고 중간돛대를 한판돛대 또는 허릿대라고 하며, 뒤 돛대를 고물대라 한다.

한판돛대는 배의 가운데에 있는 제일 큰 돛대이며, 선저판에 뿌리를 두고 한판멍에 뒤에 기대어 세운다.

큰 돛대의 길이는 선체의 길이와 같고 앞 돛대는 큰 돛대의 약 70% 정도에 해당하는 길이로 설치한다. 큰 돛대는 저판에 있는 돛대 받침에 설치된다.

큰 배에는 이물대 앞에 양앗대를 더 세우는데, 이물돛이 빨리 돌아가게 되어 배의 운전이 쉽다.

돛대 꼭대기에 활차(도르레)를 달아 돛이 오르내리기 편리하도록 하지만, 돛대꼭대기에 구멍을 뚫거나 홈을 만들어 도르레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갈매기가 앉지 못하도록 갈매기 방지를 꾸미기도 한다.

돛대에 매달린 돛[帆]은 바람을 모아 배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추진 장치이다.

우리 배의 돛은 일반적으로 수주범으로 되어 있고, 일정한 간격으로 활대라고 하는 대나무 가름대를 부착한다.

활수는 돛의 모양을 유지하는 대나무 묶음이다. 상활은 돛의 최 상단을 지탱하며 질활(halyard)은 돛의 맨 아랫부분에 가로놓은 대나무이다.

배를 추진케 하는 것은 돛이지만, 배를 조종하는 장치는 활대에 한 줄씩 매달린 아딧줄이다.

아딧줄을 한 줄로 모아 조종하여 돛에 바람을 모으거나 지나게 하며 치와 함께 조종하여 배를 움직인다.

돛단배는 배에 싣는 화물양이나 사람의 수에 따라 다른데, 강에서 다니는 강배의 일반적인 모양은 돛이 하나이며 바다를 다니는 큰 배의 경우에는 돛을 두개를 달았다.

범선이나 판옥선, 병선(조선후기 수군의 주력함으로 판옥선의 이름이 바뀐 것), 사신선(일본으로 사신을 보낼 때 사용한 배로 화려한 장식을 한 것이 특징), 조선(곡식을 운반하는 배) 등은 모두 돛대와 돛을 2개씩 가진 배들이다.

임진왜란에서 큰 공을 세운 거북선도 이물돛대와 한판돛대가 있는데, 여기에 돛을 달아 올렸다.

▲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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